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7일 '전국민에게 50만원 씩 지급해야 한다'고 말한 황교안 대표를 향해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4일 경기 수원을에 출마한 정미경 통합미래당 후보와 함께 유권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고 있는 것"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주장해온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코로나19 대책으로 '전국민 재난지원금 50만 원 지급론'을 제안한 황교안 대표를 향해 "악성 포퓰리즘의 공범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7일 유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을 비난해왔던 우리 당의 대표가 4월 5일 '전 국민에게 50만 원씩 주자'고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통합당의 관련 발표 후 "누구는 받고 누구는 못받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민주당은 이때다 하고 자기들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고 나섰다"면서 "모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돈으로 국민의 표를 매수하는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정책을 가장 앞장서서 막아야 할 정당은 건전보수 정당"이라며 "그런데 건전보수 정당을 자임하는 미래통합당이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범여권 및 통합당이 속속 재난지원금 관련 발표를 내놓는 것을 두고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은 허경영 씨가 만든 정당으로 국가 예산을 절약해 20세 이상 국민에게 1인당 150만 원의 국민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등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유 의원은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코로나 경제공황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아무리 급해도 원칙을 세워서 한정된 재원을 사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기획재정부의 원안으로 여야 모두 돌아갈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선거 직후 2차 추경으로 소득 하위 50%에게 지원금을 하루속히 지급하자는 것"이라며 "이 정도의 대책으로 저소득층의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기에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3차 추경에서 지원금과 범위를 확대할 수도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하위 50%에 100만 원을 일률 지급하면 소위 문턱효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를 바로 잡는 방법은 계단식(sliding)으로 지급하는 것"이라고 했다.
계단식 방식은 하위 0∼20%는 150만 원, 하위 20∼40%는 100만 원, 40∼50%는 5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유 의원은 "계단식 지원은 일률적 지원보다 형평과 공정에 더 부합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의 방식"이라며 "지원금을 못받는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덜어드리고 전 국민에게 '코로나 사태로 제일 어려운 분들에게 국가가 따뜻한 도움을 드리자'는 호소를 드릴 수 있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수도권을 주심으로 후보자 지원 방문에 나서고 있는 유 후보가 당의 방침에 대해 입을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진 않지만 이번주부터 강원, 충청, 경남권으로도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