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4·15 총선 'D-1' 승패 가를 마지막 변수
입력: 2020.04.14 00:00 / 수정: 2020.04.14 00:00
4·15 총선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과반을 기대하고 있고, 미래통합당은 개헌저지선(100석)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민주당 이낙연·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 통합당 김종인·황교안 총괄선대위원장. /김세정·배정한 기자
4·15 총선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과반을 기대하고 있고, 미래통합당은 개헌저지선(100석)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민주당 이낙연·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 통합당 김종인·황교안 총괄선대위원장. /김세정·배정한 기자

'막말·네거티브·투표율' 변수…정권 심판 vs 야당 심판 '응징표' 향방은?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4·15 총선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정권 심판론'과 '미래통합당 심판론' 구도로 요약되는 이번 선거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을 포함해 단독 과반을 기대할 정도로 내부적으로 상황을 좋게 보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개헌저지선(100석)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막판 변수로 작용할 사안을 모아봤다.

◆'막말' 자책골에 지지층 요동

당초 단독 과반을 노렸던 통합당은 선거운동 기간 막말 논란이 잇달아 터지며 직격탄을 맞았다. '세대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는 발 빠른 '제명' 조치로 파장이 확산하는 걸 최소화했지만,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가 '세월호 텐트' 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반복해서 내놓으면서 표를 깎아 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통합당 최고위원회가 13일 당 윤리위의 차 후보 '탈당 권유' 징계를 뒤집고, 직권으로 제명을 결정했다. 하지만 보수진영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차 후보 제명 소식이 전해진 후 통합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몇 시간 만에 강성지지층이 대거 몰려 '차 후보 제명을 철회하라'는 수백 건의 글을 올렸다.

민주당도 막말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김한규 민주당 서울 강남병 후보의 SNS 단체 오픈 대화방에는 이날 "부모님이 어르신들이 2번 후보에게 마음이 있다면 투표를 안 하도록 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선거운동 행동강령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김 후보 캠프 측은 "해당 글을 쓴 사람은 공식 선거운동원이 아님을 확인했다"며 "게시물 작성자의 행위를 중지시켰고, 모든 메시지의 삭제 및 중지를 요청했다"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통합당 측은 "공식 선거운동원이 아니면 왜 활동 중지를 시켰나"라며 "전형적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또한 김남국 민주당 경기 안산단원을 후보는 지난해 연애·성 관련 팟캐스트에 출연해 여성 비하에 동조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민주당의 형제정당을 자처하는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에선 정봉주 최고위원이 지난 12일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원색적 비난 발언을 한 게 논란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정 최고위원은 하루 만에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며 사과했지만,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4·15 총선 막판 통합당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의 세대 비하 발언,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의 세월호 텐트 관련 부적절한 발언 논란이 커지면서 통합당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윤호·배정한 기자
4·15 총선 막판 통합당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의 '세대 비하' 발언,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의 '세월호 텐트' 관련 부적절한 발언 논란이 커지면서 통합당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윤호·배정한 기자

◆막판 곳곳서 네거티브 선거전

선거 막판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네거티브전의 영향도 관심사다. 이진복 통합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10일 "n번방과 관련된 많은 제보가 있었고, 선거 중에 이를 제시하려 한다"며 "저쪽(여당)에서 터질 것이 있다. 점검이 상당히 됐는데, 주말쯤 국민들이 보시면 가증스러울 것"이라고 메가톤급 폭로전을 예고했다.

이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제발 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당 지도부는 가급적 입을 닫고 있으라"라고 제지하며 폭로는 무산됐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공개했다가 역풍이 불 가능성이 있어 차단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도 선거 막판 네거티브 공세를 경계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3일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선거대책회의에서 "막판으로 갈수록 정부·여당을 음해하려는 각종 음해보도, '아니면 말고' 식 가짜뉴스와 폭로가 더 심해질 것"이라며 "(통합당이) n번방이니 뭐니 하다 꼬리를 내렸는데, 국민이 그렇게 만만한 분들이 아니다. 선거 이후라도 잘못된 행태를 추적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각 지역구에서도 네거티브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인천 동·미추홀을 안상수 통합당 후보는 경쟁자인 남영희 민주당 후보와 윤상현 무소속 후보가 각각 허위 경력 기재, 당원 집단 탈당 조작 등의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당선되더라도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남국 후보의 여성 비하 팟캐스트 출연 논란에 경쟁자인 박순자 통합당 후보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순가담자였다고 변명하지 말고, 안산시민들에게 당장 엎드려 사죄하고 즉각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이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후보자간 고소·고발이 난무하면서 상대방 깎아내리기 공세가 펼쳐지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중앙당 차원의 네거티브는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며 "지역구에서 펼쳐지는 네거티브는 코로나19 사태로 약간의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판세를 바꿀 정도의 효과는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11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선 사상 최대인 26.69%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본투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도봉구 쌍문 4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앞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 선 모습. /이새롬 기자
지난 10~11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선 사상 최대인 26.69%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본투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도봉구 쌍문 4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앞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 선 모습. /이새롬 기자

◆사상 최고 사전투표율…본투표 영향은?

지난 10~11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11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참여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사전투표율(26.69%)이 본투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각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높은 사전투표율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신호로 보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젊은 층에서 대거 사전투표에 나서 투표율이 높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아가 본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할 것으로 본다.

반면 통합당은 투표율 자체보다 지지층의 결집도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통합당 선대위 관계자는 "적극적 지지층뿐 아니라 소극적 지지층까지 얼마나 투표소에 나오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른바 샤이 보수가 얼마나 투표장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본투표 대신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이 몰리는 사전투표를 하려는 국민이 많을 것이라 예상하기는 했지만, 사전투표율이 높아도 너무 높다"며 "본투표율까지 높아질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예년 선거 때보다는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부 심판론과 통합당 심판론으로 나뉘어 여야가 전쟁 상태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투표율이 높아지면 한쪽으로 '응징표'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고,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도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쪽으로 응징표가 몰릴지 예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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