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의 맛-송파을] '일 잘하는' 최재성, 정권심판론 '변수'
입력: 2020.03.30 05:00 / 수정: 2020.03.31 19:08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선 중진이지만 서울 송파을에서 지역구 활동을 시작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이른바 중고 신인이다. 짧은 기간 지역 개발 사업 추진으로 호평받고 있지만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은 2년 전과 달라 선거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재성 의원 사무소 제공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선 중진이지만 서울 송파을에서 지역구 활동을 시작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이른바 '중고 신인'이다. 짧은 기간 지역 개발 사업 추진으로 호평받고 있지만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은 2년 전과 달라 선거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재성 의원 사무소 제공

4.15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 선거로 여당은 남은 임기의 안정적 운영과 차기 정권 재창출 기틀 마련을 위해, 야권은 정권 심판과 차기 정권 탈환을 목표로 한다. 후보들은 한 표를 위해 전통시장부터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향한다. 후보들이 움직이고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후보와 마주한 시민은 억지웃음을 짓기도 한다. 그렇게 밀물처럼 왔다 썰물처럼 빠지기 일쑤다. 선거운동의 기본 패턴이다. <더팩트>는 총선 정국에서 각 후보들이 거쳐 간 장소를 다시 찾는 [후보의 맛]을 통해 '플레이팅(첫인상)', '레시피(정책능력, 숙련도)', '리오더(추가주문, A/S)' 등 음식 맛으로 진짜 민심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시장·상가 호평 속 짧은 활동에 '평가 유보'

[더팩트ㅣ송파구=박숙현 기자] 지난 2018년 서울 송파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4선 최재성(55)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는 4·15총선에서 중간평가를 받는다. 중앙정치에선 문재인 대통령 '호위무사'로서 할 말 다하는 무게감 있는 중진이자 전략가지만 지역구에선 입성한 지 2년도 채 안 된 '신입'이다.

지역 숙원 사업들을 빠릿빠릿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반응이 있지만, 각 잡고 평가하기엔 '아직 낯선 당신'이란 시선도 있다. 정부와 집권여당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2년 전과 달리 '정권심판론' 바람이 불고있는 민심도 '복병'이다. 최 의원은 과연 자신의 개인기로 이를 뚫을 수 있을까.

송파을은 강남·서초구와 함께 이른바 부자 동네 '강남 3구'로 묶인다. 17~19대 총선까지 보수 정당이 꽉 움켜쥐어온 민주당의 험지이기도 하다. 잠실 3동과 7동에는 최고층 빌딩 롯데타워를 중심으로 아파트 부촌이 형성돼 있지만, 석촌동과 삼전동은 상대적으로 연립주택과 다가구가 많다.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는 곳이자 부자와 서민이 함께 하는 곳, 은퇴세대와 청년세대가 같이 사는 곳이다.

때문에 최 의원이 경기 남양주갑에서 이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겨올 당시 "대한민국 축소판이라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진원지 같은 곳"이라며 선택의 이유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이곳에 보수 성향 유권자가 대거 유입되며, 집권여당 강남벨트가 흔들릴 위기에 있다.

특히 송파을은 MBC 간판 아나운서 출신 배현진 후보가 2년간의 와신상담 끝에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아 최 의원과 '리턴 매치'를 벼르고 있어 더욱 뜨거운 격전지로 관심을 받고 있다. 2년 전 재보궐 선거에선 최 의원이 54.41%의 득표율로 29.64%의 배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린 바 있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24일 삼전동 골목 상가와 잠실새내역 인근 새마을전통시장, 문정2동 아파트 단지와 석촌동 엄마손백화점 상가, 가락동 헬리오시티 등을 찾아 최 의원을 직접 만난 이들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그에게서 포스가 느껴진다"ㅣ플레이팅 ★★☆☆☆

짧은 다리와 큰 머리. 최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최재성 TV'에서 '국회의원 잘 뽑는 법'을 설명하며 자신의 외모를 이같이 소개했다. '다방면의 지식을 알아야 하고 바쁘게 뛰어야 하는 국회의원에게 최적화된 외모'라며 유쾌한 설명을 덧붙였다. 실제 그를 만난 이들은 '무게감이 느껴진다'고 평했다. 음식으로 치자면 겉보기엔 썩 내키지 않지만, 일단 맛 보면 계속 찾게 되는 얼큰한 '선지해장국' 같다. 하지만 취재진이 만난 이들 중에는 최 의원 얼굴을 아예 모른다는 반응도 많았다.

