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빅매치 당권 도전 '숨 고르기' 돌입한 이낙연
입력: 2020.06.01 05:00 / 수정: 2020.06.01 05:00
이낙연(사진)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시기를 늦춘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영남계이자 약문(약한 친문)인 대권주자 김부겸 전 의원이 당 대표 경선 등판을 예고하면서 전략 재정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정한 기자
이낙연(사진)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시기를 늦춘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영남계이자 약문(약한 친문)인 대권주자 김부겸 전 의원이 당 대표 경선 등판을 예고하면서 전략 재정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정한 기자

친문 NY계 "6월 중순 안 넘기고 출마 선언할 듯"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잠시 미루고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선언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판단과 함께, 가시화된 당권 경쟁구도에 따른 전략 재정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대표 출마 결심을 굳힌 이 위원장은 출마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일단 선을 그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권 출마 선언으로 대권에 의욕적으로 비치는 모양새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순회 일정 등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이 위원장의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는 오는 3일부터 18일까지 4회에 걸쳐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강원권 등 전국을 찾아 지자체 요청 사항을 청취하고 지역 현황을 점검한다. 이에 일각에선 이 위원장의 출마 선언을 이달 중순 이후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당 대표 출마로 결정한 만큼 공식화를 마냥 미루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NY(이낙연)계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 공식화를 언제 하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다"면서 "(선언 시기가) 6월 중순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까지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권 경쟁이 친문 대 비문 구도로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선 "원조 친문들과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충분히 많은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당대회를 화기애애한 축제 분위기로 해야 하지 않겠나. 자연스럽게 (그렇게) 갈 거라고 본다"고 했다.

영남계 대권주자 김부겸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략 재정비를 위해 출마 시기를 늦췄다는 분석도 있다. 전당대회가 이낙연 대 김부겸으로 대선 경선 전초전 성격으로 판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권이 지역경쟁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차기 당대표로 선출되려면 친문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친문계와 비문계 사이에서 1차 선택 받더라도 김부겸 전 의원과의 2차전에서도 지지를 얻어야 한다. 지난달 29일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는 이 위원장. /배정한 기자
차기 당대표로 선출되려면 '친문'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친문계와 비문계 사이에서 1차 선택 받더라도 김부겸 전 의원과의 2차전에서도 지지를 얻어야 한다. 지난달 29일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는 이 위원장. /배정한 기자

하지만 정치권에선 친문 대 약문(약한 친문)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영호남 구도보다 친문 대 비문으로 계파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친문이 친문계인 홍영표 의원을 택할지, 약문인 이 위원장과 김 전 의원 중 어느 쪽을 탤할지 전략적으로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현재 친문계에서 확실한 대권 주자가 없기 때문에 약문을 택해야 하지만 이들을 너무 키우면 나중에 친문계 대권 주자가 나올 때 방해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래서 아직 어느 쪽이라고 예단하긴 어렵지만, 안정적으로 '관리형' 홍 의원을 밀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친문 입장에선 대통령 임기 후반 유력 대권 주자가 당 대표가 되면 국정운영의 중심이 당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와, 강한 대표가 정권을 받쳐주는 안정적인 구도 사이에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친문 세력의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전당대회에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일반당원과 국민의 투표 반영 비율은 각각 45%, 40%, 5%, 10%로, 친문이자 '관리형' 이해찬 대표를 택했다. 홍 의원이 경선을 완주할 경우 두 약문 인사들의 거센 경쟁 구도에서 선택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 행보에서 NY계 구축 움직임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위원장 외곽 시민 모임인 '이낙연을 사랑하는 모임(연사모)'는 최근 전국 운영진 모집 공고를 마쳤다. 이들이 민주당 대의원, 권리당원 신분이라면 전당대회에서 표심으로 반영될 수 있다.

반면 당내 계파 형성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이 위원장은 '이낙연 대망론'을 표방하며 최근 민주당에 복당한 정대철 전 의원과의 만남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정 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요즘에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출마 관련해서도 신문 통해 알았다. 오늘(29일) 문희상 국회의장 퇴임식에서도 (이 위원장과) 얼굴만 보고 얘기도 못 하고 나왔다"라고 말을 아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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