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결과에 크게 놀라지 않아, 난 여기까지…"[더팩트ㅣ국회=이철영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16일 총선 패배와 관련해 "솔직히 아쉽지만, 꼭 필요한 만큼이라도 표를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기자회견에서 "정부 여당을 견제할 작은 힘이나마 남겨주셨다. 야당도 변화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전국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예상보다 한참이나 적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김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얻기에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걸 인정한다.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한 것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의 마음을 잘 새겨서 야당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저는 문재인 정부가 나라를 옳지 않은 길로 끌고 가고 있다고 본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국민이 이 정부를 도우라고 요구한 만큼 야당도 그 뜻에 따를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코로나 경제 위기는 정부가 최대한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야만 극복할 수가 있다. 전례 없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야당의 지적과 요구에도 귀 기울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 아무리 부족하고 미워도 나라의 앞날을 위해 야당은 살려주셔야 한다. 부탁드린다. 지난 20일간 성원해 주신 것은 마음에 간직하겠다"고 덧붙였다.
통합당은 선거 참패로 당장 지도부가 전원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가는 것 아니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그는 "비대위 얘기가 벌써 나와요? 그런 얘기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히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의 참패에도 크게 놀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당에 오기 전부터 늘 얘기하던 게 있었는데 선거하는 과정에서 좀 변화를 시켜볼 수 있을까 했는데 그게 변화하지 않는 결과가 그대로 반영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선거 패배의 본질이 어디 있는지는 앞으로 통합당을 다시 일으킬 사람들이 잘 분석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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