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동작을 미래통합당 후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섞여있는 '감칠맛'에 가까웠다. 주민들은 지난 6년 간 나 후보의 행적을 돌아보면서 향후 기대감이나 비판적인 인식을 모두 드러냈다. /나경원 후보 페이스북 |
보수 vs 진보, 진영 대립 '팽팽'…장외투쟁·구설수 '돌파' 과제
[더팩트|동작을=문혜현 기자] 동작을 주민들에게 21대 총선은 '평가적 성격'이 강하다. 어느 지역구나 마찬가지겠지만 '격전지'로 꼽히는 동작을 역시 재개발 이슈와 학군, 부동산 정책 등의 키워드를 놓고 누가 더 주민들의 숙원을 해결해줄 적임자인지에 대해 저울질에 한창이다.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56) 역시 전국적 인지도와 지역구 활동을 내세워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동작을 유권자들은 나경원 후보의 정책·중앙정치·지역구 활동 면 등을 들여다 보며 보다 '까다로운 입맛'으로 나경원 후보를 평가하고 있다. 현역 의원의 익숙함과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나 후보에 대한 친근감을 드러내고 있는가 하면 동작대로 지하화 등 풀리지 않는 지역구 문제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 주민들은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판사 출신의 나 후보는 6년 간 동작을 국회의원을 지낸 4선 중진 의원이다. 2011년 서울시장 출마 때부터 인지도를 높여 지난해엔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중앙 정치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알렸다. 무엇보다도 20대 국회 '패스트트랙 사태'의 정점에 서서 현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와 투쟁에 열을 올린 바 있다.
인지도와 정책면에서 현역 의원인 나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여론조사는 예상 밖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28일부터 29일까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 의뢰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 후보는 36.6%, 상대편 이수진 민주당 후보는 48.5%를 얻으며 11.9%p에 달하는 격차를 보였다. (서울 동작을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3명 대상, 응답률 : 17.1%,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따라 나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사실상 '험지 출마'를 한 셈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작을은 도제1동, 흑석동, 사당제1동, 사당제2동, 사당제3동, 사당제4동, 사당제5동을 아우르는 지역구로 이전부터 호남·충청 인구가 대부분을 차지해 진보 성향이 강하다. 주로 빌라, 주택과 같은 주거지 비율이 서울에서 가장 높아 서민·중산층이 많았다.
하지만 동작을은 18대부터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에 이어 19대 재보선부터 나 후보를 선택하면서 보수 정당 후보에게 표를 줬다. 그 배경에는 동작구 흑석 뉴타운 등 재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재개발이 진행되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유입된 고학력·저연령 인구들이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면서 보수 정당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동작을은 대표적인 격전지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사법농단을 폭로한 이수진 전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가 나섰기 때문이다. 보수와 진보의 표심이 양분됐지만, 정책 관심도도 높은 동작을 주민들은 나 후보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더팩트>는 지난 3월 30일 남성역 골목시장과 대림아파트, 남성사계시장과 현충원 둘레길, 흑석동을 찾아 유권자들을 만났다.
남성역 골목시장은 나 후보의 캠프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그때문인지 이곳 상인들은 나 후보를 자주, 오랫동안 지켜봐오면서 친분을 쌓은 이들이 많았다. /문혜현 기자 |
◆ "눈도장 중요"…'선한 인상' 나경원, '구설수'는 약점 |플레이팅 ★★★☆☆
"나경원 후보는 가끔 와서 인사도 하는데 다른 분들은 처음 본 얼굴이 많다. 여기는 옛날 동네라 어르신들이 많아서 눈도장이 중요하다."
바닥 민심을 꼼꼼히 훑는 '모범생' 스타일인 나 후보를 주민들은 "익숙한 맛"으로 기억했다. 온화한 얼굴로 밝은 미소를 보이며 지역구 곳곳을 누비는 나 후보는 익숙하지만 '감칠맛'을 내는 별미처럼 호감을 이끌어냈다.
