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제14기 제3차 최고인민회의를 진행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시정연설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당시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노동신문.뉴시스 |
경제·인사 관련 내용이 나올 가능성 커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북한이 10일 제14기 제3차 최고인민회의를 진행한다. 최근 전 세계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계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위기를 뚫고 열리는 회의이니만큼 누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 가능성은 적다고 보았다.
최고인민회의는 대한민국의 정기국회에 해당한다. 북한 최고 주권 기관으로 국가정책의 기본원칙을 수립하고 주요 국가기구 인사, 예산안 승인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지금까지 총 11차례의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됐고, 지난해 4월 14기 1차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시한을 연말로 제시하며 '새로운 셈법'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제3차 최고인민회의에선 비핵화 협상, 북미대화 등 대외 메시지가 아닌 경제문제와 코로나19 방역 관련 등 내부용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8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가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시스 |
이번 제3차 최고인민회의에선 비핵화 협상, 북미대화 등 대외 메시지가 아닌 경제문제와 코로나19 방역 관련 등 내부용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곽길섭 원코리아 센터 대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난번처럼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비핵화 문제나 북미관계 관련해서 언급할 가능성은 적다"면서 "시기상으로 대외메시지가 필요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내 경제문제나 인사관련 내용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 문제 관련해 잘 대처했다고 선전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또, 외무성으로 발령난 리선권 조평통위원장의 후임을 임명한다던지 인사 관련해 의미있는 내용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는 "이 시국에 큰 메시지를 던지진 않을 것"이라며 "북미 간 물밑에서 조율과 접촉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록은 1∼2일 전에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회의 당일 등록하는 것으로 돼 있어 일정이 다소 간소화된 편"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북한 조선중앙TV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대책에 대해 방송했다. /조선중앙TV.뉴시스 |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도 통화에서 "그동안 매번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에선 시정연설있었지만, 그 이후엔 없었다"면서 김 위원장의 연설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이어,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중요한 노선에 대한 방침이 있었기 때문에 시정연설 할 필요성도 없어 보인다"면서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예·결산과 인사개편 내각의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제건설과 관련한 내용과 평양종합병원 건설 등 의료보건 관련 내용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서 언급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록은 1∼2일 전에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회의 당일 등록하는 것으로 돼 있어 일정이 다소 간소화된 편"이라며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닌가 추정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최고인민회의 참석을 앞둔 대의원들은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거나 조선혁명박물관 등 평양 시내관광을 했는데, 올해는 이와 같은 움직임과 관련 북한 공식 매체에서 보도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