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위의장' 출신 공통점 與 김태년·野 주호영, 케미는?
입력: 2020.05.14 11:14 / 수정: 2020.05.14 11:14
21대 국회 여대야소 정국에서 협상을 이끌 김태년(오른쪽)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의 케미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남윤호 기자
21대 국회 여대야소 정국에서 협상을 이끌 김태년(오른쪽)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의 '케미'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남윤호 기자

'원칙형' 협상가 주호영 vs '돌파형' 운동가 김태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대표적 국회 신사, 내공 깊은 분이다." "협상 경험이 많은 훌륭한 분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서로 주고 받은 '첫 덕담'이다. 21대 국회를 앞두고 여야 모두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면서 개원 준비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의 '케미'(케미스트리의 줄임말)에 관심이 쏠린다.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17대 국회 동기다. 나이는 각각 56세, 60세로 비슷하지만, 출신과 정치 여정은 상당히 다르다. 전남 순천 태생인 김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으로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반면 주 원내대표는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지내다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공통점은 두 원내대표 모두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며 수많은 국회 내 협상과 정책을 들여다본 '정책·전략통'이란 점이다. 주 원내대표도 원내대표 경선 때부터 이 점을 가장 강조해왔다.

때문에 21대 국회에선 앞서 다른 원내대표들보다 두 원내대표의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질 거란 기대감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전 협상 파트너였던 '심재철·나경원-이인영' 원내대표들은 '케미'가 거의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나 전 원내대표와 이 전 원내대표는 '밥 잘 사주는 누나-동생', '맥주 회동'까지 벌였지만, 국회 협상에서 여러 번 접점을 찾지 못했다.

'높은 케미'를 자랑했던 이들로는 홍영표·김성태 원내대표가 있다. 두 원내대표는 같은 노동계 출신으로 평소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국회 협상에서 대부분 원만한 합의를 이뤄냈다.

이전 원내대표들의 케미가 좋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김태년,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들의 관계가 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맥주 회동을 하던 당시.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이전 원내대표들의 '케미'가 좋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김태년,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들의 관계가 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맥주 회동'을 하던 당시.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정치권에선 두 원내대표의 케미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지난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두 원내대표가) 잘 안 맞을 것 같다"며 "제가 김 원내대표와 개인적으로 일을 같이 할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야당에 알려져 있는 건 상당히 '돌파형'"이라며 "또 원내대표 (당선) 전후로 말한 내용도 '우리는 성과가 급하다, 빨리 성과 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한 것도 그런 느낌을 더 강화시킨다"고 전망했다.

반면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잘 맞을 것 같다"면서 "20대 국회에서 김 원내대표가 정책위의장 시절에 규제혁신 5법을 통과시켰다. 아마 협상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그런 모든 과정에서 정책적인 준비를 철저히 하고 협상에 임해 그걸 통과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출마 선언문에 '민심을 무시했다, 좌표설정을 우리가 포기했다'라고 우리 국민들이 수긍하고 인정할만한 자당의 실패 원인을 진단해냈다. 저는 통합당 의원님 중에 이 공천 실패 원인을 이렇게 정확하게 집어내는 의원을 처음 봤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당장 원포인트 본회의 개의 협상에 나서야 하지만 주 원내대표가 부친상을 당하면서 시간에 쫓길 가능성이 높다.

여야는 지난 7일 형제복지원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진실·화해를 위한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 처리에 합의했다. 또 텔레그램 n번방 재발 방지를 위한 추가 법안, 고용보험 대상 확대 법안 등 20대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할 법안이 산적해있는 상황이다.

두 원내대표는 14일 오후 회동을 갖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21대 국회가 시작되면 원구성 협상 등 본격 힘겨루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 원내대표가 추진 중인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 기능 폐지에 주 원내대표가 반대 의견을 보인 만큼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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