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철야 대기'…'의안번호 2100001번' 주인공은?
입력: 2020.06.01 05:00 / 수정: 2020.06.01 05:00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1호 법안 제출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달 29일 박광온 의원실 보좌진이 국회 7층 의안접수센터 앞에서 대기 중이다. /국회=문혜현 기자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1호 법안' 제출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달 29일 박광온 의원실 보좌진이 국회 7층 의안접수센터 앞에서 대기 중이다. /국회=문혜현 기자

21대 국회 본격 개업…'1호 법안' 경쟁 치열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1호 법안'의 주인공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역대 국회에서도 그랬듯이 1호 법안을 내려는 의원실 보좌진들은 7층 의안과 앞에서 줄을 서기 시작했다.

21대 국회의원의 임기 시작일은 지난 5월 30일이었지만, 토요일인 관계로 첫 의안 접수는 1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보좌진들은 밤샘을 불사하며 국회 본관 7층 의안과 앞에서 대기 중이다. 박 의원실 보좌진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접수 센터 앞 대기 장소에서 교대로 자리를 지켰다.

1호 법안. 말 그대로 그 의미와 상징성이 크다. 또 해당 법안을 통해 각 의원이 이번 국회에서 어떤 의정활동을 펼칠지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1호 법안 확보 경쟁은 늘 치열했다. 지난 18대 국회 때는 5월 29일 오후 9시 40분부터 의안과 사무실 옆 간이 의자에서 밤을 새운 무소속 이인기 의원 보좌진과 30일 오전 1시 반부터 의안실 문고리를 붙잡고 아침까지 있었던 이혜훈 의원 보좌진이 밤새도록 접수 우선권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난감해진 의안과 직원들은 제비뽑기를 제안했고, 1호 법안은 결국 이혜훈 의원에게 돌아갔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대, 20대 국회에 제출됐던 사회적가치법을 준비했다. 21대 국회에선 의원실 보좌진이 대기할 수 있도록 번호표에 따라 의자가 배치됐다. /문혜현 기자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대, 20대 국회에 제출됐던 '사회적가치법'을 준비했다. 21대 국회에선 의원실 보좌진이 대기할 수 있도록 번호표에 따라 의자가 배치됐다. /문혜현 기자

이후 각 의원실 보좌진들이 개원 며칠 전부터 의안과 앞을 지키는 일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21대 국회 때는 보좌진들을 배려하기 위해 책상과 의자, 가림막이 준비됐고, 순서대로 앉을 수 있도록 벽에 번호표가 붙어 있었다.

21대 국회 1호 법안 주인공은 사실상 박 의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더팩트>와 만나 법안 내용과 관련해 "사회적 가치법을 준비했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법안 제출 후에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기본법은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의원 시절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인권, 노동권, 안전 등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공공기관의 조달·개발·위탁 사업 등을 체결할 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사업자에게 보다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했다. 이후 박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제출했지만, 통과되지 않았고, 관련 내용을 더 보완해 제출될 예정이다.

순위경쟁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미래통합당은 순위보다는 내용에 집중하고 홍보용 보여주기 행보가 아닌 성과로 국민들에게 보답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더팩트 DB
순위경쟁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미래통합당은 "순위보다는 내용에 집중하고 홍보용 보여주기 행보가 아닌 성과로 국민들에게 보답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더팩트 DB

앞서 지난 20대 국회에선 박정 민주당 의원이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처음으로 제출했다. 이 법안은 개성공단에 대칭되는 남북경제협력형 특구(파주공당)를 파주 북부 일원에 조성하는 내용을 중점으로 한다. 하지만 이 법안은 17대 국회부터 논의를 이어왔음에도 통과되지 못했다. 여야간 이견의 폭이 큰 탓에 20대 국회에서도 자동 폐기될 예정이다.

한편 지나친 '1위 경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의안과 앞 줄서기 경쟁을 두고 "21대 국회가 시작도 전에 때 아닌 법안발의 순위 경쟁으로 희화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낸 논평에서 박 의원의 법안에 대해 "두 차례나 자동폐기된 법안을 21대 국회에서 제일 먼저 제출해 눈도장을 찍고자 하는 박 최고위원의 노력, 눈물겨울 정도"라며 "그 어느 때보다 '일하는 국회', '민생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이 큰 21대 국회다. 순위보다는 내용에 집중하고, 홍보용 보여주기 행보가 아닌 성과로 국민들에게 보답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21대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박 최고위원이 밤샘대기까지 하며 제출하고픈 법안의 무게를 알고 있다면, 또 그법안이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해준 국민 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공평한 것이라면, 야당과의 협치를 위한 노력과 의지부터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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