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영남권' 주호영 vs '수도권' 권영세…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2파전'
입력: 2020.05.07 05:00 / 수정: 2020.05.07 05:00
미래통합당의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하기 위한 원내대표 경선이 주호영 의원(왼쪽) 대 권영세 당선인 2파전으로 좁혀졌다. 주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이종배 의원을 낙점했다. 주 후보와 이 후보가 지난 6일 국회 통합당 원내행정국에 방문해 후보등록 서류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의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하기 위한 원내대표 경선이 주호영 의원(왼쪽) 대 권영세 당선인 2파전으로 좁혀졌다. 주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이종배 의원을 낙점했다. 주 후보와 이 후보가 지난 6일 국회 통합당 원내행정국에 방문해 후보등록 서류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성찰은 기본, 통합당의 미래를 위한 새 그림은 미묘한 시각차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미래통합당의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하기 위한 원내대표 경선이 주호영 의원(5선, 대구 수성갑) 대 권영세 당선인(4선, 서울 용산) 2파전으로 치러진다. 당초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냈으나, 막판 이명수(4선)·김태흠(3선) 의원이 불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경선은 4·15 총선 참패 후 당 수습과 재건의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통합당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체제 정비, 미래한국당과의 통합, 21대 국회 원 구성 등 주요 사안을 새 원내사령탑이 주도해 해결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그리는 통합당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두 후보는 지난 패배에 대한 성찰이 먼저라는 공통 인식을 갖고 있지만, 어떤 야당으로 변모할 것인지에 대해선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먼저 지난 4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주 후보는 "지난 패배를 절절히 성찰하고 혁신을 이루어낸다면 국민들께서 우리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실 것이라 믿고 있다"며 "제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통합당을 '강한 야당'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 후보는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충청권 인사인 이종배 의원(3선, 충북 충주)을 영입했다. 21대 총선 84명의 지역구 당선자 중 79%에 달하는 66명이 속한 영남권 인사와 8명이 당선된 충청권 인사의 조합이다.

이 후보는 "강력한 리더십과 풍부한 의정 경험을 가진 주 후보와 함께 거대 여당에 당당히 맞서는 강한 야당의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통합당의 당면한 최대 현안은 최근 전국위원회에서 의결됐으나 본인이 거부한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여부다. 그간 찬성 입장을 보였던 주 후보는 "당선자 총회에서 의견이 모아지는 것으로 풀어야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김종인 비대위 대신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당선인이 적지 않고, 상임전국위 개최 불발로 김 내정자가 원하는 비대위 임기 제한을 풀지 못하면서 김종인 비대위 추진 동력이 한풀 꺾인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권영세(왼쪽)·조해진 통합당 당선인이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차기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권영세(왼쪽)·조해진 통합당 당선인이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차기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권 후보는 조해진 당선인(3선,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과 짝을 이뤄 출마한다. 수도권과 영남권, 현역 의원이 아닌 당선인 조합이라는 점이 주 후보 조와 대비된다.

권 후보는 지난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통합과 희망의 경쟁이 되어야 한다"며 "국민들께서 지켜주신 소중한 84석을 하나로 똘똘 뭉쳐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재건의 디딤돌로 만들어야 한다"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권 후보는 "국민의 생각과 맞지 않는 우리만의 고집을 이제 모두 폐기하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모든 가치와 정책의 기준을 '국민'에 두고 소통과 공감을 당 운영의 으뜸가는 원칙으로 세워 국민을 설득하고 마음을 얻어내겠다"고 했다.

권 후보는 당선될 경우 20대 국회에서 50여 차례나 되풀이한 장외투쟁을 최소화하고 원내에서 정책투쟁을 중심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권 후보는 "20대 국회에서 강경투쟁을 한 결과가 지난 총선 참패"라며 "장외투쟁은 옳은 대여전략이 아니라 생각한다. 장외투쟁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국회에서 투쟁을 원칙으로 하면서 협상을 통해서 더 나은 대안으로 여당을 설득하고 정책, 법을 관철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84석으로 정부여당을 견제하려면 국민의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국민과 소통해서 지지를 확보한 뒤 여당과 협상에 임하고, 정책 추진은 당내 의견 외에 여당 의원을 대상으로 소통하면서 설득할 것이다. 호소문을 보내고 만나기도 하면서 새로운 대여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예고했다. 강한 야당보다는 합리적이고 유연한 야당으로의 변모를 예고한 것이다.

권 후보와 조 후보는 국민과 함께하는 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외부인사를 포함하는 '재건과 혁신 특위'를 즉시 출범시켜 성찰과 반성, 쇄신과 개혁의 과정을 주도하게 할 계획이다.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선 당선자뿐 아니라 당원 전체 의견을 들어 결정할 방침이다.

권 후보는 "어떤 형태든 당의 개혁이 지도부나 일부 외부인에 의해서 이뤄져선 곤란하다"며 "당선자, 당원들 전체 의견을 들어서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통합당에 대해선 주 후보와 권 후보 모두 "빨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별개의 교섭단체를 만드는 꼼수를 통해서 얻을 이익보다 실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은 오는 8일 진행된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각 후보들의 정견 발표, 후보자 토론을 거쳐 표결을 통해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할 예정이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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