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칼 뺀' 트럼프 "홍콩 특별지위 박탈, WHO 탈퇴"
입력: 2020.05.30 08:06 / 수정: 2020.05.30 08: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미국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압박 강도를 높여온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를 향해 보복의 칼을 휘둘렀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미국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압박 강도를 높여온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를 향해 '보복의 칼'을 휘둘렀다./AP.뉴시스

30일 백악관 기자회견 대 중국 포문...증시 반응은 '혼조'

[더팩트 | 이철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압박 강도를 높여온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를 향해 '보복의 칼'을 휘둘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한국시간, 현지시간 29일 오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 제정에 따라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기 위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와 CNN, 로이터통신 들을 비롯한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이유로 미국은 WHO와 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계적 관심을 모은 중국 관련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채택을 강행한 데 대한 상응조치로 미국이 그동안 홍콩에 부여해온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에 착수한다"고 선언했다. 또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미국에 체류 중인 특정 기술 분야의 중국인 대학원생과 연구원들을 사실상 추방키로 결정했다"고 밝혔으며 WHO와 관계도 끝내겠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소식을 전하고 있는 뉴욕 타임스./뉴욕 타임스
30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소식을 전하고 있는 뉴욕 타임스./뉴욕 타임스

트럼프의 이 같은 조치는 자본 시장을 출렁이게 했던 1단계 미·중 무역협상 폐기나 추가 관세보복 등 `초강경` 조치는 아니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악화일로의 미중 관계를 과거 미소 관계에 버금가는 신냉전 수준으로 악화시키는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이 홍콩에 대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약속을 '일국일제'(한 국가 한 체제)로 대체하려 한다"고 중국의 홍콩 보안법 통과를 지적한 뒤 "홍콩을 특별대우하는 정책 면제를 제거하는 절차를 시작하도록 내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국제사회의 반발 속에 지난 28일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금지하는 보안법을 통과시켰다. 미국은 이에 대해 홍콩의 자치권 재평가와 특별 지위 박탈 등 초강경 대응을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은 1992년 홍콩정책법을 마련해 홍콩이 1997년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이후로도 관세,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의 영역에서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다르게 특별 대우해 왔다.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은 비자 조건 완화, 대중 관세 면제 등 홍콩이 누려온 혜택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외국자본이 대거 이탈하면서 홍콩이 그동안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 맡아온 역할도 위축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WHO의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지적하며 "우리는 (WHO가) 취해야 하는 개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직접적으로 관여했지만 그들은 행동하길 거부했다"며 "오늘 우리는 WHO와의 관계를 종료하고 그 자금을 세계 다른 곳으로 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세계는 중국으로부터 바이러스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투명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이후 WHO의 개혁을 요구하며 운영 방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영구적 자금 지원 중단과 탈퇴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의 향방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시장의 불안을 희석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이 발원지인 중국에 있다며 대중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 미중 무역 전쟁 재발 우려를 촉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회견으로 이날 뉴욕 주요 증시는 하루 내내 출렁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29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하기 직전 외신들이 미·중 합의가 파기되진 않을 것이라고 보도하자 상승하던 뉴욕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견에서 중국을 강력하게 비난하기 시작하자 뚝 떨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심각한 대중 무역 제재 조치는 발표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마치자 뉴욕 증시는 다시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7.53포인트(0.07%) 하락한 25,383.1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58포인트(0.48%) 오른 3,044.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0.88포인트(1.29%) 상승한 9,489.87에 장을 마감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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