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김태년-주호영, 화기애애 '첫 만남'…신속 vs 정속 '신경전'
입력: 2020.05.14 16:55 / 수정: 2020.05.14 16:55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이날 여야는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고 20대 국회 마지막 법안 처리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이날 여야는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고 20대 국회 마지막 법안 처리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통 크게' 오는 20일 '본회의 개최' 합의…"긴밀 협의 이뤄내자"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어려울 때일수록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걸 알지만 신속에 쫓겨 너무 급하게 하면 졸속이 될 수 있다. 급해도 천천히 보는 '졸속 아닌 정속' 되길 바란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정속'을 강조했다. 이는 김 원내대표가 취임 때부터 주장해온 '신속 성과'와는 다른 논조로, 현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미묘한 신경전이 포착됐다.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통합당 원내대표단은 14일 오후 민주당 원내대표단을 예방했다. 통합당 쪽에선 이종배 정책위의장,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최형두·배현진 원내대변인이 배석했고, 민주당 쪽에선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박성준·홍정민 원내대변인이 함께했다.

김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가 도착하기 전부터 문 밖에서 맞이했고, 원내대표실에 입장한 두 원내대표는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앞서 두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주 원내대표 부친상 조문 당시 조우한 바 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우리 주 원내대표님께선 제가 19대 때 상임위를 1년 같이 한 경험도 있고, 제가 본 것도 그렇고 많은 분들께서 매우 논리적이시고 유연한 분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로 그렇게 활동을 해 오셨다"고 추켜올렸다.

이어 "저는 여당 원내대표로서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고 생각한다. 국정 동반자로서 늘 대화하고 또 함께 협의해가면서 우리 국민들께서 기대하는 그런 국회를 만들 것을 최선을 다해 함께 하겠다"고 환영하기도 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위해 찾아온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직접 안내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위해 찾아온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직접 안내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주 원내대표도 부친상에 대구로 조문을 온 김 원내대표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매우 바쁠텐데 멀리 대구까지 오셔서 각별한 조문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진작 찾아뵙고 당선을 축하드리고 국회 상황을 논의해야 하는데 조금 늦어서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며 "외환위기 때나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더한 위기고, 끝이 안보이는 상황이어서 국민들의 불안과 어려움이 너무 크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국회가 앞장서서 필요한 조치를 하고 국민에 필요한 용기를 줄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다만 주 대표는 "어려운 때일수록 신속 조치가 필요한 걸 알지만 신속에 쫓겨 너무 급하게 하다보면 졸속으로 될 수 있다. 졸속 아닌 정속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이어 "21대 국회가 처음 시작하는 첫 해에 존경하는 김 원내대표를 모시고 같이할 수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국민께서 바라는 상생과 협치의 국회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존경 받는 그런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두 원내대표는 '20일 본회의'라는 첫 합의 결과를 내놨다. 여야는 20대 국회에 산적한 법안 처리를 위해 20일 본회의를 열고 각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에 한해 처리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초 이날 오전엔 21대 국회 당선인들과 국회의장의 연찬회가 예정돼 있지만 여야는 연찬회 이후 본회의를 열어 마지막 과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여야는 합의된 법안에 한해 우선 처리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임기 마지막날인 오는 29일까지 쟁점 법안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20대 국회의 소임을 다한 후 21대 국회를 논의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다. /남윤호 기자
여야는 합의된 법안에 한해 우선 처리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임기 마지막날인 오는 29일까지 쟁점 법안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20대 국회의 소임을 다한 후 21대 국회를 논의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다. /남윤호 기자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법안 처리 내용은 원내 수석끼리 만나서 합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야 간에 '배·보상' 문제를 놓고 의견이 갈렸던 '과거사법'에 대해선 "20여개 단체 중 19개 단체는 이 문제가 아니더라고 빠르게 처리해달란 의견이 있어 문제 없이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21대 국회 핵심 쟁점인 '원구성 협상'과 관련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번에 20대 국회를 원만하게 해결한 다음에 21대 국회를 진행하는 게 20대 국회의 소임이란 말을 나눴다. 20일 (본회의) 날짜를 정하면서 서로 긴밀히 협의를 이뤄내자고 했다"고 전했다.

여야는 20일 본회의를 '원포인트 국회'로 하지 않고 29일까지 원내수석간의 협의를 통해 법안 처리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은 이와 관련해 "원칙은 21대로 넘기지 말자는 것"이라며 "여야 원내수석끼리 상임위에 계류 중인 법안, 본회의에 넘어온 여러 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때문에 20대 국회 처리가 주목됐던 '고용보험 확대', 'N번방 처벌'등과 관련한 법들은 여야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만찬 회동'을 갖고 추가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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