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文대통령 직접 겨냥 "상전 눈치 보며 국제사회에 구걸"
입력: 2020.06.17 08:33 / 수정: 2020.06.17 08:33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난을 쏟아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맹물 먹고 속이 얹힌 소리 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하게 늘어놓았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통해 문 대통령의 6·15선언 20주년 발언을 비난했다. 사진은 2018년 남한 방문 당시 김 부부장. /더팩트 DB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난을 쏟아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맹물 먹고 속이 얹힌 소리 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하게 늘어놓았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통해 문 대통령의 6·15선언 20주년 발언을 비난했다. 사진은 2018년 남한 방문 당시 김 부부장. /더팩트 DB

文대통령 6·15 메시지 비난…"값비싼 대가 치를 것" 경고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상전의 눈치나 보며 국제사회에 구걸 질 하러 다닌 것이 전부"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여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역겹다)'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6.15 20주년 기념 발언을 이같이 맹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문에서 "북남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남조선당국자(문 대통령)가 드디여(어) 침묵을 깼다"며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와 '6·15선언 20주년 기념행사'에 보낸 영상메세지라는 것을 통해 련(연)속 두 차례나 장황한 연설을 하였다"고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000년 6·15 공동선언 서명 시 남측당국자가 착용하였던 넥타이까지 빌려 매고 2018년 판문점선언 때 사용하였던 연탁 앞에 나서서 상징성과 의미는 언제나와 같이 애써 부여하느라 했다는데 그 내용을 들어보면 새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며 "한마디로 맹물 먹고 속이 얹힌 소리 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하게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김 부부장은 "명색은 '대통령'의 연설이지만 민족 앞에 지닌 책무와 의지, 현 사태수습의 방향과 대책이란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고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남조선당국자의 연설을 듣자니 저도 모르게 속이 메슥메슥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조롱했다.

또한,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대북 전단과 관련해 사과와 재발 방지에 대한 다짐이 없고, 책임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북한을 향한 메시지에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부부장은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느니, 구불구불 흐르더라도 끝내 바다로 향하는 강물처럼 락(낙)관적 신념을 가져야 한다느니, 더디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느니 하며 특유의 어법과 화법으로 '멋쟁이' 시늉을 해보느라 따라 읽는 글줄 표현들을 다듬는데 품 꽤나 넣은 것 같은데 현 사태의 본질을 도대체 알고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2018년 2월 청와대에서 김여정이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후 악수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2018년 2월 청와대에서 김여정이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후 악수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이어 "이번 연설을 뜯어보면 북남관계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죄다 그 무슨 외적 요인에 있는 듯이 밀어버리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 부부장은 또, 남측이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억지를 부렸다. 모든 책임이 우리 정부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도대체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남조선당국이 리(이)행해야 할 내용을 제대로 실행한 것이 한 조항이라도 있단 말이냐"며 "상전의 눈치나 보며 국제사회에 구걸 질하러 다닌 것이 전부"라며 우리 정부가 미국 등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조선당국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후회와 한탄뿐일 것이다. 신의를 배신한 것이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인가를 남조선당국자들은 흐르는 시간 속에 뼈아프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날 우리 정부가 북측에 특사 파견을 요청한 사실을 공개했다.

중앙통신은 "15일 남조선 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면서 "우리의 초강력 대적 보복 공세에 당황망조한 남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김정은)께 특사를 보내고자 하며 특사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한다면서 방문시기는 가장 빠른 일자로 하며 우리 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할 것이라고 간청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측이 앞뒤를 가리지 못하며 이렇듯 다급한 통지문을 발송한 데 대해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고 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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