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한선교의 비례 공천 '3일 천하', '뒤끝 작렬'한 사연
입력: 2020.03.21 00:00 / 수정: 2020.03.21 00:00
지난 2월 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 /국회=남윤호 기자
지난 2월 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 /국회=남윤호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이낙연 선대위원장의 관훈토론회 '신고식'과 고 노무현 대통령

[더팩트|정리=문혜현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치권은 서서히 총선 열기로 달아오르는 모습입니다. 이번 주 각 정당의 비례위성정당 논의가 복잡하게 이어졌는데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명단을 놓고 한선교 한국당 대표와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결국 한 대표의 사퇴로 이어졌죠.

-국민의당에선 대구 의료봉사를 마치고 돌아온 안철수 대표의 기자간담회가 있었는데요. 안 대표가 자가격리 중에 있어 정치권에선 유례없는 '화상 간담회'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취재진에겐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민주당 선대위원장 취임 후 관훈 토론회에 참석해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날카로운 질문을 피해가는 등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고 하네요.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지원에 대해 '속도'를 강조했습니다. 그만큼 민생경제 안정에 집중하는 모습인데요. 먼저 미래한국당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가 공천 갈등 끝에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11일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제1차 영입인재 발표 및 환영식에 한 전 대표가 참석한 모습. /배정한 기자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가 공천 갈등 끝에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11일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제1차 영입인재 발표 및 환영식에 한 전 대표가 참석한 모습. /배정한 기자

◆ 뒤끝 작렬 '한선교의 난'…예고된 파국?

-미래한국당 비례 대표 후보자 공천을 둘러싼 통합당과 한국당 간 갈등이 19일 한선교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의 총사퇴로 정리됐습니다. 이른바 '한선교의 난'이 3일 만에 진압된 건데요, 후폭풍이 상당하죠?

-네, 한 전 대표는 19일 공천자 명단 수정안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부결'된 후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서 제 정치인생 16년 마지막에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저의 생각이 막혔다"는 말을 남기고 사퇴했습니다. 김성찬·정운천·조훈현·이종명 최고위원도 곧바로 사퇴했고요.

-같은 날 통합당은 원유철·정갑윤·염동열·장석춘 의원을 추가로 한국당에 입당시켰습니다. 한국당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 겁니다. 한국당은 다음 날 의원총회를 열고 원유철 의원을 신임 당대표로 추대하고, 새로 파견된 의원들을 중심으로 새 지도부를 꾸렸습니다. 이들은 통합당 영입인재 상당수가 배제된 기존 한국당 공천안을 싹 갈아엎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전 대표는 본인이 독단적으로 공천을 좌지우지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왜 그런 거죠?

-우선 통합당 영입 인재 4명을 당선권에 포함시킨 수정안 부결 가능성을 한 전 대표와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은 예측하지 못 했던 것 같습니다. 공 위원장은 20일 "공천 잠정안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통합당에서 자신들이 영입한 인재가 많이 포함 안 돼 반발하면서 어려움이 생겼다"며 "제가 그 부분을 수용할 의향이 있으니 4명 정도 조정하면 무난하게 해결될 수 있다고 (한 대표 등으로) 듣고 그렇게 했는데, 선거인단에서 부결돼 뜻밖이었다"고 했습니다.

-한 전 대표와 공 위원장은 이날 황 대표를 겨냥해 추가 폭로를 하면서 뒤끝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황 대표가 박진·박형준 전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했는데, 이런저런 조건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하자 이런 사태가 생겼다"고 한 겁니다.

-사실 통합당과 한국당은 법적으로 다른 정당이라 이렇게 개입하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지 않나요?

-맞습니다. 그래서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는 황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황 대표가 다른 정당 공천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있는 만큼 문제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정의당도 같은 이유로 검찰 고발을 추진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황 대표는 "자매 정당과 합당한 논의가 있을 수 있고, 도를 넘는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총선 투표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런 공천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선거에 악재일 텐데, 통합당 내부 분위기는 어떻죠?

