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무소속'의 반란, 내가 안 되면 너도 안 돼?
입력: 2020.04.10 05:00 / 수정: 2020.04.10 05:00
대구 수성을은 홍준표 무소속 후보와 이인선 미래통합당 후보, 대구경찰청장 출신인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삼파전을 보이고 있다. /이인선 후보 SNS·뉴시스·홍준표 후보 SNS
대구 수성을은 홍준표 무소속 후보와 이인선 미래통합당 후보, 대구경찰청장 출신인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삼파전을 보이고 있다. /이인선 후보 SNS·뉴시스·홍준표 후보 SNS

대구 수성을·인천미추홀 등 삼파전…'어부지리' 나올 가능성?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21대 총선 투표지 인쇄된 가운데 수도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삼파전' 양상을 보인다. 당 공천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와 정당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지지층 표 분산'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다.

보수 진영에서도 공천에 불복한 무소속 출마자들로 표 분산 가능성이 상당하다. 심지어 당선이 불투명한 지역구도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출마한 대구 수성을, 현역 윤상현 의원과 안상수 의원이 나선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이 이에 속한다.

대구 수성을은 홍 전 대표와 이인선 통합당 후보, 대구경찰청장 출신인 이상식 민주당 후보가 삼파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선 홍 전 대표가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이인선 후보, 이상식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뒤쫓고 있다.

경북일보가 피플네트웍스에 의뢰해 지난달 30일 대구광역시 수성구(을)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홍 전 대표는 35.2%, 통합당 이인선 후보 27.8%, 민주당 이상식 후보 25.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

선거구 조정 과정에서 미추홀구와 동구가 합쳐진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에선 현역 의원 2명이 나섰다. 안상수 통합당 후보와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윤상현 후보다. 두 후보 모두 3선 중진 의원이다. 애초 이 지역 현역 의원이었던 윤 후보는 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다. 윤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복당할 정도로 개인기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에선 현역 의원인 안상수 통합당 후보와 윤상현 무소속 후보가 동시에 나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윤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단일화 등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남윤호 기자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에선 현역 의원인 안상수 통합당 후보와 윤상현 무소속 후보가 동시에 나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윤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단일화 등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남윤호 기자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윤 후보가 선두를 차지한 가운데 남영희 민주당 후보가 그 뒤를 추격했다. 안 후보는 큰 격차로 3위에 머물렀다. 경인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알앤써치에 의뢰해 3월 29~30일 이틀간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37.2%, 남 후보 29.8%, 안 후보 16.9%의 지지도를 얻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2%p)

먼저 막판까지 '삼파전'이 예상됐던 동대문을은 민 후보의 9일 후보 사퇴로 상황이 반전됐다. 당초 동대문을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민병두 무소속 후보가 출마했다. 하지만 무소속 완주 의지를 분명히 하던 민 후보가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끝까지 완주하면 3자 박빙의 대결을 예감하지만 불확실성에 몸을 던질 수는 없다"며 "3주간의 선거운동을 통해 부당한 공천을 충분히 호소했고 저의 명예도 주민들 속에서 회복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 후보는 10일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등과 함께 장 후보 지지선언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여당 지지세가 장 후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동대문을은 민주당과 통합당 후보 지지율이 박빙을 이루고 있었다. CBS, 국민일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서울특별시 동대문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 후보가 39.3%, 미래통합당 이혜훈 후보 33.5%, 민 후보 13.2%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동대문을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현역 의원인 민 후보가 19대, 20대 때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이에 따라 민심이 혼재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 동대문을 표심이 이번에도 민주당을 선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민 후보 지지자들이 민주당에 불만을 드러내며 사표를 내거나 이 후보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양당 대결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영향력이 적을 거라 전망하면서도 친정 정당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7일 오후 서울 중랑구 면목역 일대에서 김삼화 미래통합당 후보와 서영교 민주당 후보의 유세 모습. /이새롬 기자
전문가들은 양당 대결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영향력이 적을 거라 전망하면서도 "친정 정당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7일 오후 서울 중랑구 면목역 일대에서 김삼화 미래통합당 후보와 서영교 민주당 후보의 유세 모습. /이새롬 기자

이에 따라 총선까지 삼파전이 이어질 경우 어부지리로 당선을 내어주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전체적인 총선 판세가 양당 대결로 흐르는 가운데 추가적인 단일화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무소속 후보는 많지는 않지만 몇몇 지역에선 삼파전까지 분위기를 끌고 가고 있다"며 "무소속 후보가 나오면 친정 정당에 1차적으로 타격을 준다. 전체 구도는 몰라도 해당 지역에서는 친정 정당의 탈락을 끌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태일 영남대 교수도 통화에서 "대구 수성을은 계속 박빙으로 경합하고 있다"며 "한 가지 가능성은 나중에 어느 정도 득표력이 확인되면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소속 후보들은 첫째 경쟁하는 세력에게 당선을 넘겨줄 수 없다는 명분이 있다. 공천 과정도 부당했고, 본인이 무소속으로 나가지 않으면 속했던 당의 후보가 약체이기 때문에 상대당이 당선될 것이란 명분으로 하고 있다. 스스로 생각한 득표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무소속 후보들에 대해 "이미 선거가 양당 대결로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며 "어부지리로 당선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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