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회고록 파장] 북미 하노이회담, 결렬 배경은?
입력: 2020.06.22 15:17 / 수정: 2020.06.22 15:17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하노이 회담 결렬 배경에 설명했다.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볼턴 전 보좌관의 모습. /AP.뉴시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하노이 회담 결렬 배경에 설명했다.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볼턴 전 보좌관의 모습. /AP.뉴시스

"김정은 영변 핵시설 플러스알파 내주지 않아 결렬"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발간 예정인 자신의 책 '그것이 일어난 방:백악관 회고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둘러싼 비화를 폭로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해 2월 열린 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배경 뒷이야기를 꺼내면서 국내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이상(플러스 알파)을 원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 제안을 거부하면서도 끝까지 협상을 시도하다 결렬됐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이 플러스알파를 조금만 내놨어도 트럼프는 바로 승낙했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그랬다면 미국에 재앙적(
disastrously
)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으나 '결렬'이라는 깜짝 결과로 끝이 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렬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적으로 북한은 전반적인 제재 해제를 원했으나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결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면서 "미사일도 빠져 있고, 핵탄두 무기 체계가 빠져 있어서 합의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국내에서는 하노이 회담 결렬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코언 청문회 등 미국 국내 정치 상황이 주요 결렬 이유라는 분석도 나왔고,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해석도 나왔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당시 한 세미나에서 북미가 사실상 합의에 이른 상태였으나 갑작스럽게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그 이유를 '마이클 코언 청문회'로 들고 나온 볼턴 전 보좌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렬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적으로 북한은 전반적인 제재 해제를 원했으나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결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진행한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하노이(베트남)=임세준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결렬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적으로 북한은 전반적인 제재 해제를 원했으나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결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진행한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하노이(베트남)=임세준 기자

당시 협상자였던 볼턴 전 보좌관은 협상 당시의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하노이 힐튼에서 체크인 후 체크아웃 그리고 판문점 플레이타임'이란 제목의 11장(Chapter)에서 하노이 북미회담과 관련한 내용을 상당 양을 할당해 작성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코언 청문회에 신경을 쓰느라 둘째 날(28일) 외교·안보 브리핑을 받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코언 청문회 때문에 뭔가 일이 잘못되는 게 아닌가 걱정했지만, 다행히 일은 내가 바라는 대(결렬)로 진행됐다"고 미국 국내정치가 어느 정도 하노이 '결렬'에 영향을 줬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볼턴 전 보좌관은 김 위원장이 대북제재에 대한 대가로 '영변' 핵시설 폐기를 고집하는 바람에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일각에 알려진 바로는 북미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2016년 이후 모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포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볼턴 전 보좌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추가적인 제안이 있는지 물어봤고, 김 위원장에게 '부분적인 제재 완화'도 시사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이 제안을 받지 않았다. 대신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의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김 위원장은 영변 폐기 제안을 받으면 미국 언론들도 대서특필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협상에 포함할 수 있는지도 역제안을 했는데, 볼턴 자신은 핵무기는 물론 생화학 무기도 전부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체제 안전을 위한 법적 장치가 없다는 불만을 제기하면서 '단계적 협상'을 주장했다고 한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정은이 플러스알파를 조금만 내놨어도 트럼프는 바로 승낙했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그랬다면 미국에 재앙적(
disastrously
)이었을 것"이라고 회고록에 적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 도중 하노이에서의 저녁을 취소하고 김 위원장을 전용기에 태워 북한까지 데려다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이 웃으면서 그럴 수 없다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그림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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