-네, 특히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수도권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는 분들은 '예고된 파국', '중앙당의 잇단 자책골에 지역까지 흔들린다' 등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한 예비후보는 "통합당 인사를 주축으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었지만, 대표를 맡은 순간 본인 뜻대로 새 당을 운영해 나가고 싶은 게 정치인들의 생리"라며 "한 전 대표의 마이웨이는 예정된 일이었다. 이런 식으로 선거를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수도권에 출마하는 한 의원은 "수도권에선 박빙인 지역이 많은데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적극적 선거운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꾸 중앙당 쪽에서 자책골을 넣고 있다. 지역구 선거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한 전 대표를 임명할 때부터 이런 일을 예상했었는데, 이제는 보수끼리 그만 좀 다투고 중앙당에서 실수를 더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무튼 한 전 대표의 반란(?)은 3일 만에 끝났지만, 또 어디에서 어떤 사달이 날지 예측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 배지를 놓고 벌이는 모습에서 선거가 임박했음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 복귀 후 첫 기자간담회를 화상으로 진행했다. 안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사에 모인 취재진과 화상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 복귀 후 첫 기자간담회를 '화상'으로 진행했다. 안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사에 모인 취재진과 화상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안철수 화상 간담회'에서 생긴 일…"화면이 깜빡깜빡"

-대구 의료봉사 활동을 마치고 서울로 복귀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기자간담회를 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돌아와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요. '이색 간담회'였죠?

-네, 맞습니다. 간담회는 '화상'으로 진행됐는데요. 안 대표가 대구 방문 뒤 '자가격리' 상태에 있는 관계로 국민의당은 이같은 방식을 택했습니다. 국민의당 당사 회견장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었는데요. 회견장 중앙에 있는 TV 스크린에는 안 대표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안 대표가 TV 화면을 통해 나오는 것 빼고는 일반 현장과 다른 점은 없었는데요. 수많은 방송 카메라와 사진 기자, 취재 기자가 한 화면을 주시하고 있다는 게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취재진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기도 했고요.

-안 대표의 기자간담회는 사전 음향 테스트를 거쳐 무리 없이 진행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회견 중간 갑자기 화면이 꺼지는 등 일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관련 프로그램을 정비하는 당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통신 장애에 당황스러워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회견 중 화면 꺼짐은 약 두 번 정도 있었는데요, 화면이 두 번째 꺼졌을 때는 취재진 사이에서 '어어어~'하며 놀람과 당혹스러움이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화상 기자간담회는 처음이라 이런 저런 해프닝이 많았을 것 같네요.(웃음) 안 대표의 정치 행보가 오랜만이라 취재진의 궁금증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현장 분위기는 또 어땠나요?

-네, 질의응답 순서가 돌아오자 기다렸다는 듯 질문 세례가 이어졌는데요. 국민의당의 총선 전략부터 시작해 비례대표 명단에 대한 물음 등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질의응답 시간이 충분하진 않았습니다. 안 대표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이 회견 바로 다음으로 예정돼 있었기 때문인데요.

-취재진들 사이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아 안 대표의 생각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싶었지만, 시간이 충분치 못했다는 겁니다. 이런 취재진의 반응에 국민의당 측에선 이승훈 대변인이 추가 질의응답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군요. 아쉬움이 컸던 만큼 안 대표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되겠군요. 국민의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는 만큼 선거 홍보와 정책 등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참여한 관훈토론회에선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난 19일 이 위원장이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참여한 관훈토론회에선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난 19일 이 위원장이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 강렬함 없었던 이낙연 관훈토론회..."모나지 않아서" 대통령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19일 중견언론인 모임 관훈클럽 토론회에 나왔는데요. '국무총리'로 참석한 적은 있었지만, 민주당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대표 자격으로는 처음이죠. 날카로운 질문들이 나왔나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선배 언론인인 이 위원장을 향한 저격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띄워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웃음) 예를 들면 패널이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이 없는데 그동안의 퍼포먼스를 어떻게 자평하나'라고 나름 뼈아픈 질문을 던졌는데요.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이 "평가는 못 하지만 지사 시절 '이주사'(6급 공무원 '주사'처럼 직접 모든 것을 챙기려고 하는 데서 나온 별명)라는 소리도 들었고, 총리 시절에는 이테일(디테일한 이낙연)이라는 별명이 있다"라고 강조하자 사회자가 "껄끄러운 별명까지 알고 있는 걸 보면 소통은 잘하는 것 같다"고 답하면서 훈훈한 분위기를 보였습니다.

