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원내 군소정당들이 총선 직전 마지막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1당, 2당이 결정된 가운데 이들 중 3당 교섭단체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용희·배정한·이덕인·남윤호 기자 |
정의·국민·민생 마지막 유세 관전 포인트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국민의당·민생당·정의당 등 군소정당이 21대 국회 제3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막판 선거 유세에 열을 올렸다.
정의당은 창원성산에서 여영국 후보와 심상정 대표가 지지를 호소했고, 민생당은 '호남 싹쓸이 경계론'을 꺼내들었다. 국민의당은 국토종주를 마무리하며 대국민 발표식을 가졌다.
이날 오전 심 대표와 여 후보는 창원 성산구 선거 유세에 나섰다. 시민들을 만난 후 심 대표는 "오늘 유세 마지막 날 첫 일정을 여 후보 선거 지원으로 시작한다"며 "창원성산은 권영길, 노회찬, 여영국으로 이어지는 진보정치 1번지다. 전략투표로 반드시 여 후보를 당선시켜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전투표가 끝난 지금 1당도 결정됐고, 2당도 결정됐다. 집권여당은 압승을 전망하면서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집권여당에 한 석을 더 주는 것 보다 노동자를 대변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국회에서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여영국 후보를 성산구민들이 꼭 당선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심 대표는 이날 최근 정의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비례의석 몇 석을 탐해서 만든 '일회용 떴다방 정당'이 아니라 20년 동안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해온 정당이 정의당이다"라며 "21대 국회에서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고 개혁의 마지막 보루로서 정의당이 꼭 교섭단체 되어야 한다는 격려의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은 총선의 유일한 변수는 제3당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다. 이것이 21대 국회의 성격을 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비례의석 몇 석을 탐해서 만든 '일회용 떴다방 정당'이 아니라 20년 동안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해온 정당이 정의당"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2일 고양시갑 공식 선거운동 출정식에 나선 심 대표. /이덕인 기자 |
창원성산은 진보 진영 후보 간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여 후보와 이흥석 민주당 후보, 강기윤 통합당 후보의 삼파전이 됐다. 지난 5~7일 창원KBS가 의뢰해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결과 여 후보가 31.3%, 강 후보 31.0%, 이 후보 21.4%로 오차범위 안에서 '박빙'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성산구 거주 18세 이상 남녀 500명(유무선)을 무작위추출로 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로 응답률은 21.9%. 자세한 내용은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위원회 누리집 참고.)
정의당은 경기 고양시갑, 인천 연수구을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됐지만, 민주당·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갖는 20석을 얻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민생당은 민주당의 '호남 싹쓸이'를 경계하며 막판 표심 결집에 나섰다. 지난 10일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오른쪽)이 권혁문 용산 국회의원 후보(왼쪽)를 지원유세하는 모습. /이덕인 기자 |
민생당은 진보 텃밭인 호남에서 '민주당 몰빵'을 견제했다.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호남 싹쓸이' 만큼은 안 된다. 호남의 '민주당 몰빵'은 자살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위원장은 "압도적 지지는 오히려 집권여당을 오만하게 만들고, 이들이 호남을 배신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잡은 물고기에게는 밥을 주지 않는 것이 기득권 정치의 생리"라며 "오만한 '친문' 정부와 집권여당이 정신차리라는 뜻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로 기호 3번 민생당에 한 표를 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손 위원장은 비례위성정당 창당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출했다. 그는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법리에 따라 위성정당의 위헌성이 인정된다면 위성정당을 찍은 표는 사표가 될 것"이라며 견제하기도 했다.
이어 "비례대표 후보를 내기 위해서는 최소한 원내교섭단체 정족수인 20인 이상의 지역구 후보를 내는 정당 만이 비례대표 후보를 낼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위원장은 거듭 선거법 개정과 의원수 확대 등을 언급하며 "의원 정수를 330명으로, 또는 정치학회와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한대로 360명, 또는 그 이상으로 늘려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도 살려야 한다"고 했다.
400km 국토대종주를 마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 행동으로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언행일치'를 강조했다. 안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비례대표 후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국민의당은 공식 선거운동 전날인 지난 1일 시작한 국토대종주의 마지막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 대국민발표로 맺음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언행일치'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안 대표는 "지난 4월 1일 여수 이순신 광장에서 출발한 430km 천리길 국토대종주를, 드디어 이곳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마쳤다"며 "국토 종주의 처음과 끝을 오로지 국민을 위해 싸운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기리며 마무리 짓고 싶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안 대표는 국토종주 전 대구에 내려가 의료자원봉사에 나서는 등 모습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3월 말 서울로 돌아온 안 대표는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후 선거운동 대신 여수부터 서울까지 국토대종주를 택했다. 안 대표는 평소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 등 꾸준히 달리기를 해왔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이 이겨야 싸움만 하는 정치를 바꾸고, 일하는 정치, 국민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정치를 실현할 수 있음을 거듭 확인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비례대표 후보들을 향해 "저는 이번 저의 국토대종주가 비례대표 후보들에게 진정한 공익을 위한 정치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앞으로 어떤 고난과 유혹이 있더라도,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처음 세운 뜻과 국민들께 드린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을 여러분들에게 행동으로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진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안 대표는 "이제 국민의당 후보들은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정치인의 '말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안다. 국민의당 후보들은 정치의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국민들이 계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천리 길도 마다않고 달려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비록 몸은 상처입고 지쳐있지만, 저 안철수는 더 단단해져서 돌아왔다"며 "내일 정당투표는 기호 10번 국민의당에 꼭 투표해 달라. 정치가 바뀌고 국민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26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하지만 다른 군소정당들과 마찬가지로 거대 양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으로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다만 최근 미래통합당과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중도 보수 표심이 국민의당으로 향할지 주목된다.
안 대표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미래통합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통합당과 함께 공수처법을 개정할 것이냐'는 물음에 "국민의당 공약이 공수처법 개정이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에 동참한다면 어떤 당이라도 함께 손을 잡고 법을 통과시키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군소정당들의 정당득표율에 관심이 몰리는 가운데 원내 3당을 어느 정당이 차지할지 주목된다. 비례대표 정당 투표는 투표 용지 길이 문제로 수기 개표될 예정이다. 때문에 지역구 개표 결과는 16일 새벽, 비례대표 개표 결과는 같은 날 오후에나 나올 전망이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