최 의원이 수시로 방문하며 얼굴을 알려온 '새마을전통시장'에선 대체로 호평이 나왔다. 이곳은 진보 성향이 강한 삼전동 아파트 단지 거주민들이 애용하는 곳이다. 시장에선 아케이드(지붕) 공사가 한창이었다. 한 시장 상인(40대·남)은 "최 의원 오고 나서 이전보다 무지 달라졌죠. 이전 사람은 말로만 했고 최재성은 확실히 끝내줘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그 양반 풍기는 포스가 옛날 박정희 대통령 같아요. 키가 조그맣고 못생겼어도 그런 느낌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까지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만 지지하다 20대 총선에서 최 의원을 찍었다고 한다. 그에게 만큼은 최 의원이 든든한 '새마을시장 대통령 각하'였다. "아쉬운 점도 아직까진 딱히 없다"고 최 의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상과 태도 평가는 최 의원과 문재인 정부 지지 여부에 따라 나뉘었다. 즉, 인상과 태도만으로 무당층이나 반대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한 듯했다.

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남성은 "(TV에선) 말씀이 세니까 약간 거부감 있을 때도 있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지지하는 편"이라며 "중앙에선 센 사람이지만 여기 오면 부드러울 수밖에 없죠"라고 했다. 과일을 파는 40대 남성도 "(최 의원이) 매일 온다고 봐야죠. 직접 인사도 하고요. 일단 이 동네를 위해서 일 많이 해주시니까 좋죠. 이전 의원보다 더 잘하고 계세요. 일상에 필요한 것들, 이런 공사(지붕 설치)도 신경 많이 써줘요"라고 했다.

반면 한 정육점 직원은 "(20대 총선) 선거운동 할 때부터 자주 왔다갔다 했다. 올 때마다 사장과는 대화하는데 평직원들하고는 얘기 안 한다"고 짐짓 불만인 듯 털어놓았다. 이불 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50대·여)도 "최근에는 안 왔다. 관심이 없다. 2년 동안 뭘 했나"라며 최 의원에 대한 물음에 정부 불평을 쏟아냈다.

삼전동에선 '좀 더 두고 보겠다'는 관망세가 감지됐다. 삼전동 주민센터 부근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A 씨(60대·남성)는 "(최 의원이) 얘기를 많이 하고 갔다"라며 "태도가 무게감은 있다"라고 평했다. 그는 2년 전 최 의원을 찍었다.

이어 "지금은 (최 의원과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 반반이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에는 역시 정부와 여당에 대한 평가가 반영됐다. A 씨는 "내가 '문재인 정부가 너무 못 하고 있어서 죽겠다'라고 말했다"며 기분 나쁠 정도로 쓴소리를 날렸다고 전했다. 특히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창당이 통합당과 똑같은 '꼼수'라고 지적했는데, 이에 대해 최 의원은 따로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뭐라고 답하겠나. 본인도 할 말이 없겠지"라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민주당 비례정당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은 비례 후보를 아예 내지 말자'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수도권 중도층 민심을 반영했던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또 "'왜 국회의원을 하려고 하나'라고 물었는데 '국민을 위해서 하려고 한다'라고 답하더라. 그 말에 공감이 안 갔다"라고 답했다.

송파을에서 유권자가 몰려 있는 문정2동과 가락동에선 최 의원의 '인지도 굴욕'을 대신 맛 봤다. 1만세대에 가까운 대단지 송파 헬리오시티에서 취재진이 만난 이들 가운데 최 의원을 직접 봤다거나 안다는 사람은 드물었다. 무관심층도 많았다. 주민 B 씨(60대·여)는 "출퇴근길 인사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 시간에 지하철을 안 타니 못 봤다. 최 의원 코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또 다른 헬리오시티 주민(60대·남)도 "무슨 연고로 송파에 오게 됐는지도 잘 모르겠고 관심이 없다"라고 했다. 헬리오시티 지상과 지하 상가 자영업자들은 "최 의원이 다녀갔지만 먹고 살기도 바빠서 그런 데 관심 없다"고 했다. 문정2동 상가 자영업자도 "어떻게 생긴 얼굴인지 잘 모른다"고 했다.

최재성 의원은 9510세대 메가 아파트 단지 헬리오시티를 거의 매일 방문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해당 아파트 정문에 위치한 한 상가 건물에 최재성 후원회 사무실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숙현 기자
최재성 의원은 9510세대 메가 아파트 단지 '헬리오시티'를 거의 매일 방문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해당 아파트 정문에 위치한 한 상가 건물에 '최재성 후원회 사무실'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숙현 기자

이곳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최 의원의 눈물겨운 노력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헬리오시티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60대·남성)는 "자주 오세요. 가까우니까 길거리에서도 보고 여기서도 봤다"라고 했고, 송파역 앞 음료 판매 상인(40대·여)도 "최 의원이 거의 매일 온다"고 했다. 헬리오시티 정문 쪽에 위치한 상가 빌딩에는 '최재성 후원회 사무실'이라고 적힌 현수막도 내걸려 있었다.