나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남성동 골목시장에서 만난 채소가게 주인은 '나 후보를 아느냐'는 물음에 "안다. 국회의원을 몇 년 했는데 (모르겠나). 나는 그 사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그래서 전번에 왔을 때 내가 '그렇게 안 돌아다녀도 이참에도 될 거다'라고 하니까 '긍정적이다'라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함께 가게를 운영하던 40대 여성도 "나 후보는 때 되면 오고, 몇 달에 한번 오고, 자주 오면서 아주머니들과 악수도 한다. 다른 국회의원들 보면 선거철 때 한 번 오고 만다"며 "어르신들한테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눈에 찍히는 사람이 낫지, 선거철만 얼굴 비치는 건 아니다"고 거들었다. 그는 "(나 후보가) 말실수를 많이 하셔서 그렇지, 이것 저것 많이 하셨다. 남들이 한다고만 했던 공약이 실제로는 안 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나 후보 오고 나서) 됐다"고 설명했다.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60대 여성도 "나 후보가 (시장에) 자주 나온다"며 "첫인상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와서 인사도 하고, 장사가 잘 되느냐고 묻더라"며 "잘 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나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묻는 물음에 곁에 있던 50대 남성은 "여기서 오래 (의원) 했는데 아무래도 유리하지 않겠느냐"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나 의원은 평소 골목시장을 자주 돌며 지역민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엔 소독약을 묻힌 수건으로 상가 손잡이를 닦으며 방역 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남성사계시장에서 어묵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여성 상인은 "저분(나 후보)이 시장에 열정을 갖고 계시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평소 나 후보가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진 가게 주인은 처음엔 나 후보를 좋게 보지 않았다. 그는 "제가 개인적으로 보기엔 욕심이 많은 것 같다. 정치적으로 보면 남성(사계)시장을 욕심내서 최대한 살리고 싶다는 열정이 보인다"며 "개인적으로 자주 보다 보니 처음엔 무시했는데, 일하시는 걸 보게 되잖나. 저분이 열정을 갖고 계시구나 했다"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어 "당색을 떠나서 같은 여자 입장으로서 우리를 대표하며 나가계시니 좋다. 남자 의원보다는 여자를 더 잘 대변할 수 있다"며 고 호평했다. 또 "여기(시장)만은 당을 떠나서 우리랑 교류하다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선거철에도 나 후보가 여기 5번 온다면 다른 분들은 한 번 온다"며 지금도 민주당에서 나오는 걸 보면, 그분은 2번 봤다. 나 후보는 10번 가까이 봤다. 그러면 여기를 더 신경 써주는 것 같지 않나. 우리도 우리를 신경 써주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일부 주민들은 나 후보의 원내대표 시절을 회상하며 "말을 험하게 한다"는 이미지를 떠롤리기도 했다.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사태 당시 원내대표를 맡았던 나 후보의 모습. /임세준 기자 |
동작을에선 대체로 나 후보에 대한 긍정평가가 이어졌지만, 첫인상과 별개로 평소 발언이나 행보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는 주민들도 있었다. 별미에도 호불호가 갈리듯 진보 지지 성향의 유권자들은 나 후보에 비판적인 시선을 던졌다.
골목시장 현대화 사업 이전부터 있었던 방앗간 주인은 "나 후보가 말이 많지 않았느냐"라며 "고소도 그렇게 11번, 12번 당한 상태에서 제가 느끼기에 좋은 이미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나 후보는 앞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으로부터 각종 의혹과 관련해 11차에 걸쳐 고소당한 바 있다. 그는 "미디어에 비치는 모습이 조금 그렇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며 "(아들 특혜 의혹 등에 대해서도) 결국 확실히 이야기하지 않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남성사계시장에서 50년간 청과 납품업에 종사한 70대 남성은 나 후보에 대해 "국회에서 험한 일만 한다"며 혹평했다. 그는 "황교안 통합당 대표도 그렇고 처음부터 국회에서 데모하고, 지방을 다니며 선거유세밖에 더했느냐"라며 "국민들 다 그렇게 생각한다. 현 정권 심판이 아니라 야당 심판이라고 많이들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4월 국회를 보면서도 욕을 했다"며 "국회에서 싸우기만 하고, 서로서로 의논해서 국민 위해서 일하면 될 일인데 대화 한 번을 안 했다"고 꼬집었다.
현충원 둘레길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나 후보의 친일 논란을 거세게 비판햇다. 그는 나 후보가 원내대표 시절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남긴 방명록과 관한 논란, 수출규제 문제를 지적하며 '우리 일본'이라고 발언했던 사례 등을 들며 맹비난했다.