-또, 이 위원장 본인도 문제가 될 만한 질문들은 감쪽같이 비껴가기도 했습니다. 총선 라이벌인 황교안 통합당 대표에 대한 평가를 묻자 "모르는 상태에서 평가한다는 건 건방진 일"이라고 하고, 부동산·금리에 대해선 "누군가 말할 때마다 출렁거리니 총리 때부터 확고하게 지킨 원칙 중 하나가 그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선을 그었던 거죠. 패널들도 집요하게 묻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토론회가 끝나고 관훈클럽 측이 마련한 오찬 자리가 이어졌는데요. 참석자 A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단문단답으로 강한 얘기들이 나왔는데 이번엔 똑 부러지는 게 없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 B씨는 "(관훈 토론회 때) 노 전 대통령은 상당히 논리적으로 정리가 돼 있는 분이셨다. 노 전 대통령 말에 논리적으로 반박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상당히 있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법은 공부했지만, 말하는 데 논리적이진 않더라고"라며 노 전 대통령의 토론실력을 더 높게 쳐줬습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자격으로 관훈클럽에 나와 호된 '신고식'을 치른 적이 있죠.

-맞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날카로운 질문은 피하지 않고 특유의 정공법을 택했었죠. 예를 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6·25는 통일전쟁"이라는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베트남은 통일했다. 이걸 통일이 아니라고 해야 하나. 가치를 부여하려 하지 말고 사실을 사실대로 봐라"고 하면서 "사상검증을 하려 하면 짜증스럽다"고 강하게 나갔었죠. 그런가 하면 당시 논란이었던 호주제 철폐 관련해 단답을 강요하자 "공부하지 못한 분야다 죄송하다"라면서 농담으로 토론회 분위기를 풀어나가기도 했고요.

-물론 이번에 이 위원장이 대선 후보로 참석한 게 아니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향후 대선주자로 나오더라도 노 전 대통령처럼 패널들에게 밀리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B씨는 이 위원장에 대해 "정치는 성격이 둥글둥글하니 모나지 않은 사람들이 잘해요. 대표적인 사람이 이낙연"이라며 옆 테이블에서 패널들과 식사하고 있는 이 위원장을 가리켰습니다.

-이어 그는 "본인 위치 자체가 신중해야 할 자리에 있잖아요. 당내 소수파일 텐데 큰 소리 내면 안 되잖아요. 말 그대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가랑이 속에 들어가라고 하면 그래야 할 입장 아닌가요"라며 이 위원장이 공격적인 발언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대변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정치권에선 이 위원장이 노 전 대통령이 만든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에 따라가지 않고 꼬마민주당에 남기를 택해 지금 당에 빚이 있다고 느낄 거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총선 이후 이 위원장이 당내에서 입지를 굳히게 돼 다시 토론회에 나오면 어떤 실력을 보여줄지 기대되네요.

각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이들의 무소속 출마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지난 17일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선화 기자
각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이들의 무소속 출마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지난 17일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선화 기자

◆'컷오프' 의원들 연어 꿈꾸며 무소속 출마 속출

-각 정당 공천도 이제 마무리 단계입니다. 그런데 공천 후폭풍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여야 상관없이 공천에서 탈락한 상당수 의원은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들 대부분은 전략공천 지역이나 경선에 패배한 경우인데요, 아무래도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나 봅니다. 또, 공관위 결정을 최고위에서 뒤집으면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물론, 취재진 사이에서도 공천 결과에 놀랍다는 반응이 어렵지 않게 나옵니다.

-그렇군요. 알만한 의원들 상당수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죠?

-통합당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권성동·윤상현 통합당 의원이 대표적입니다. 홍 전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상당히 자존심이 상했고, 결국 무소속 출마를 알렸습니다. 그는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지만, 잘못된 협잡 공천과 대선 경쟁자 쳐내기라는 일부 세력의 불순한 음모 때문에 잠시 당을 떠나 광야로 나가고자 한다"며 "공천관리위원회가 저지른 협잡 공천의 불공정과 불의를 바로 잡아달라고 황교안 대표에게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무소속 출마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민주당도 상당히 시끄럽죠?

-네,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3선의 민병두 의원이 19일 탈당했고, 현역은 아니지만, 당 결정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상당합니다. 가장 이목을 끌었던 후보자는 지난 1월 불출마를 선언했다 생각을 바꾼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후보입니다. 민주당이 의정부갑에 신인 오영환 후보를 전략공천하자 반발한 것인데요, 문석균 후보는 당이 의정부갑 주민들을 무시한 공천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결국, 문석균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1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광주 광산갑 공천 무효 통보를 받은 이석형 후보와 지지자 130명은 원상복귀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문혜현 기자
1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광주 광산갑 공천 무효 통보를 받은 이석형 후보와 지지자 130명은 '원상복귀'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문혜현 기자

-당 공관위가 경선을 결정했던 경기 시흥시을의 경우 하루 만에 최고위에서 단수공천으로 바뀌면서 4선의 조정식 의원을 공천했습니다. 경선을 준비했던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알렸습니다. 또, 전남 순천의 경우 선거를 준비했던 노관규 전 시장과 서갑원 전 의원의 경선이 아닌 전략공천으로 반발을 샀습니다. 결국, 노 전 시장도 무소속 출마합니다.

