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文대통령 "광주, 외롭게 계엄군 맞선 건 '서울역 대회군' 때문"
입력: 2020.05.17 08:17 / 수정: 2020.05.17 11:36
문재인 대통령은 40년 전 이른바 서울역 대회군 결정과 관련해 결정적인 시기에 퇴각 결정을 내려 광주 시민들이 정말 외롭게 계엄군에 맞서게 된 것이라며 자책했다. 지난 1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제40주년 5.18 민주항쟁을 앞두고 광주 MBC 김철원 기자 질문에 답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40년 전 이른바 '서울역 대회군' 결정과 관련해 "결정적인 시기에 퇴각 결정을 내려 광주 시민들이 정말 외롭게 계엄군에 맞서게 된 것"이라며 자책했다. 지난 1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제40주년 5.18 민주항쟁을 앞두고 광주 MBC 김철원 기자 질문에 답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엄청난 죄책감, 민주화 세력 모두 광주에 부채의식 느껴"

[더팩트ㅣ이철영 기자·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40년 전 이른바 '서울역 대회군' 결정과 관련해 "결정적인 시기에 퇴각 결정을 내려 광주 시민들이 정말 외롭게 계엄군에 맞서게 된 것"이라며 자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광주MBC-TV '5.18 40주년 특별기획 「문재인 대통령의 오일팔」'에 출연해 "광주 5.18 소식을 들었을 때 다시 군이 나와서 군사독재를 연장하려는 사실에 굉장히 비통한 심정이었고, 광주 시민들이 겪는 엄청난 고통을 들으면서 굉장히 큰 죄책감을 느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광주 시민들에게 여전히 죄책감을 느끼는 배경엔 '서울역 대회군' 때문이다. 당시 대학생들은 5월 초부터 매일같이 서울역에 서울지역 대학생들이 모여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 시위를 열었다. 5월 15일에는 무려 20만 명이 서울역에 운집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데 군이 투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쫙 퍼졌다. 그러자 당시 그 집회를 이끌던 서울지역 각 대학 총학생의 회장단들이 말하자면 해산을 결정했다. 그게 이른바 '서울역 대회군'"이라며 "군이 투입될 수 있는 빌미를 줘서는 안 된다는 명분도 있었다. 또, 한편으로는 군이 투입되면 아주 희생이 클 수 있어 나중에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모여야 한다는 그런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때 그 결정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경희대 복학생 대표였는데, 나뿐만 아니라 대체로 복학생 그룹들은 민주화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 군과 맞서는 것이더라도 사즉생의 각오로 맞서야 한다고 보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 고비를 넘어야 민주화를 이룰 수 있고, 국제사회가 주시하는 상황으로 서울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아주 가혹한 진압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결정을 아쉬워한 문 대통령은 다만 그때 총학생 회장단들의 결정을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서울지역 대학생들이 매일 서울역에 모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대적인 집회를 함으로써 결국은 군이 투입되는 그런 빌미를 만들어 줬다. 그러나 결정적인 시기에는 퇴각 결정을 내린 것 때문에 광주 시민들이 정말 외롭게 계엄군하고 맞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채의식을 늘 가지고 있었다. 그 부채의식이 이후 민주화운동을 더욱더 확산시키고 촉진시키는 그런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광주 오월 영령들을 비롯한 광주 시민들은 우리 1980년대 이후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상징과 같은 그런 존재가 됐다"고 강조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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