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6·10 민주 인사 자랑스러워"…'남영동 509호' 방문·헌화
입력: 2020.06.10 13:15 / 수정: 2020.06.10 13:15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고 조영래 변호사 등 12명 훈장 친수…현직 경찰청장 최초 참석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07년 20주년 기념식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최초이고, 문 대통령은 2017년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제30주년 기념식 이후 3년 만에 다시 찾았다.

이번 기념식엔 민주화운동 단체 대표, 민주주의 발전 유공자 유족, 4부 요인, 주요 정당 대표, 민갑룡 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현직 경찰청장이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으로, 잘못된 공권력 행사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담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남영역 기차 소리가 들리는 이곳은 한때 '남영동 대공분실'로 불리던 악명 높았던 곳"이라며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민들이 오가던 이곳에서 불법연행, 고문조작, 인권침해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지 민주화를 염원했다는 이유 하나로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과 공포와 치욕을 겪어야 했다"라며 "김근태 민청련 의장은 전기고문을 비롯한 죽음을 넘나드는 고문을 당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죽음 같은 고통과 치욕적인 고문을 견뎌낸 민주인사들이 '독재와 폭력'의 공간을 '민주화 투쟁'의 공간으로 바꿔냈다"라며 "엄혹한 시절을 이겨내고, 끝내 어둠의 공간을 희망과 미래의 공간으로 바꿔낸 우리 국민과 민주 인사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민주주의는 더 크게 더 튼튼하게 자라, 이제는 남부럽지 않게 성숙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국민 모두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지 항상 되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소수여도 존중받아야 하고, 소외된 곳을 끊임없이 돌아볼 때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한다"며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민주주의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라며 "그렇게 이룬 평화만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마친 후 509호 조사실에 마련된 박종철 열사 영정에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마친 후 509호 조사실에 마련된 박종철 열사 영정에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 발전 유공자 12명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친수했다. 정부는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분들이 합당한 예우를 받도록 하기 위해 4·19 혁명 6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계기로 포상을 추진했다. 정부가 6·10 기념식에서 훈장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자는 고 이소선, 고 조영래, 고 지학순, 고 조철현(조비오 신부), 고 박정기, 고 성유보, 고 김진균, 고 박형규, 고 김찬국, 고 권종대, 고 황인철, 고 박종철 열사 모친 배은심 님 등이다.

문 대통령은 "실로 이름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이며, 엄혹했던 독재시대 국민의 울타리가 되어주셨던 분들"이라며 "저는 거리와 광장에서 이분들과 동행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스럽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훈포장은 정부가 드리는 것이지만,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의 역사와 감사하는 국민의 마음을 대신할 뿐"이라며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인고의 세월을 함께해오신 유가족 여러분께도 위로의 마음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민주화 유공자들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치하하고, 역사적인 장소에 조성 중인 민주인권기념관 건립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종료 후 현직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사망한 옛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 현장을 방문해 헌화했다. 당시 22살이던 서울대생 고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숨진 곳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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