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상회의'를 통해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무기발사 시험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 /노동신문.뉴시스 |
"화상회의는 보여주기, 예비회의는 압박용"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한 가운데, 이례적인 회의 방식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전에는 없던 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회의 '예비회의'를 통해 개최는 물론, 다른 선진국들이 사용할 법한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화상회의'를 둘러싸고 대외를 향한 북한의 전형적인 '보여주기식'이라고 평가했고, 언제든지 추가압박을 꺼낼 수 있도록 '예비회의' 형식을 취했다고 분석했다.
2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이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전날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화상회의 장면은 공개하지 않았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화상회의와 예비회의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며 "북한 보도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김 위원장이 이번이 처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상회의가 어떻게 개최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일각에선 이번 이례적인 형식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 사망설이 돌았을 당시 '코로나19'를 피해 평양을 떠나 원산 특각(별장)으로 이동했다는 설도 나오는 만큼 이번에도 이를 고려해 원격으로 회의를 주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입을모아 화상회의와 예비회의 같은 북한의 행보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은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것으로 알려진 1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대 군 관측 장비에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모습. /국방부 제공 |
전문가들은 입을모아 이같은 북한의 행보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예비회의 형식에 대해 "본 회의에서 예비회의 당시 결정 내용을 뒤집을 수 있다는 압박용"이라면서 "추가 압박을 하기 위해 한단계를 추가해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화상회의에 대해서는 "북한도 선진국처럼 보이기 위해서 코로나19 국면에서 화상회의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다른나라들을 의식해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도 통화에서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이 극적인 효과를 노린 것 같다"면서 "이전 코로나19 국면에서 더 큰 회의도 한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갑자기 코로나를 의식한 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북한 내부에서 현대 지도자의 의미지를 굳히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비회의 형식 관련해서는 "본 회의가 열리기 전에 열리는 회의"라며 "정책을 혼자서 결정하는게 아니고 북한 수뇌부 핵심들이 논의하는 통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한편, 이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전격 보류하자 북한군은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대부분을 사흘 만에 철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기사들도 일시에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