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외교 청서를 발간한 다음날 방위상 집무실에 한반도기를 걸고 소셜미디어에 게재해 논란이 되고 있다. /뉴시스 |
연이은 한반도 정세 관련 메시지일까?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외교청서를 발간한 다음 날 방위상 집무실에 한반도기를 걸고 소셜미디어에 게재하면서 그 의도가 무엇인지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선 일본의 제국주의적 행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일본의 외교적인 실수로 분석했다.
앞서, 19일 외무성이 발간한 외교청서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3년 만에 명시됐지만, 독도에 대해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우리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에서 "정부는 일본 정부가 19일 발표한 외교청서를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의 즉각 철회를 촉구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 항의를 받은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
또한, 외교부는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했다. 독도가 다케시마로 부당하게 기술돼 있는 점에 유감을 표명하고 철회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에도 일본의 의아한 행보는 이어졌다. 고노 다로 방위상이 자신의 트위터에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방위장관들과 전화회담을 했다는 내용과 집무실에서 통화하는 본인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와 함께 한반도 지도가 걸려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일본의 연이은 행보에 '계획된 외교도발'이란 비판도 나온다. 일본이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가졌던 대륙진출의 꿈을 못 버린 것 아니냐는 누리꾼들의 반응도 있었다. 아울러,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아베 신조내각의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는 한 정부 관계자의 목소리도 나왔다.
고노 다로 방위상이 자신의 트위터에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방위장관들과 전화회담을 했다는 내용을 게재하면서 집무실에서 통화하고 있는 본인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와 함께 한반도 지도가 걸려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고노 다로 방위상 트위터 |
다만, 전문가들은 전날 있던 독일 영유권과 방위상 집무실의 한반도기가 연관이 있을 거라고 평가하지는 않았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일본으로서 북한이 방위적으로 임박한 위협이기 때문에 북한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동북아 지도가 아니라 한반도 지도를 걸어 놓은 것은 우리 측에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가 출동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기 때문에 조심했어야 했다"면서 "일본의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도 통화에서 고노 다로 방위상의 사진에 대해 "의도적인지는 알 순 없지만, 새로운 논란이 될지는 모르겠다"면서 "욱일기는 오래전부터 방위성이 사용해 논란이 돼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위상으로서 북한의 동향을 위해서 한반도기가 집무실에 있는 것은 크게 의아한 일은 아닌 것 같다"며 "한국이 이웃 국가이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계속 존재하기 때문에 일본 방위상으로 중요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