그는 "처음에 중구에서 여기로 왔을 때는 신선했다. 하지만 여기가 다 개발되고 난 뒤에 소득과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살게 되면서 이제는 분명히 (나 후보가) 안 된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이번 총선 슬로건으로 '강남4구 일류동작'을 내걸고 지역 개발과 학교 유치, 보유세 부담 완화 등 공약으로 민심 공략에 나섰다. 동작구 남성역 인근에 위치한 나 후보 선거 캠프. /문혜현 기자 |
◆ 교육·교통·경제 현안 필살 공략…'강남 4구' 먹힐까 |레시피 ★★★★☆
나 후보는 현역 의원인 만큼 확실하고 노련한 '깊은 맛'을 냈다. 하지만 단골 메뉴에 싫증을 내는 손님이 있듯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도 있었다. 나 후보는 지난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강남 4구 동작'을 슬로건으로 도시개발 공약을 내놨다. 그는 '교육·문화·경제밸리' 완성을 목표로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 및 명문 여고 신설 검토, 한강 인접권 강화 : 한강변 수변 보행네트워크 조성 연계, 이수~과천 간 복합터널 추진 공약 등을 전면에 세웠다.
나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역세권 개발에도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 사당4동 뉴딜사업에는 총 사업비가 260억원 규모(국비 약 100억원)이고, 2020년엔 21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며 "해오고 있던 시장 현대화 사업도 중기부와의 협업을 통해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래통합당의 총선 공약으로도 발표된 '부동산 보유세 및 거래세 부담 완화'를 통해 흑석동 재개발구역 주민들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통합당은 총선 공약집에서 부동산 관련 공약을 '자유시장 내 집 마련'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할만큼 공을 들였다. 통합당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를 60%로 회복하고 최초 자가주택 구입자나 실거주 목적의 일시적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도 공약에 추가했다.
동작을 주민들은 먼저 나 후보의 교육 관련 레시피에 높은 만족도를 갖고 있었다. 동작초등학교 인근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나 후보 같은 사람은 학교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여기 초등학교 예산 지원 등에 많은 일을 해주고 있다. 지역으로서는 도움을 받긴 받는다"며 "정치적인 지역구 활동을 상당히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역구 주요 현안으로 '학군'과 '개발'을 꼽았다. "우리 조카도 사당동에 살면서 신림동 사거리 넘어서 학교를 다녔다. 여기 남자아이들은 운이 없으면 관악으로 간다. 동작구에 있는 사람이 누가 거기에 가고 싶겠느냐"며 "방배동 쪽은 빌딩이 잘 올라갔는데 우리는 이상한 5층, 6층만 있다. 재개발과 상업지역 개발은 정말 주장해야 한다. 필요하니까. 나한테 이익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적한 동작구 흑석동 흑리단길.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인구는 더욱 줄었다.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흑석동은 어려워진 경제 상황과 부동산 개발 공약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문혜현 기자 |
이외에도 동작을 주민들은 이수~과천 간 복합터널(동작대로 지하화)와 흑석동 재개발 문제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흑리단길(흑석동 문화의 거리)에서 만난 30대 남성은 "기본적으로 현 정권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탁상공론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 동네는 그쪽(부동산)에 관심이 많아서 나 후보가 그부분을 잘 읽으면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흑석동 인근에서 만난 부동산 중개업자는 정치 자체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면서도 최근 달라진 지역구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요즘 흑석동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 나 후보가 흑석동에서 크게 잘한 건 없는데, 그래도 이수진 후보보다는 나을 것 같다"며 "3구역에서 많이들 이사를 가고 아파트가 되면서 조금 바뀌는 게 있는 것 같다. 제 판단으로 나 후보가 더 앞설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요즘 흑석동 젊은 사람들도 조금 변한 것 같다"며 "한 20대, 10대부터 참정권을 가진 친구들을 보면 '이야 옛날엔 우리 아버지가 돈도 잘 줬는데, 요즘엔 돈 좀 달라고 해도 주지 않는다. 힘들다'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면 조금 변한 것 같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도 보수는 아니다. 하지만 현 정권이 너무 답답하다"며 "저는 돈 준다는 것(코로나19 긴급지원)도 반대하는 사람이다. 차라리 그 돈으로 기업을 살려야 한다. 너무 어렵다. 이 상태로 가선 삼성도 무너질 수 있다. 대한민국이 먹고 살수 있는 게 기업 때문이다. 기업이 수출을 안 하면 다 망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나 후보가 국회의원 임기 중 이어온 '토요데이트', 민원 간담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낸 이도 있었다. 