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악화에 따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7일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한 이 의원. /남윤호 기자 |
현역 의원 2명…우상호 "임종석이 적임자"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로 남북 관계가 급속한 긴장 상태로 돌입한 가운데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뒤를 이을 후임자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우상호 의원과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이 거론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 장관의 사임 여부와 함께 차기 장관 후보 2~3명을 두고 검토 중이다. 김 장관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가 있은 다음 날인 17일 "남북 관계 약화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의를 밝혔다.
갑작스런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른 사의인만큼 후임자 선정에 대한 청와대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관료·학자 출신이 맡았던 통일부 장관직에 중진 정치인이 올라 힘있게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장 물망에 올랐던 우 의원은 한 언론을 통해 "적임자도 아니고 할 생각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우상호 의원은 통일부 장관 적임자로 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자 지원 유세에 나선 임 전 실장. /김세정 기자 |
우 의원은 다만 임 전 실장을 향해 "적임자이지만 본인이 그럴 의사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 깊이 관여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수차례 접촉했던 임 전 실장은 지난 2일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통일은 나중에 논의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물자가 자유로이 오가는 동북아 자유지대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북방경제, 평화경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비전이 되어야 한다.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은 그 길을 잇는 작은 다리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는 이인영 의원이 거론된다. 20대 마지막 원내대표를 지낸 이 의원은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민주당 86그룹의 대표 정치인이다. 당내 4선 의원으로, 20대 국회 전후반기 모두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했다. 평소 남북관계에도 관심이 높으며 21대 국회 상임위원회도 외통위를 희망해 배정됐다. 2018년엔 남북경제협력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당내에서도 이 의원을 향한 여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출생인 이 의원이 통일부 장관직에 오를 경우 향후 대선 정국에서도 입지를 넓힐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는 향후 대북 기조에 따라 차기 통일부 장관의 윤곽이 잡힐 거란 분석을 내놨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지난 16일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뒤 남북연락사무소 완파 소식을 듣고 자리를 뜨는 모습. /배정한 기자 |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선 누가 '적임자'인가가 중요하다. 현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대북정책기조를 계속 추진해나갈 것인지, 수습에 나설 것인지 판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존 정책을 추진한다면야 임 전 실장과 이 의원이 적합하겠지만, 지금 추진한다는 내용에 대해 국민이 믿기 어려운 상황이지 않나"라며 "남북관계, 북미 관계에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봐야 한다. 추진할 의사가 있다면 두 인물이 적당할 거고, 한숨 호흡을 돌리고 관리하려면 적절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차기 통일부 장관직을 둘러싼 정치권의 관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미 후보군을 좁힌 만큼 수일 내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관계 악화를 두고 외교안보라인의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향후 대응 방향에 맞춰 전면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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