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180석 '공룡 여당' 탄생…21대 국회 운영은?
입력: 2020.04.17 05:00 / 수정: 2020.04.17 05:00
4·15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얻으면서 21대 국회에선 민주화 이후 가장 의석이 많은 공룡 여당이 탄생하게 됐다. 180석은 개헌을 제외한 모든 국회 업무를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여당의 독주도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민주당-더불어시민당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종합상황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4·15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얻으면서 21대 국회에선 민주화 이후 가장 의석이 많은 공룡 여당이 탄생하게 됐다. 180석은 '개헌'을 제외한 모든 국회 업무를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여당의 독주도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민주당-더불어시민당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종합상황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개헌' 빼고 모든 게 가능한 민주당, 높아진 기대 채울지 주목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4·15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면서 180석(더불어시민당 포함)을 가진 공룡 여당이 21대 국회에 들어서게 됐다. 이는 진보 진영이 민주화(1987년) 이후 얻은 최대 의석이다.

범여권이 과반을 점한 20대 국회에선 '협치'가 실종되고, 진보와 보수 진영의 극한 대립이 지속돼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들었다. 여당이 단독으로 60%에 달하는 의석수를 점한 21대 국회 운영은 어떻게 될까.

21대 국회 의석수를 보면 민주당은 단독으로 국회의 기본 역할인 법률안 의결이 가능하다. 나아가 쟁점 법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종용하기 위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도 독자적으로 가능해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다.

또한 대법관·국무총리 등 국회의 임명동의안이 필요한 안건, 국회의장 선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결 등의 사안도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마음만 먹으면 국회에서 개헌 의결(국회의원 3분의 2 동의, 200명)을 제외한 모든 게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선거는 이번이 끝이 아니다. 2년 뒤 차기 대선, 지방선거가 열리는 만큼 국민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상황에서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경우 다음 선거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권한이 커진 만큼 책임도 커졌다는 것을 민주당도 인지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미래 준비 선거대책위원회의 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보면 승리의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21대 국회를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국회, 일하는 국회, 국민을 통합하는 국회로 만들 책임이 온전히 민주당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소속 의원들을 향해 "지금 민주당은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라며 "국정을 맡은 무거운 책임감을 먼저 가져야 한다. 더욱 겸손한 자세로 민심을 살피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각별하게 조심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도 "국민께서 저희에게 많은 의석을 주시면서 크나큰 책임을 안겨주셨다"며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기억하며 늘 겸손한 자세로 품격과 신뢰의 정치, 유능한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 준비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21대 총선 승리에 대해 국민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 준비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21대 총선 승리에 대해 국민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일각에선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는 상황에서 21대 국회에서도 협치가 사라지고, 일방적 국회 운영의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21대 국회에서는 여당이 마음대로 국회를 운영해도 야당이 제어할 힘이 없다"며 "현실적으로 여당의 일방적 독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이어 "민심이 여당을 밀어주자는 것으로 확인된 상황에서 미래통합당은 여당의 행보를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통합당은 외부 투쟁보다는 내부 정비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중진의원들이 연석회의 등을 통해 중심을 잘 잡고 빠르게 당을 다시 세워 제대로된 야당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여당의 의지대로 국회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다만 이제는 야당 탓을 할 수 없다. 잘못하면 본인들이 (다음 선거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0대 국회에선 1·2당 외에 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이 중간정당으로 여야 충돌이 심할 때 절충안을 내고 타협점을 찾으려 노력했는데, 이제는 그런 정당이 없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국정운영을 잘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치평론가는 "국민의 압도적 지지는 그만큼 기대를 한다는 것으로,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기대치가 더 높아졌다는 뜻"이라며 "기대치가 채워지지 않으면 실망감도 커질 것이다. 조만간 대선도 있는 만큼 여당이 알아서 국민 눈치를 살피면서 국회 운영을 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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