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김철근 "'인생 고향' 강서병엔 '철근'이 필요해"
입력: 2020.03.31 05:00 / 수정: 2020.03.31 05:00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강서병 후보로 출마하는 옛 안철수계 김철근 후보는 30일 <더팩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생고향 강서에서 일 잘하는 후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워 선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강서구=임세준 기자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강서병 후보로 출마하는 옛 안철수계 김철근 후보는 30일 <더팩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생고향 강서에서 일 잘하는 후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워 선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강서구=임세준 기자

호남 출신 보수정당 '일 잘하는' 후보로 승부

[더팩트ㅣ강서구=이철영·허주열 기자] "원래 여기가 복이 많은 집이다. 참복(자주복)을 파는 가게였으니까요~."

'미래통합당 서울 강서병 후보 김철근(52)'. 이 타이틀을 얻기까지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민주당 계열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지난 2004년 강서을 17대 총선에 출마했던 김 후보는 당시 노현송 열린우리당 후보(45.52%), 은진수 한나라당 후보(42.17%)에 밀려 3위(7.51%)로 낙선했다.

이후 16년이 흐르는 동안 김 후보는 정치적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점점 단단해졌다. 19·20대 총선에서 각각 전남 고흥·보성(무소속)과 서울 구로갑(국민의당)에 출마했다가, 또다시 낙선했다.

2012년부터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인연을 맺고 최근까지 8년가량 중도·실용주의 정치 실험에 적극 참여했다. 지난달 말 지역구 후보를 배출하지 않기로 한 안 대표를 떠나 문재인 정부 심판에 일조하기 위해 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긴 김 후보는 짧은 기간 새로운 지역에서 경선에서 승리해 통합당 후보로 강서병에 출마한다.

김철근 통합당 강서병 후보가 자신의 정치 여정을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임세준 기자
김철근 통합당 강서병 후보가 자신의 정치 여정을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임세준 기자

◆신혼부터 20년 산 지역…이후에도 자주 찾은 익숙한 곳 '강서'

김 후보는 30일 '복이 많은 곳'이라는 지역구 사무실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강서는 인생고향"이라고 강조했다. 신혼 초부터 염창동·가양동·등촌동에서 20여 년을 살았고, 큰 아이는 초·중·고교를 이 지역에서 나왔다고 했다.

또한 그의 젊음과 열정이 머물렀던 곳인 만큼 이사를 한 뒤에도 지인들과 함께 강서를 자주 찾아 술잔을 기울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다시 강서에서 출마하리라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김 후보는 "다시 강서에 출마할 것으로 생각해 지역을 떠난 후에도 자주 이곳을 찾았던 것은 아니다"라며 "신혼 때부터 20여 년을 살았고, 맛집도 많다. 이곳이 너무나 익숙해서 지인들과 자주 찾았다"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그가 떠났던 시기 강서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2009년 9호선 개통 이후 젊은 층의 거주가 늘었고, 마곡지구 개발로 인구가 늘어나 20대 총선부턴 지역구도 새로 생겼다. 이전 강서갑에 속했던 등촌2동, 화곡본동, 화곡4·6동과 강서을에 속했던 가양3동, 등촌1동, 염창동을 합친 강서병이 신설된 것이다.

강서병 20대 총선에선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3.54%를 득표해 유영 새누리당 후보(32.27%)와 김성호 국민의당 후보(20.59%)를 제치고 당선됐다. 당시 한 의원은 야당 후보 난립에 김 후보와 후보통합 논의를 하다 무산됐지만, 압도적 표 차로 보수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김철근 후보는 지난 30일 등촌역 인근 지역 사무실에서 <더팩트>와 만난 자리에서 호남, 국민의당 출신이라는 점과 보수정당 후보라는 강점을 앞세워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준 기자
김철근 후보는 지난 30일 등촌역 인근 지역 사무실에서 <더팩트>와 만난 자리에서 "호남, 국민의당 출신이라는 점과 보수정당 후보라는 강점을 앞세워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준 기자

한 의원이 이 지역에서 3선 도전에 나서면서, 오랜만에 강서병으로 돌아온 김 후보에게는 쉽지 않은 선거가 될 전망이다. 다만 그는 호남, 국민의당 출신이라는 점과 보수정당 후보라는 강점을 앞세우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김 후보는 "경선 때 내세웠던 게 본선 경쟁력이 높다는 점이었다"며 "20대 총선 결과를 보면 이번 선거에선 국민의당 지지층을 어느 후보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정통 보수가 집토끼를 지키고 제가 중도와 호남 산토끼를 잡는 연합군을 만들어 선거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본선 경쟁자인 한 의원에 대해 "지역주민과 스킨십을 잘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역에서 별로 일을 해 놓은 게 없다는 상반된 평가도 있다"며 "'일 잘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우면서 열심히 하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의 강점에 대해 "천지개벽, 강서개벽에 철근이 필요하다"며 "강력한 추진력과 27살 때부터 국회의원 비서, 정당, 대학 겸임교수, 정치평론가 등 다양한 정치 경험을 통해 쌓아온 경륜을 쏟아내면 강서의 변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도제한 문제도 이제는 풀 시기됐다"