-민주당 광주 광산갑 경선도 후보가 뒤바뀌었습니다. 이용빈 후보를 앞질러 본선행 티켓을 얻은 이석형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입니다. 민주당 최고위는 해당 논란으로 후보 추천 무효를 의결했습니다. 19일 이석형 후보는 민주당사 앞에서 "공천 과정에서 지속적이고 악의적인 가짜뉴스가 넘쳐나더니 끝내 금품살포라는 가짜뉴스를 토대로 공정한 경선을 통한 승리가 무효화됐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이날 이 후보 지지자들도 함께 당사 앞에서 당의 결정이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공천의 기준을 정해 놓았을 텐데 논란이 불거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후보자의 문제도 있겠지만, 공관위의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당 지도부도 문제입니다. 특히 특정 세력이나 공천으로 줄을 세우는 정당 문화도 이런 논란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들이 살아 돌아올지 지켜볼 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민생경제 안정을 최우선으로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지난 2월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민생경제 안정을 최우선으로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지난 2월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 文대통령 '속도' 주문에 말도 빨라진 靑?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은 이탈리아 등 해외 코로나 소식이 더 심각해 보이는데요. 요즘 춘추관 분위기는 어떤가요?

-어수선하다거나 심각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뭐랄까. 그냥 여느 직장인들과 똑같지 않을까 싶어요. 특별히 전달해드릴 만한 분위기나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물론, 체온을 측정합니다. 또 감염 방지를 위해 소독 발판이나 손 세정제를 비치해두고 있습니다. 대부분 기자도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경제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으로 경제적 위기감이 클 텐데요. 속속 여러 대책들을 내놓고 있죠?

-19일 문 대통령은 첫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50조 원 규모의 비상 금융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어려움 해소에 중점을 뒀습니다.

-구체적으로 소상공인 긴급 경영자금 신규 지원이 12조 원 규모로 확대됐습니다. 취급기관도 시중은행까지 확대해 어디에서나 1.5% 수준의 초저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5.5조 원 규모의 특례 보증지원도 시행됩니다. 이밖에 금융권 대출원금 만기 연장, 대출금 이자 납부 유예 조치도 추가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속도'를 강조했습니다. 지원이 늦어지면 그만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이 받는 부담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18일 주요 경제주체들과 회의에서도 "민생경제 안정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죠.

-모든 국민이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트였으면 합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속도'와 관련한 일화가 있다고요?

-경영계와 노동계, 중소·중견기업, 벤처·소상공인, 수출·서비스업, 금융계와 소비자단체가 청와대에 모여 코로나19 대응을 논의했던 18일입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을 전했는데요. 말하는 속도가 빨라 노트북으로 받아치는 데 애를 썼습니다. 중간에 한 청와대 관계자가 발언을 좀 천천히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이에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님이 속도를 강조하셔서 제가 속도를 냈나 봐요"라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치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기자들은 무미건조한 반응이었습니다. 기분 탓이겠지만, 말하는 속도가 줄어드니 타자 소리는 더 빨라진 것 같았습니다. 속도, 하면 또 우리나라, 우리 민족이지요. 이른바 '빨리빨리' 문화. 안 좋은 점도 있지만, 코로나19 대응은 신속할수록 좋겠죠. 나아가 빨리 코로나 사태도 종식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각 당의 공천도 이제 마무리 단계입니다. 이제 곧 본격적인 선거가 치러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지금 국회가 하는 행태를 보니 21대 국회도 20대 국회 못지않을 것 같아 암울하기도 합니다. 국민은 코로나19로 생계에 위협을 느끼고 국가는 전 세계가 문을 걸어 잠그면서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데 오로지 국회만 표 계산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례위성정당이 난립하는 상황도 결국 국회가 자처했는데 정작 사과는 없고, 오히려 더 뻔뻔한 모습입니다. 정치가 제 역할을 못 해 국민이 고생입니다. 4월 총선 국민의 현명한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한건우 인턴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임세준 기자, 김세정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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