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환의 '靑.春'일기] 70년 분단 세월, 때론 강경함이 필요하다
입력: 2020.06.19 05:00 / 수정: 2020.06.19 09:31
김여정 노동부 제1부부장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에 대해 철면피한 궤변 서푼짜리 광대극이라며 독설을 쏟아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방남 당시. /더팩트 DB
김여정 노동부 제1부부장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에 대해 "철면피한 궤변" "서푼짜리 광대극"이라며 독설을 쏟아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방남 당시. /더팩트 DB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北 대남 위협·비방 지나쳐…국가·국민 위해 단호히 대응해야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최근 북한의 행태를 보면 역시 정상 국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멋대로 우리 국민 혈세가 투입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특사 제안을 일방적으로 공개해버린 북한이다. 어느 나라가 이렇게 무례한 짓을 할 수 있을까.

이제 북한은 군사 도발을 시사하며 위협하고 있다. 17일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고 서해상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경고했다. 2017년 이후 잠잠했던 '서울 불바다'를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저급한 표현으로 대남 비방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특히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고개를 가로젓게 만든다. 북한이 대통령을 직격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의해 직접 뽑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과 다름없다.

김 부부장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에 대해 "철면피한 궤변" "서푼짜리 광대극"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라며 독설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이 6·15 기념행사 당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던 것에 대해서도 꼬투리를 잡았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소통과 협력을 강조해왔다. 올해 초 대북제재 여건과 관계없이 남북 철도 연결, 금강산 관광 등 경제협력 및 교류를 제안했고 지난 3월에는 보건 분야 공동 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 소통과 협력을 거부하며 위기를 자초한 것은 북한이다.

일련의 행위의 명분으로 내세운 대북 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정부가 철저히 단속한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에도 북한은 대남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직선적이고 극단적으로 남북 갈등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듯하다. 북한의 일관성(?) 하나는 인정해줘야 할 듯싶다.

지난 4일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았던 북한이 16일 한국 정부가 100억 원의 세금을 투입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대남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청와대 제공
지난 4일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았던 북한이 16일 한국 정부가 100억 원의 세금을 투입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대남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청와대 제공

막 나가는 북한의 행보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어려운 민생경제로 흉흉해진 민심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내부결속설'과 대북제재 장기화에 따른 한국 정부에 대한 실망 등이다. 북한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근의 난동은 이해하기 어렵고 방법도 분명 잘못됐다.

그런 면에서 청와대가 북한에 할 말은 하는 강경 기조로 돌아선 것은 다행스럽다. 지난 16일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데 이어 이튿날에도 사리 분별 못하는 북측의 언행을 더 이상 감내하지 않겠다고 했다.

북한이 판문점 선언 등 기존 합의를 파기하고 군사적 긴장감을 높여가는 만큼 앞으로 청와대와 정부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북한의 벼랑 끝 전술로 볼 때 남북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없다고 봐도 이상할 게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 발발일이 다음 주로 다가왔다. 올해로 70주년이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여전히 휴전 상태이다. 이제는 한반도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궁극적으로 통일을 지향해야 하지만, 그만큼 간극이 크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또, 지난 3년간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의 길이 열릴 수도 있다는 기대는 너무 섣부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가슴 아프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다. 문재인 정부가 일방적으로 구애한다면 북한은 국민과 정부를 만만히 볼 수도 있다.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북한의 비이성적인 공세에 단호히 대처했으면 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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