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절반 이상에 달하는 초재선 의원들의 표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
충남·영남서 후보군 윤곽…초선 '40명' 결정 주목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미래통합당이 오는 8일 원내대표 선거를 치르는 가운데 초재선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총 84명의 의원 중 60여명이 초재선 의원이고, 그중 절반 이상(40명)에 달하는 초선 의원들이 원내대표 선출의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재선 의원들은 대체로 계파 정치를 경계하면서 당 재건·혁신 역량 등을 중점으로 후보를 선택할 전망이다. 총선 참패로 원내대표 경선에서 또 다시 '세 대결'이 드러날 가능성은 적지만 과거 계파 정치에서 선두에 나섰거나 내홍에 휩쓸렸던 인사들은 경선에서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 당선인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계파 정치를 했던 사람은 무조건 안 된다"며 "두번째로는 원내교섭단체를 어떻게 운영할건지 문제에 대해 '잘 운영하겠다', '체질을 바꾸겠다' 말만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민주적·개혁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나이 등이 기준이 되느냐'는 물음에 "별 의미가 없다. TK에 있는 연로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개혁적인가 하면 젊더라도 '꼰대' 기질이 있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당선인에 따르면 박수영(부산 남갑)당선인 등은 '끝장토론'을 제안하고 초선 당선인들의 힘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참패로 계파 색이 옅어진 지금 '능력'을 주요 가늠자로 보고 있는 것이다.
다른 초선 당선인도 통화에서 "(원내대표 선거에서) 여당과의 협상력이 가장 중요한 자질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당의 여러 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 중도보수에 피력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정립도 필요하기 때문에 잘할 수 있는 분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3선·4선 의원을 중심으로 5파전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4일까지 공식 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3명 뿐이다. 충남에서 이명수(아산갑·4선), 김태흠(보령시서천군·3선) 의원, 영남에서 5선이 된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이 나섰다. 세 의원 모두 당의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초선 의원들은 계파색을 떠나 능력과 역량을 중점으로 원내대표를 선출할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통합당 서울지역 당선인인 김웅(송파구갑), 태구민(강남구 갑), 유경준(강남구병), 윤희숙(서초구갑), 배현진(송파구을)이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인사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
주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당을 '강한야당'으로 만들겠다"며 "성공하는 조직의 기본을 다시 갖추는 일이 급선무다. 전 당원을 하나로 만들어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관리자가 아닌 개척자가 필요하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의원도 지난 1일 "소모적이고 적대적 이념 대결을 벗어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존중하면서 합리적 정책을 가지고 국민을 화합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 있고 혁신적인 새로운 원내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밖에 수도권·3선·40대로 분류돼 당 안팎의 기대를 모았던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을)은 4일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4선이 된 김기현 당선인(울산 남구을)도 불출마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 개혁을 간절히 원하는 혁신 DNA가 온 몸에 끓어 넘친다. 이참에 보수를 다 허물어 내고 싶고 보수의 체질도 완전히 바꾸고 싶다"면서도 "다수가 희망하는 그 사령탑의 자리는 그동안 당 지도부를 염두에 두어 왔던 선배들이 맡아 잘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후보군은 공식 출마를 선언한 3명 의원과 21대 국회에서 4선 의원이 되는 권영세 당선인(서울 용산), 조해진 당선인(3선·경남 밀양 의령 함안 창녕)으로 추려질 전망이다.
또힌 원내대표 경선의 핵심 쟁점은 '지도체제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심재철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도체제 결정을 차기 원내대표에게 넘기기로 했다. 앞서 '4개월 짜리 비대위'가 전국위원회에서 의결됐지만 당내 의견은 분분한 상황이다.
새 원내대표의 결정으로 넘어간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찬반 여부가 당락을 가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23일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과 비공개 회동을 갖기 위해 나서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이선화 기자 |
주 의원은 대표적인 비박계 인물로, '김종인비대위'에 "당선자 총회에서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조 당선인도 다수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박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자강론'을 펼쳤다. 중립적인 성향의 이 의원도 '김종인비대위'를 반대한 바 있다. 친박계인 권 당선인은 찬성표를 던졌다.
당내 비대위 체제 논의에 대해 한 초선 당선인은 "계속해서 절차적으로 조기전대를 할 건가, 비대위를 할 건가, 비대위를 한다면 누구를 추대할 건가 하나하나 매듭이 지어지지 않다 보니 말이 많은 것 같다. 원내대표가 누가 되던지 그걸 순서대로 마무리를 짓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상헌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원내 지도부가 꾸려진다면 김종인비대위가 꾸려질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초선 당선인들은 계파보다는 토론회 등을 통해 당의 미래 전망을 모색하는 방향의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그 논의가 상당 부분 바람직한 것들이 있을 거다. 단순히 줄을 세우는 것 보다는 '슈스케'(오디션)방식 등 제안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선 당선인들의) 에너지들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영향을 많이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4일 오후 통합당 초선 당선인 22인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원내대표선거가 당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과정임을 재차 확인한다"며 "8일로 예정된 원내대표선거일 오전 10시부터 충분한 토론기회를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단순한 선거를 넘어 당의 반성과 함께 미래방향을 정하는 논의의 장이 되어야 한다"며 "우리의 요구를 중앙당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초선당선자 단독으로 또는 초재선당선자 합동으로 원내대표후보자 초청 끝장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분명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