◆종부세 공약 내세웠지만 "국회의원 혼자서 되겠나"ㅣ 레시피 ★★★

최 의원은 자신이 '조 단위 이상 사업 해보고 10년 이상 묵은 숙원 사업을 해결해 봤으며 확보한 추정 예산이 임기 하루당 100억 원 넘는 사람'이라며 일 잘하는 국회의원으로 홍보 중이다. 또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를 강조하며 통합당의 정권심판론에 정면으로 맞서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선거를 여러 차례 치러본 노련한 정치인답게 당장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도로나 시장 지붕설치, 지하철역 새단장부터 공략했다.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지역민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부동산과 교육 부문에선 마이너스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 돌파력은 좋게 평가하지만, 속한 팀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새다.

송파을 총선을 좌우할 가장 큰 현안은 부동산 정책이다. 최근 유입된 헬리오시티 세대 대다수가 종합부동산세 대상자(단독명의 기준시가 기준 9억 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 의원은 보유세 강화라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와 달리 '14년 이상 실거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면제'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취재진이 만난 지역민들은 "현실성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헬리오시티 주민 B 씨는 "나 같은 사람은 진짜 백수다. 그동안 종부세 한 번 내본 적 없는데 작년에 300만 원 이상 냈다. 공시지가도 올라 아들한테서 떨어져나가면서 건강보험도 한 달에 20만 원씩 내고 있다. 나처럼 중간에 있는 사람은 정말 피해가 많다"고 속사포처럼 불만을 쏟아냈다. 이어 최 의원의 공약에 대해 "나는 40년 이상 갖고 있었으니까 되면 좋겠다"면서도 "모르겠다. 여기 국회의원은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겠지만 청와대나 국토부에서 그대로 하겠나"라며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그는 이미 보수 후보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문정2동 아파트단지 부동산 중개업자도 이에 대해 "되면 좋겠지만 비현실적인 것 같다. 전형적인 선거용 공약이 아닐까 한다. 한 명의 국회의원이 해서 될 일이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반면 헬리오시티 거주민이 아닌 이들은 집값 안정 방안으로 종부세 인상에 찬성했다. 헬리오시티 인근에서 열쇠집을 하고 있는 C(50대·남성) 씨는 "집값은 잡아야 한다. 지금 안 잡으면 안 된다. 서민층은 못산다"라고 했다. 새마을시장 자영업자도 "내야 할 세금은 내야 국가가 발전한다"고 했다. 자신의 세금 감면 공약을 두고 서민층 이탈을 우려한 것일까. 최 의원은 27일 실거주 1주택자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재차 약속하며 "감세 정책이 아니라 세금 구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약에 갸우뚱하는 지역민들을 설득하는 과제가 급선무로 보인다.

잠실새내역에선 환경개선 공사가 한창이다. 지하철을 오가는 송파을 유권자들에게 바뀌고 있다는 인상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숙현 기자
잠실새내역에선 환경개선 공사가 한창이다. 지하철을 오가는 송파을 유권자들에게 '바뀌고 있다'는 인상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숙현 기자

그런가 하면 최 의원이 짧은 기간에 지역 숙원 사업인 탄천 동로 지하화 사업 등을 신속하게 처리했다며 호평이 나왔다.

새마을시장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50대 남성은 "탄천 있잖아요. 거기 도로변도 잘 해놨더만요. 옛날에는 비 오면 거기가 진흙 범벅이라 잘 못다녔는데, 지금은 가운데 포장해서 잘 해놨더라"고 했다. 시장 아케이드 설치에 대해서도 "원래 지붕 계획이 있었는데 올해 처음 시작했다"며 "저 지붕도 했으니 딱히 바라는 게 없다"고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송파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2호선 잠실새내역도 환경개선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최 의원 측에 따르면 이 사업에 국비 115억 원을 투입했다. 집권당 후보로서 같은 당 소속 서울시장과 송파구청장과의 시너지가 나온 대표적 예다.

