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가 2018년 훈풍이 불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공동 대응 제안에 호응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진위 여부도 주목된다. 사진은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도보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는 남북 정상.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北 특이동향 없어" 이상 기류 차단…金 위중설 진위 주목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벌써 2년이 흘렀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이뤘을 때 전 세계가 주목했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의 장밋빛 미래가 보였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 전환 등을 두 정상이 합의했다. 또 문 대통령이 임기 초반이라 더욱 그러했다.
아쉽게도 한반도 평화를 향한 기대는 많이 낮아졌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남북관계도 얼어붙었다. 잠잠했던 북한이 다시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리고 문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러는 사이 북한 비핵화는 진전하지 못했고, 남북관계는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이고 있다.
이제는 또 다른 의미에서 세상이 떠들썩하다. 김 위원장의 '위중설'이 불거지면서다. 보름 넘게 두문불출하면서 그의 신변과 관련한 온갖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자가격리설부터 큰 수술을 받았다는 설까지 정작 확인할 수 없는 내용들이 혼란을 주고 있다. "때가 되면 어떤 형식으로든 나오겠지"라는 동료 기자의 말이 점점 와닿는 요즘이다.
출입 기자들은 최근 청와대에 반복적으로 질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신변에 관한 물음이다. 대개는 외신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이를 확인하는 차원이다. 또한 김 위원장의 신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청와대의 대답은 같다.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다람쥐 챗바퀴 돌듯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름 넘게 두문불출하면서 그의 신변과 관련한 온갖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2018년 4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 위헤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에 이상이 있다면 한반도 정세는 격랑에 빠지게 된다. 정부가 공들여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하루 아침에 백지화가 될 수도 있다. 이런 크고 작은 이유로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건강에 주목할 것이다. 세 번이나 만나 교감했던 점에서 인간적인 정도 있지 않겠나.
그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27일 김 위원장의 이름을 언급하며 남북 교류 협력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문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 2주년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나름의 주장도 나온다.
궁금하다. 개별 질문에 북한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모두 다 수긍할 수 있는 논리로 주장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는 듯하다. 북한이 공식 확인하지 않는 이상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지속될 것 같다. 대중의 관심사니까 말이다.
28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만났을 때 어김없이 김 위원장의 신변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지금 나오고 있는 보도들은 서로 엇갈리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 일본 언론, 미국 언론, 서로 엇갈리는 보도들이 있는데, 나중에 지나고 나면 어떤 것이 사실인지 밝혀지지 않을까 판단된다."
그의 말에서 왠지 모르게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제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의 진위만큼 이후 한국 정부의 대북 정보력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간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