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내가 왜 홍새로이인지?' 등 이색 선거 유세 눈길
입력: 2020.04.07 05:00 / 수정: 2020.04.07 05:00
대구 수성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로 변신했다. /홍 전 대표 인스타그램 갈무리
대구 수성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로 변신했다. /홍 전 대표 인스타그램 갈무리

후보들, 굴착기·가마니까지…"알려야 산다"

[더팩트|문혜현 기자] 21대 총선을 앞두고 각 지역구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독특한 소품과 이미지를 동원한 '이색 선거운동'이 눈길을 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 생활화도 시민들에 가까지 다가갈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코로나19로 거리와 공원에도 한산해 선거 유세 활동은 극히 제한적이다. 후보자들과 선거운동원도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유세할 수밖에 없어 정치신인은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후보자들은 독특한 선거운동 방식으로나마 시선 끌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온라인상에서도 후보자들은 열띤 홍보전을 이어가고 있다. 평소 SNS를 소통 창구로 이용 중인 대구 수성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인기를 끈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를 패러디했다.

그는 지난 5일 인스타그램에 '홍새로이'라는 캐릭터를 공개하며 드라마 속 박새로이란 캐릭터와 자신의 모습을 빗대 표현했다. 홍 전 대표는 △유년시절 아버지께서 누명으로 억울한 일을 당함 △권력형 비리에 대항하기 위해 검사의 꿈을 가짐 △검사의 꿈을 이루어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으며 강인한 이미지로 대통령급 정치인으로 성장한 것을 박새로이와의 공통점으로 꼽았다. 홍 전 대표는 앞으로도 '수성을 클라쓰' 인스타계정을 통해 정책 관련 카드뉴스를 홍보할 예정이다.

4·15 총선 선거운동 열기가 달아오르는 가운데 각 후보들의 이색 선거운동에 유권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김용진 후보 캠프 제공
4·15 총선 선거운동 열기가 달아오르는 가운데 각 후보들의 '이색 선거운동'에 유권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김용진 후보 캠프 제공

지난 5일 경기 이천시 김용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게에 가마니를 얹고 거리로 나섰다. 밀짚모자를 쓰고 곳간 지기 복장으로 나선 김 후보는 "500조의 사나이 이천시민의 곳간을 채우러 왔다"며 관고 전통시장, 설봉공원 등지를 다니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서울 성북을에 출마한 민중당 편재승 후보는 지난 3일 굴착기를 몰고 성북구 미아사거리에 등장했다. 건설노동자라는 특성을 살려 홍보에 나선 편 후보는 '갈아엎자! 불평등!'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같은 날 인천에선 이행숙 무소속 후보가 말을 타고 선거구를 돌며 '총선 출정식'을 갖기도 했다.

독특한 형태의 마스크도 유권자들의 눈길을 끈다. 송영길 인천 계양구을 민주당 후보는 최근 안경처럼 쓸 수 있는 투명 마스크를 쓰고 선거 유세에 나섰다. 일반 마스크와 달리 투명 창이 얼굴 전면을 가리고 있어 얼굴을 가릴 염려도, 감염 우려도 없다.

송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후보 주변 지인이 '이런 게 있다'며 추천해줬다. 투명한 막 두 개가 들어있어, 소독제를 뿌려 닦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마스크는 시중에서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인천 계양구갑 후보는 최근 독특한 마스크를 쓰고 유세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국민지킴유세본부 라떼는!유세단 일정으로 인천 선거유세에 나선 송 후보. /뉴시스
송영길 인천 계양구갑 후보는 최근 독특한 마스크를 쓰고 유세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국민지킴유세본부 '라떼는!유세단' 일정으로 인천 선거유세에 나선 송 후보. /뉴시스

이외에도 각종 유명 로고송, 패러디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피력하는 온라인·오프라인 선거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 매우 절박한 상황"이라면서도 "그게 성의 있다고 보여지진 않는다"며 엇갈린 평가를 했다.

이현출 건국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전국에서 동시에 선거가 벌어지니 어쨌든 유권자 기억에 남는 선거 캠페인을 해야 한다"며 "유권자들은 후보자가 많아서 이름도 기억하기 어렵다. 우선은 지명도가 있어야 한다. 그것을 높이기 위해서 이색 캠페인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다음 (캠페인이) 좋은 이미지로 연결되면 표가 될 수 있다"며 "후보들은 매우 절박하니까 아이디어를 짜내는 거다. 당장 이름을 알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맥락에서 튀는 기법들이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통화에서 "좋은 현상은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박 교수는 "다들 '코로나 병'에 걸린 것"이라며 "자기 자신을 보일 수 있는 수단이 제한돼서 나타나는 것에 불과하다. 그것이 이색적이고 성의 있다고 보여지진 않는다. 코로나 장벽에서 나온 여러 가지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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