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혹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공식적으로 의혹을 해명할 예정이다.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두고 부정 여론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한 윤 당선인. /배정한 기자 |
안성 쉼터 고가 매입 배임 의혹 등 소명할 듯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21대 국회의원 임기를 하루 앞둔 가운데,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성금 부정 유용 의혹 등 논란의 중심에 있는 윤미향 당선인이 공식 입장을 표명한다. 의혹을 떨쳐내고 정상적인 의정활동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29일 기자회견으로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준비 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내일(29일)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확정했다. 다만 시간이나 장소, 어떤 방식으로 할지 등은 윤 당선인이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 같다. 본인이 직접 공지한다고 해 당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만간 당선자가 가진 예금 계좌, 사용처 등을 발표하기 위해서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계속 침묵할 경우 '사퇴 요구' 등 여론 악화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8세 이상 전국 성인 500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0.4%가 윤 당선인이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의원직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힌 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7일 21대 민주당 당선인 전원 대상 워크숍에도 불참했고, 앞선 지난 20일 국회사무처 주관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 25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장에도 불참했다.
윤 당선인에게 배정된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도 현재까지 윤 당선인 측 접촉은 없었다. 윤 당선인 사무실로 예정된 의원회관 530호 곽대훈 미래통합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만 계속 오고 있다. 윤 당선인 측에서는 방을 빼달라는 이야기도 없다. 우리는 29일 저녁까지 방을 빼고 30일부터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국회의원 사무실 이사를 이틀 앞둔 28일 윤미향 당선인측에서 온 연락이 없었다. 지난 27일 오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배정받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530호 모습. /배정한 기자 |
특히 윤 당선인이 29일 기자회견 하는 이유로 30일부터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되면 불체포특권 등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 '버티기'라는 부정 여론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기 중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과반으로 통과되지 않으면 체포되지 않는다. 국회의원 신분이 되면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의혹들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은 △정의연 기부금·지원금 회계 부정 △개인계좌 후원금 모집 △경기 안성 쉼터 매매 △예금 3억여만 원 및 부동산 5채 현금 구매 자금 출처 등에 대해 소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연은 정부 보조금과 국민 성금을 받았지만 회계에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회계 부실 논란을 받고 있다. 특히 윤 당선인은 이 돈 일부가 개인 계좌로 들어갔다는 '횡령'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안성쉼터 고가 매입과 관련해선 '배임' 의혹 혐의를 받고 고발당한 상태다.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대표의 자택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이동률 기자 |
만약 윤 당선인이 기자회견에서 제대로 소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논란은 더 확산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민주당 지도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윤 당선인 사퇴를 권고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정한 부분이 분명히 밝혀지면 당이 수호할 이유가 전혀 없다. 안고 가면 오히려 당에 부담이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각종 의혹을 털고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 할머니는 이날(28일)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윤 당선인을 향해 "이런 엄청난 것(인권 운동)을 하루 아침에 팽개치고 자기 (국회에) 가고 싶다고 사리사욕을 챙겨서, 자기 마음대로 했다"며 비판했다. 하지만 여권에선 설 최고위원이 관련 의혹들에 대해 "지금 거의 신상털기식으로 온갖 걸 다 끄집어내는데, 들여다보면 사실이 아닌 게 과장돼서 나온 부분도 많이 있다. 그래서 윤 당선인은 억울하다고 얘기할 부분이 있을 거라고 본다"며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