체감되는 사업들을 착착 진행하는 동시에 코로나19 대응용 선거운동으로 유권자들과 적극적인 스킨십에도 나서고 있다. 자원봉사단과 함께 지역구 곳곳에 방역에 나서고, 코로나로 복지관 무료 급식소가 열리지 않자 어르신들에게 도시락 배달도 했다. 삼전종합복지관 관계자는 최 의원 사무소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며 "그날 오셔서 식사 포장하고 삼전동 복지관 근처에 도보로만 이동해 6가구에 배달하셨다. 약 40~50분 정도 걸렸다"고 했다. 이어 "사무실이 복지관 근처에 있다보니 사회적 이슈가 있거나 하면 많이 신경 써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물만으로 평가하기엔 2년이라는 시간은 짧아 보였다. 가락 수산물시장에서 만난 40대 남성은 "최 의원이 시장에 와서 두어 번 보긴 봤다. 그래서 알고는 있는데 시간이 좀 지나야 정책을 보거나 사람을 평가할 텐데 지금은 그가 잘했다, 잘못했다기보다 결국 당에 따라 찍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숙현 가락몰 수산협동조합연합회 회장도 최 의원에 대해 "사실 이 지역에선 최 의원이 출마한다고 했을 때 철새 아니면 낙하산으로 공천 받는 걸로 알고 지역 주민들도 별로 좋지 않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집권당이라 일을 안정적으로 할 걸로 보고 지지했었다"고 했다. 이어 "최 의원이 나름 잘해왔지만 2년이라는 시간은 마무리하기까지 너무 짧았다"고 했다.

최 의원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무료 급식이 중단된 복지센터를 통해 도시락 배달 봉사활동도 나서며 선거운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최 의원 페이스북
최 의원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무료 급식이 중단된 복지센터를 통해 도시락 배달 봉사활동도 나서며 선거운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최 의원 페이스북

◆'소통 더 해달라'…정권심판론 돌파 여부 관건ㅣ 리오더 ★★★☆☆

짧은 의정활동 기간 탓인지 주민들과의 소통이 아쉽다는 평가도 나왔다. 부동산과 교육 정책 등에서 문재인 정부 기조에 반발하며 쏠리는 정권심판론 바람을 개인기로 뚫고 나아가야 하는 큰 과제가 남아있다.

김 회장은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문제만 하더라도 소위원회처럼 주민들과의 대화 채널을 만들어서 공유하면서 일을 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좀 도외시했던 게 아닌가 한다. 또 탄천 뚝방길 지하화도 올해 말에 착공할 텐데 이것도 어떤 방식으로 성공시킬지 주민들이 바라는 방향과 맞아야 한다. 그런데 국가에서 추진하면 그걸로만 일관되게 하는 게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최 의원이 열심히 뛰고 있지만 지금 방식에서 좀 더 주민과 밀접하게 채널을 열고 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그러면서 "가락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매시장 종사자들을 위한 후생복리사업과 금융서비스 지원 등을 바란다"고 했다. 김 회장은 "여기 종사자들은 불의한 사고라도 당하면 사형선고를 받게 되는 꼴이다. 이런 작은 일부터 단계적으로 해결됐으면 한다"고 했다. 또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의 일환인 도소매분리원칙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며 "유통인들은 매번 총선만 되면 나와서 장밋빛 공약하는 걸 믿지 않는다. 중앙정부에서 의지를 갖고 서울시를 움직이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다"고 했다.

헬리오시티 주민들은 주민들이 겪는 불편을 해소할 실질적인 공약에 관심이 많다. 그 중 뜨거운 감자가 실버케어센터 추진 사업이다. 지자체는 복지시설 확충을 위해 헬리오시티 인근에 치매요양원 설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헬리오시티에 거주하는 D 씨(30대·여성)는 "실버케어센터 추진 저지가 시급한 과제"라며 "최근에 배 후보가 아파트 정문에 유세 왔길래 입주민들이 가서 다시 한번 강조했다. 어린이집 바로 옆에 치매센터 건립은 말이 안 된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고 했다.

D 씨는 이어 "예전에 혁신학교 밀어붙일 때 입주민들이 시위해서 겨우 막아냈었는데 이때 (현 정부에) 많이 돌아섰다. 당시 젊은 30, 40대가 선거로 심판한다고들 했었다"고 전했다. 시 교육청은 헬리오시티 내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1곳을 혁신학교로 지정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반면 집권당 실세 의원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A 씨는 중진인 최 의원이 중앙 정치에서 여야 화합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길 기대했다. 그는 "720억 예산을 땄다고 현수막을 걸었는데 예산이 문제가 아니다. 그걸 뭐 자랑이라고 크게 붙였는지 모르겠다. 큰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재성 의원이 즐겨 찾는 시장과 상가에선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보였지만 아파트 거주민 등은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인물론보다 정권심판론이 세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격전지를 그가 어떻게 뚫고 나올지, 주목된다./최재성 의원 페이스북
최재성 의원이 즐겨 찾는 시장과 상가에선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보였지만 아파트 거주민 등은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인물론보다 정권심판론이 세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격전지를 그가 어떻게 뚫고 나올지, 주목된다./최재성 의원 페이스북

최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차기 당권을 노려볼 수 있는 '5선 고지'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남북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보수 정당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있던 2년 전 선거 때와는 상황이 급변했다. 상대도 절치부심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진영 대결을 정면에 내세운 최 의원이 정권심판론에 기운 지역민들을 개인기로 설득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unon8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