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4년 전엔 내가 여기 있었는데"…'질긴 인연' 이해찬-김종인 만남
입력: 2020.06.03 13:24 / 수정: 2020.06.03 13:24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김종인, '3차 추경'에 긍정적…"미중관계 중심 잘 잡아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4년 전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다(웃음)."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너털웃음을 지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김 위원장은 이날 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이 대표를 예방했다.

두 사람이 만난 국회 민주당 대표 회의실엔 여야 취재진이 모두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두 사람은 '32년 악연'이라 불릴 정도로 자주 부딪힌 데다, 21대 국회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고 난 뒤 처음으로 이 대표를 만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과 이 대표는 1988년 4월 13대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 후보로 맞대결을 벌였다. 당시 48세의 김 위원장은 재선 의원이었고, 36세의 이 대표는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처음 출마했다. 결과는 이 대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2016년에는 민주당 총선을 지휘하던 김 위원장이 별다른 이유 없이 '정무적인 판단'이라는 이유에서 친노 좌장격이었던 이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 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5개월 뒤 당으로 돌아와 2018년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았다.

돌고돌아 거대양당의 수장으로 만난 두 사람의 만남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코로나19로 인한 3차 추경과 원 구성 협상 등 여야 협의가 필요한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어서다.

긴 악연인 김 위원장과 이 대표의 만남에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남윤호 기자
'긴 악연'인 김 위원장과 이 대표의 만남에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남윤호 기자

이날 이 대표는 "아이고 어려운 일 맡으셨다"며 환영했다. 김 위원장은 "그렇다. 팔자가 그렇게 되나보다"라며 화답했다.

이 대표는 "선거가 끝나고 한 달 됐는데, 어려운 일 맡으셨으니 말씀드리고 싶은건, 우리나라 정당 문화하고 국회를 혁신하는 좋은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로 거대여당을 만드셨고, 경제 상황도 코로나로 하여금 상당히 변화가 심화한 상황에 있으니 정치권에서 옛날 사고로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여야가 나라 발전을 위해 협조할 수 있는 이런 자세를 가져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응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방역 체제에 있어서는 국제적으로 우리가 성공 사례를 보이고 있지만, 다음 단계에 들어가려면 초기에는 방역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사회 문제를 동일시하게 취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정부 재정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국회가 정상적으로 잘 작동해서 이 사태를 빨리 극복하는데 정부·여당이 노력하면 저도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다행히 위원장께서도 이번 3차 추경은 일리가 있다고 하면 잘 검토해서 처리하겠다. 내일 3차 추경이 국회에 제출된다. 약 35조가 넘는걸로 돼 있는데, 아마 저도 국회를 오래하면서 3차 추경까지 상반기에 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결국 제 경험으로는 20대 국회까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21대 국회가 보여줘야 서로간의 정치가 신뢰를 받는 거다. 마침 이번에 중요한 비대위원장을 맡으셨으니 저희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는 5일 국회 개원에 대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 위원장과 통합당 지도부가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를 예방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 대표는 오는 5일 국회 개원에 대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 위원장과 통합당 지도부가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를 예방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남윤호 기자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이 대표는 "6월 5일에 원래 하도록 돼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법은 지켜가면서 협의할 건 협의하고 해 나간다면 불필요한 것들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면서 "소통만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저는 임기가 끝나지만 원내대표는 아주 원숙한 분이기 때문에 잘해나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원내대표와 사무총장이 다 4선이라 국회 운영에는 크게 뭐가 없으니 잘 운영하리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날 약 5분간 이어진 비공개 만남에선 이 대표와 김 위원장 둘 만의 논의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김 위원장 말씀 중에 '지금의 사태가 정말 심각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위기와 방역 위기를 우리나라 경제·외교 관료들이 조금 안일하게 보는 것 아닌가. 특히나 1차 추경을 보면 너무 안일하게 보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3차 추경이 제출되고, 추경 규모도 중요하지만 속도도 중요한 만큼 빨리 됐으면 좋겠다. 협조 부탁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김 위원장은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미중관계 속 우리나라의 역할을 강조했다. 송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현재 미중관계가 심각한데, 그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특히 외교부를 중심으로 잘 잡고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우려와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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