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北, 끝없는 '말 폭탄' 결국 군사도발로 이어지나?
입력: 2020.06.16 05:00 / 수정: 2020.06.16 05:00
북한이 도발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지속적인 메시지에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당시 전술무기 사격시험 지도 모습. /노동신문.뉴시스
북한이 도발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지속적인 메시지에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당시 전술무기 사격시험 지도 모습. /노동신문.뉴시스

전문가들 "북한, 도발 가능성 높아"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북한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말 폭탄'이 도발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끝장 보복'을 외치며 재차 대남 위협을 예고하면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끝장을 볼 때까지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할 것이다' 제목의 기사에서 "무적의 혁명강군은 격앙될 대로 격앙된 우리 인민의 원한을 풀어줄 단호한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군사 조치 의지를 밝혔다.

이는 지난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와 인민군 군사도발을 시사한 다음 나온 강경 발언이다. 이 같은 지속적인 메시지에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에 강력한 방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실존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고, 판을 바꾸기 위해 전면적으로 돌파해 나갈 가능성이 상당하는 것이다.

대·내외적인 의도가 있는 만큼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14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바라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통행로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대·내외적인 의도가 있는 만큼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14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바라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통행로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북한의 이러한 대남비난은 지난달 25일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이후 시작됐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 군사합의를 우리측이 먼저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결집을 도모하고, 한반도에 긴장 분위기를 조성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대·내외적인 의도가 있는 만큼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북한의 '말폭탄'이 단순 엄포로 끝난 사례들도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라"며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북한은 미국을 향해 '북미 협상'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면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시험 재개 가능성을 내비췄다.

이 발언들은 행동으로 이어지기 전에 단순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미국에 대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시한이 다가오자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금강산 관광 시설 관련해선 우리 정부가 '개별관광'카드를 꺼내면서 무마하려고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유야무야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엄포가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졌다는 이유에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봤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이 강경 발언을 하면서 김 위원장과 군에 위임받았다고 한 점을 주목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북한이 군사도발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시사했기 때문에 무언가 보여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9일 경기 파주 우리측 초소 인접한 북측 초소에서 북한군이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북한이 군사도발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시사했기 때문에 무언가 보여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9일 경기 파주 우리측 초소 인접한 북측 초소에서 북한군이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북한이 군사도발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시사했기 때문에 무언가 보여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위임받아 발언했기 때문에 행동에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연평도와 같은 군사 충돌식 도발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도 한국군의 대응에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비충돌형 도발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도발 종류로는 "최근 북한이 우리 정부가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언급했는데 여기에서 차후 도발을 예상할 수 있다"면서 "철수 했던 GP(감시초소)에 복귀할 수 있고, 서해안서 해안포 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군사도발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우리 정부가 먼저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를테면 NLL 침범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도 통화에서 "갑자기 나온 발언이 아니고 계속해서 예고했던 일이기 때문에 도발 할 거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번 담화에서 반복되는 부분이 김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서 당과 정부에 위임에 따라서 김여정이 지시한다고 했으니 분명히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규모 군중대회를 연달아 열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신문'에 실렸다는 점도 심상치 않다"고 덧붙였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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