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밀문서 43건 공개…"전두환, 반란계획 철저히 숨겨"
입력: 2020.05.16 16:53 / 수정: 2020.05.16 17:38
한국 정부 요청으로 미국 국무부가 공개한 43건의 문건에서 12.12 사태 이틀 후인 1979년 12월 14일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미국대사를 만났던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반란 계획을 철저히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 4월 광주지방법원 재판 출석 당시 전두환 씨. /남윤호 기자
한국 정부 요청으로 미국 국무부가 공개한 43건의 문건에서 12.12 사태 이틀 후인 1979년 12월 14일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미국대사를 만났던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반란 계획을 철저히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 4월 광주지방법원 재판 출석 당시 전두환 씨. /남윤호 기자

5·18 당일 내용도 공개…계엄군 "통제 못 하면 베트남처럼 공산화"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전두환 신군부의 쿠데타와 계엄사령관이 1980년 5월 18일 당일 미국 대사 면담 당시 발언 등을 담은 기밀문서 43건이 공개됐다.

미 국무부는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아 한국 정부의 요청에 받아들여 6개월 만에 기밀해제 자료를 제공했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추가 비밀해제 된 기록물은 43건, 140쪽 분량의 미 국무부 문서로 주한미국대사관 생산 문서가 포함됐다. 43건의 문건은 이날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1979년 12월 13일부터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재판이 끝날 때까지인 1980년 12월 13일까지의 기록 일부다. 문서 대부분은 한국 정세 분석 그리고 '김대중 구명 운동' 등이 다수다. 5.18 민주화 운동 관련 정보가 있는 문서 3건도 포함됐다.

공개된 문서에서 12.12 이틀 후인 1979년 12월 14일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미국대사가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면담 후 본국에 보고한 전문에는 '전두환이 반란을 계획했던 사실을 철저히 숨겼으며, 신군부가 미국의 도움을 원한다'고 했다.

미 국무부가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아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15일 공개한 기밀문서 43건 중 일부.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제공
미 국무부가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아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15일 공개한 기밀문서 43건 중 일부.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제공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이 쿠데타나 혁명이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 암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다"며 "전두환은 개인적 야망이 없다고 주장했고, 최규하 대통령의 자유화 프로그램을 개인적으로 지지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글라이스틴 대사는 "최소 10일 전부터 군사 반란을 조심스럽게 계획한 것을 알고 있는데도, 전두환은 이를 철저하게 감췄다", "군사 반란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도움을 주길 원하는 게 분명해 보였다", "우리는 수주 혹은 수개월 내 매우 까다로운 선택을 해야 할 수 있다" 등의 내용을 본국에 보고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 세력을 젊은 장교를 뜻하는 '영턱스(Young Turks)이라고 표현하면서 "군사 반란 동기 중 하나가 권력에 대한 욕망인 점은 명백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1980년 5월 18일 글라이스틴 대사와 이희성 계엄사령관의 면담 전문이 주목된다. 신군부가 광주민주화운동을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5·18일 당일 글라이스틴 대사와 면담한 이희성 계엄사령관은 "국민들이 학생 시위와 이로 인한 경기 하강을 우려하고 있으며, 왜 계엄령으로 대응하지 않는지 걱정한다고 들었다"며"(민주화운동을) 통제하지 못하면 베트남처럼 공산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령관은 미국 측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 경우 비무장지대 군사력을 동원해야 하고, 결국 북한으로부터 공격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이 최규하 당시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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