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21대 '슈퍼여당' 1기 원내사령탑, 당청 결속 강화될 듯
입력: 2020.05.07 05:00 / 수정: 2020.05.07 05:00
7일 21대 국회 1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이 열린다. 친문인 김태년, 전해철 의원이 양강 구도를 보이면서 누가 선출되더라도 향후 당청 관계는 현재 수준을 유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 전 의원과 정성호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7일 21대 국회 1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이 열린다. 친문인 김태년, 전해철 의원이 양강 구도를 보이면서 누가 선출되더라도 향후 당청 관계는 현재 수준을 유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 전 의원과 정성호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김태년 "통합" 전해철 "당정청 협력" 정성호 "균형"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21대 슈퍼 여당을 이끌어갈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친문 핵심 양강 구도 속에서 향후 당청 관계는 현재보다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가깝게는 당권, 멀게는 대권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일 열리는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4선의 김태년·정성호 의원, 3선의 전해철 의원 중 친문인 김 의원과 전 의원 양강 구도 양상이다.

범친문이자 당권파인 김 의원은 "경제위기 극복이 곧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다. 집권 4년차가 아니라 새로 집권했다는 절박한 마음가짐으로 당정청의 역량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열린우리당 시절의 과오를 다시는 반복해선 안 된다"며 "관계정치, 계파정치는 다시는 당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과반(152석) 의석을 얻은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분열하며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에서 잇달아 패배한 전적이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부에선 21대 총선 이후 열린우리당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계파정치 경계' 발언은 친문 핵심인 전 의원을 견제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통합과 안정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우리 당에 계파와 계보는 없어진 지 오래"라면서도 "살아왔던 배경이나 여러 이유로 의견 그룹들은 존재하는데 (이들과) 부담없이 소통할 수 있는 정치적 위치에 있다.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을 지낸 전 의원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당정청에 네트워크와 신뢰를 가진 본인이 원내대표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제는 야당 핑계를 댈 수 없다"며 국회법 우선 개선, 국회 내 비상경제특별위원회 설치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합의와 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친문 그룹 인사로 묶이는 김 의원과 전 의원은 당정청 역량 강화를 내세우면서도 주요 현안에 대해 이견차를 보이고 있다. 정성호, 전해철, 김태년 의원이 6일 합동토론회에 참석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친문 그룹 인사로 묶이는 김 의원과 전 의원은 당정청 역량 강화를 내세우면서도 주요 현안에 대해 이견차를 보이고 있다. 정성호, 전해철, 김태년 의원이 6일 합동토론회에 참석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이를 위해 신뢰에 기반한 당정청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당은 철저하게 상임위 주도의 정책을 생산하고, 이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 기관과 협력하며 때로는 당이 청와대를 받쳐주기도 하고, 정부를 견인하기도 하는 역할을 당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정청 협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 관계"라며 "문 정부 4년차, 5년차에 청와대가 어려워질 수 있는 과정에서 협력 관계를 만드는 데 제가 적임자"라고 했다. 일각에선 전 의원이 핵심 친문을 상징한다는 점이 오히려 경선 과정에서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전 의원은 친문 3철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당에선 전 의원이 선출되면 소수파 중심으로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이는 야당의 좋은 공격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세 후보 중 계파색이 옅은 '비주류' 정 의원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도운 죄가 있지만, 비문(비문재인), 반문(반문재인)은 아니다"라며 "당정청 관계는 기본이자 상수"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가 미리 결정하는 당정청 관계는 안 된다"며 "상임위원장 간사 중심으로 의견을 모아 당정청 의견을 수렴한 다음 사전에 정부와 청와대에 전달하겠다. 수평적 당정청 관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선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 있는 여당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당내 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정 의원의 선출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누가 뽑히더라도 향후 당청 관계가 현재보다 결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 양강 구도에서 (당청 관계는)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핵심친문이라 보기 어려운 우상호, 이인영 원내대표 시절에도 당이 독립적이지 못하고 당청 관계가 과거와 비교해볼 때 상당히 종속적이었다. 이번엔 양강구도 두 사람 모두 친문인데 크게 달라질까 싶다. 오히려 청와대 직할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좋게 말하면 당청 관계에서 갈등이 없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지만 뒤집어 말하면 청와대 의지대로 뭐든지 해주는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세 후보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내년 4월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산시민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시장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잘못된 판단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사죄가 먼저"라며 최종 판단에 대한 답변을 피했고, 정 의원은 "당에서 결정한 문제"라면서도 원칙을 지켜 내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168명 의원 중 41.7%를 차지하며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좌우할 초선 당선자 맞춤형 공약은 세 후보가 거의 차이가 없다. 초선 당선자들에게 국회 상임위원회 우선 배정권을 주고, 당 차원에서 법안 발의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21대에서 일하는 국회를 위해 김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법안 처리 발목을 잡았던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권을 폐지하고, 복수 소위 구성을 전 상임위로 확대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일정을 현행 330일에서 90일로 단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상임위 소위에서 다수결로 처리하는 법안을 처리하고, 지난 2018년 11월 이후 멈춰 있는 국정상설협의체 가동 추진을 약속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따라 향후 당권, 대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 의원(왼쪽), 김 의원9중앙), 정 의원(오른쪽). /더팩트 DB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따라 향후 당권, 대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 의원(왼쪽), 김 의원9중앙), 정 의원(오른쪽). /더팩트 DB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세력 간 갈등이 드러나면서 계파 정치가 부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상 내년 초 대선 경선 레이스를 위한 경쟁이 원내대표 경선에서부터 시작된 만큼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과 비문계 대표 인사인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 등 대항 세력의 대결 구도가 뚜렷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평론가는 "(원내대표 경선이) 향후 대권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총선 과정을 통해 당 친문 순혈주의가 강해졌다는 측면에서 대권주자 역시 친문 세력의 의지, 문 대통령 의중이 많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당내 대권 경선 구도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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