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사의표명' 박지원 "정치적 옳은 판단, 사퇴는 안 할 것"
입력: 2020.06.16 11:07 / 수정: 2020.06.16 13:03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5일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15일 검은 마스크 착용하고 본회의장 찾은 주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5일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15일 검은 마스크 착용하고 본회의장 찾은 주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김태년 "통합당,직시하고 변화 적응해야"…"민주당, 무서워하지도 않을 것"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6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반발하며 사의표명은 대여 투쟁이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민주당의 야당 패싱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5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당장 주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의총에선 협박으로 원 구성이 진행된 만큼 원내대표가 책임질 일이 아니다. 주 원내대표에게 다시 힘을 실어주자는 논의를 진행했지만, 주 원내대표가 사의를 거두지 않았다"며 "원내지도부 공석 상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주 원내대표의 사의표명에는 여러 가지를 정치적 고려가 있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장외투쟁 등으로는 거대 여당을 견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남은 상임위원장 선출과 민주당의 독주와 독재 여론을 만들어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는 16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주 원내대표도 거대 여당을 상대로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협상을 잘했다. 물론, 많은 것을 얻었지만, 법사위에 통합당 의원과 주 원내대표가 원했던 것이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표명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옳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는 16일 주 원내대표 사의표명과 관련해 주 원내대표가 원했던 것이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표명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옳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남용희 기자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는 16일 주 원내대표 사의표명과 관련해 "주 원내대표가 원했던 것이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표명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옳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남용희 기자

그러면서 "그러나 현재 코로나19 경제위기와 대북관계 등 국정이 산적하다. 그런데 이걸 통합당에서 보이콧했다. 박 국회의장도 5일, 8일, 12일까지 말미를 계속줬다. 민주당 역시 총선 민의에도 불구하고 기다릴만큼 기다렸다. 의장도 국정공백이 길어지면 안 되서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석좌교수는 사의를 표명한 주 원내대표가 실제로 사퇴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았다. 그는 "(주 원내대표가) 어떻게 사퇴하나. 예전에도 원내대표들은 이런 것들이 안 되면 사퇴한다고 했지만, 의원총회에서 반려하고 했다. 민주당에도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고 주 원내대표의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신율 명지대 교수는 주 원내대표 사의표명에는 어떤 정치적 고려가 없을 것으로 보았다. 신 교수는 16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주 원내대표 사의표명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맞다"며 "대여 압박 수단도 안 된다. 통합당 내에서 주 원내대표에게 사퇴하라는 목소리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통합당 누가 원내대표가 돼도 안 된다. 민주당 혼자서 다 하고 통합당은 들러리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주 원내대표의 사의표명은 투쟁도 아니고, 민주당이 무서워하지도 않을 것"고 평가했다.

특히 신 교수는 민주당의 현재 모습에 대해 "민주주의의 가치와 수단을 혼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통합당 의원들이 국회 법사위원장 등 6개 상임위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표결이 진행되는 장면. /남윤호 기자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통합당 의원들이 국회 법사위원장 등 6개 상임위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표결이 진행되는 장면. /남윤호 기자

민주당도 주 원내대표 사의표명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남은 상임위 원 구성을 이르게 마무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6개의 상임위 가동으로는 시급한 코로나 위기 대응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금주 안으로 18개 전 상임위에 대한 원 구성을 마치고 추경 심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샅바싸움으로 시간을 낭비하던 옛날 시대, 반칙이 정치기술로 통하던 과거 시절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법사위원장의 선출로 식물국회로 가는 다리는 영원히 끊어졌다"며 "통합당은 달라진 뉴노멀을 직시하고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오히려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15일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에 강하게 반발하며 "오늘 우리 국회가 없어진 날이다, 일당독재 시작된 날"이라고 규정했다.

주 원내대표는 "저희에게 7개 상임위원장을 배정했다고 하는데 저희가 받을 것 같은가"라며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다 내놓겠다. 이 출발은 21대 국회를 망치고 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동안 한국 정치를 황폐화하는 출발이 될 것이다. 승자의 저주, 권력의 저주를 부디 잊지 마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민주화운동 시대에 비판하는 그 시대에도 하지 않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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