김 후보는 29일부터 본격적으로 통합당의 총괄선대본부장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합류도 지역 선거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김 위원장은 선거를 맡은 곳에서 다 이겼다"라며 "이번에는 야당이 이겨야 대한민국이 제대로 갈 수 있다는 소명의식, 사명감이 국민 사이에 깔린 상황에서 승리에 익숙한 '김종인의 촉'이 더해진 것은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은 영입"이라고 했다.

'야당이 이겨야 대한민국이 제대로 간다'는 이야기와 관련해선 문재인 정부 실정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것으로 부연했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만 3년가량 됐는데 뭐 하나 잘한 게 없다"라며 "특히 경제는 오일쇼크, IMF 외환위기, 금융위기 사태 세 번을 제외하고는 2% 이하 성장을 한 적이 없었는데, 올해 예상치는 1%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명백한 경제정책의 실패가 드러났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해야 하는데, '본인만 선'이라는 오만, 독선, 독주로 민생이 파탄 났다"며 "경제 성장기·활성기에 최저임금 대폭 상승, 주 52시간제 도입 등의 방법을 써야 하는데, 성장이 안 되는데 이런 방법들을 써서 기업을 운영하는 것도, 자영업을 하기도 어려워졌다"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지난 30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명백한 경제정책의 실패가 드러났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본인만 선이라는 오만, 독선, 독주를 이어가 민생이 파탄 났다고 주장했다. /임세준 기자
김 후보는 지난 30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명백한 경제정책의 실패가 드러났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본인만 선'이라는 오만, 독선, 독주를 이어가 민생이 파탄 났다"고 주장했다. /임세준 기자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는 후보자가 속한 중앙당의 활동과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지역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만큼 지역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대책을 잘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한 준비도 어느 정도 된 것처럼 보였다.

김 후보는 지역 현안에 대해 "최근 강서의 강남이라 할 수 있는 마곡지구가 생겨 교통이 더 혼잡해졌다"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발산역 사거리에서 등촌역 사거리를 잇는 지하차도 건설을 구상 중이고, 예정된 서부광역철도도 빨리 완공해서 교통량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강서구 대부분의 지역에 적용되고 있는 고도제한 문제도 이제는 풀 시기라고 역설했다. 그는 "과거 시계비행(조종사가 눈의로 보면서 비행)이 이뤄지던 시절 고도제한 규정이 생겼는데, 지금은 계기비행이 이뤄져 고도제한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도제한을 풀어서 강서구민의 재산권을 제대로 보호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외에 김 후보는 올림픽대로 진출로 및 중학교 신설, 정권교체 후 국제고 유치 등의 공약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김 후보는 보수와 진보가 10년을 주기로 선거에서 교대로 3연승을 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번엔 보수가 이길 차례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6~2008년에는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대선, 총선 3연승을 했고, 2016~2018년에는 반대로 민주당이 3연승을 했다. 현재 많은 국민이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행태에 분노하는 만큼 이번엔 다시 1당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의 김 후보가 있기까지 큰 역할을 한 안 대표와의 인연도 끝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당을 옮기기 전날 안 대표를 만나 제 상황을 얘기하고, 그분도 본인의 입장을 얘기하면서 울컥하기도 했다"며 "서로가 사정을 잘 아니까 '잘하라고 너무 부담 갖지 말라'는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총선 이후에는 대선이 예고돼 있는데, 문재인 정부 집권 연장을 원하지 않는 국민이 많은 만큼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에 통합당과 안 대표가 힘을 합치도록 제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초기 대응에 미숙했다"며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서 마스크 수급 문제 해결을 못 해서 약국에 줄을 서서 사야 하는 상황이 굉장히 한탄스러웠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들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근 미래통합당 서울 강서병 후보는 누구? 전라남도 고흥군에서 태어나 광주석산고등학교, 중앙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서울 강서을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19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전남 고흥보성,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서울 구로갑에 출마했으나 또다시 낙선했다. 2012년 당시 안철수 대선 캠프에 합류해 8년가량 안 대표와 함께하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권과 여당의 폭정을 막기 위해 국민의당을 떠나 미래통합당에 입당했다. 바른미래당에서 함께 넘어온 이종철 예비후보와의 경선 끝에 통합당의 강서병 후보로 네 번째 국회의원 도전에 나섰다.

cuba20@tf.co.kr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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