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국회의원' 윤미향 출근 첫날, 온종일 '소란'
입력: 2020.06.02 00:00 / 수정: 2020.06.02 00:00
1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첫 출근하자 취재진의 관심이 쏠리며 사무실 앞에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21대 첫 출근하는 윤 의원. /국회=이선화 기자
1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첫 출근하자 취재진의 관심이 쏠리며 사무실 앞에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21대 첫 출근하는 윤 의원. /국회=이선화 기자

취재진과 민주당 의원실 보좌진 설전 오가기도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자진사퇴'를 일축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대 국회 개원 후 사실상 첫 업무일인 1일 정상 출근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몰리면서 출입문을 닫아걸고 의원실 밖으로는 나오지 않았다. 윤 의원실 앞은 여당 의원실 보좌진과 취재진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등 온종일 소란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 야당과 일본 강제징용피해자단체 등 일부 시민단체는 윤 의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께 자신의 사무실인 의원회관 530호로 출근했다. 남색 재킷 왼쪽 깃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나비 문양 배지와 제주 4·3 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동백꽃 문양 배지를 달았다.

윤 의원의 출근 소식이 전해지자 취재진 30여 명이 윤 의원 사무실 앞으로 몰려 북적였다. 윤 의원은 취재진 물음에 대답 없이 의원실에 들어간 후부터 바깥으로 나오지 않은 채 업무를 봤다. 약 9시간 후인 오후 6시 20분께 퇴근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개인계좌 사용 등에 대해서만 사과했을 뿐,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자진 사퇴설을 일축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출근 후 의원실 바깥으로 나오지 않은 채 업무를 봤다. 창문을 가린 블라인드 틈 사이로 윤 의원이 노트북을 보고, 통화하는 등의 모습이 확인했다. 하지만 윤 의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일각에선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가능할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일 오전 의원회관 의원실에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는 윤 의원. /뉴시스
윤 의원은 출근 후 의원실 바깥으로 나오지 않은 채 업무를 봤다. 창문을 가린 블라인드 틈 사이로 윤 의원이 노트북을 보고, 통화하는 등의 모습이 확인했다. 하지만 윤 의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일각에선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가능할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일 오전 의원회관 의원실에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는 윤 의원. /뉴시스

취재진은 블라인드 틈으로 윤 의원이 안경을 쓴 채 책상 앞에서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통화하는 모습을 담았다. 채용한 보좌진과 대화를 나누며 밝게 웃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윤 의원은 4급 보좌관 1명 등 5명의 보좌진 채용을 완료했다. 이들 중에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연 전신) 시절 같이 활동하던 인사도 포함됐다. 한 민주당 의원실 보좌진이 대기 중인 취재진을 기습 촬영하자 설전이 오가는 등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윤 의원의 임기 개시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윤 의원실로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달린 화분이 배달됐다. 또, 같은 당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과 이수진(비례대표) 의원도 윤 의원을 찾아 격려했다. 정 의원은 "얼마나 힘들겠냐고 위로 말씀을 전했다"며 "힘내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윤 의원에 대해 "앞으로 국민과 여성 인권을 위해 훌륭한 역할을 하실 것 같다"며 "(사무실 안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계시더라"고 전했다. 윤 의원에 대한 개인 입장에 대해선 두 의원 모두 말을 아꼈다.

야당은 윤 의원의 자진 사퇴 등 공세를 이어갔다. 윤 의원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취재진. /국회=박숙현 기자
야당은 윤 의원의 자진 사퇴 등 공세를 이어갔다. 윤 의원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취재진. /국회=박숙현 기자

윤 의원이 의정활동을 본격 시작했지만, 그를 둘러싼 의혹은 당 안팎에서 증폭되는 모양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윤 의원 건을 놓고 이견이 여전하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아쉽게도 기자회견이 윤 의원에게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엔 충분치 않았다"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이 윤 의원 논란에 대해 묻자 "그만 관심 가져 달라. 바닥을 파려고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한 핵심 관계자는 "검찰 수사 등 분명한 부정 정황이 나오기 전까진 당의 입장은 변함없다"라고 당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윤 의원 관련 논란이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과 정책에 대한 생산적 논의로 전개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한편 야당은 윤 의원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위안부할머니피해진상규명TF'(윤미향TF) 회의에서 "저희는 국정조사를 추진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윤 의원을 국회에서 퇴출시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윤 의원 논란과 관련해 "21대 국회에 윤리특별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민주당 스스로 (비리 의혹 의원들을) 즉시 제소해 국회 차원의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유족회는 30년 전부터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 활동을 해 왔지만 한 푼도 지원받지 못했다. 오로지 정대협이 독차지했다"며 "30년간 '위안부' 문제를 악용한 윤 의원은 즉각 사퇴하고 당초 목적에서 이탈하고 또 하나의 시민 권력이 된 정의연은 즉각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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