현충원 둘레길 인근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60대 남성은 "매주 토요일 동·주민센터 같은데서 주민을 모아 간담회를 연다. 그정도면 잘한 것"이라며 "악수만 하고 다니면 되는가. 여러 동의 주민들을 데려다놓고 무엇이 불편한지 듣는 게 얼마나 잘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처음 하는 사람한테 맡겨놓으면 더 엉망이다. 경험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저는 여기서 오래 살았지만 처음 와서 터를 잡고 몇 년 동안 불편한 점, 애로사항 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해야 한다. 그냥 전략공천이라고 해서 오면 어떡하나. 나는 (상대편) 이름도 잘 모른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동작을의 현역 의원이지만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만큼 진영 대결의 양상이 확연히 드러났다. 주민들은 격전지로 분류된 동작을에 쏟아진 관심에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나경원 후보 페이스북 |
◆ "달라진 게 없다" 쓴소리도…진영 vs 능력, 선택은|리오더 ★★☆☆☆
동작을 역시 진영 대결의 성격이 짙게 나타났다. 현 정권에 대한 불만과 야당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뒤엉켜 다양한 리오더가 쏟아졌다. 일각에선 "6년 동안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남성사계시장에서 만난 80대 여성은 "사람들이 뭐라고 하냐면, 세금을 너무 많이 매기고 올려서 죽겠다는 것"이라며 "먹고 살 것도 없고 방도 세놔서 겨우 사는데, 그것도 세금을 물린다. 그걸 욕하는 거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현정부와 진보 진영에 적대감을 드러내며 "국회의원도 너무 많다"며 "비례정당은 또 뭔가. 정신이 없어서 뭐가 뭔지도 모른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국민은 몰라도 된다'고 발언했더라.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왜 국민이 몰라야 된다고 말하나"라고 비난했다.
반면 곁에 있던 40대 여성은 "나 후보가 해놓은 게 뭐가 있느냐"라며 "옛날엔 좋았는데, 지금은 별로 한 게 없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다 나 후보를 찍었을 거다. 하지만 지금 한 게 뭐가 있나. 매일 쌈박질만 한다"고 비판했다.
한 유권자는 동작을 자체가 '격전지'로 분류된 점을 두고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동작초등학교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제가 여기서 40년 가까이 살았다. 그런데 어느날 여기가 서울 시장이나 대선급 주자들만 오는 데가 됐다. 낙하산 공천이다. 그래서 우리는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라며 "왜냐하면 여기는 아주 평범한 지역이다. 그런데 의원 한 번 쏙 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고, 평범한 동네를 자꾸 격전지로 분류시켜서 우리를 피곤하게 만든다"고 성토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가족과 지인 모두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그는 정부가 내놓은 '긴급지원대책'에도 쓴소리를 내놨다. 해당 주민은 "4인 가족에 100만원은 애들 장난치는 것 같다. 180조는 풀어야 한다"며 "서민뿐 아니라 기업을 망하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결혼을 앞둔 딸아이 회사가 지난 번 일본 수출규제 때부터 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 지원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 동작을 주민들은 다양한 리오더를 내놨다. 시장 상인들은 저마다 사정을 털어놓으면서도 "힘든 사람들을 조금 더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문혜현 기자 |
일부 유권자들은 어려운 현실에 대한 넋두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남성사계시장 청과가게 주인은 "서민을 돌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기 재래시장 살려준다고 많이들 애를 쓴다"면서도 "서민들 못 사는 사람들, 그 사람들 좀 돌봤으면 좋겠다. 여기 서민들은 자식이 있으면 돌봐주지 않는 사람도 있다"며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했다.
남성 사계시장 어묵집 사장도 "국회에서 보이지 않는 바닥 민심을 직접 와서 읽어야 한다"며 정치인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이 시장 상황은 눈으로 와서 봐야 한다. 책상에서는 풀 수 가 없다"며 "배운 사람들은 와서 겪어봐야 안다. 솔직히 국회에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코빼기도 안보여서는 시장 활성화를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채가게 상인은 "지자체가 힘든 사람들을 조금만 보듬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조금 편히 살지 않겠나"라며 "서로가 필요 있게 사는 것, 없으면 갈라먹고 사는 것. 그거 외엔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다"고 밝혔다.
6년. 조리시간이 길었던 만큼 나 후보를 향해선 '충분하다', '그래도 부족하다', '싱겁다', '하던 사람이 해야 한다'는 등 평가가 줄을 이었다. 재개발과 그에 따른 인구이동으로 민심 변화의 중점에 서 있는 동작을 유권자들은 '바꾸겠다'고 호소하는 나 후보의 손을 얼마나 잡아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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