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금태섭 날린 민주당, 내부서도 시끌…"쳐내려는 분위기 풍겨"
입력: 2020.03.13 18:40 / 수정: 2020.03.13 18:56
21대 총선에서 서울 강서갑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강선우(오른쪽)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확정됐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현역 금태섭 의원의 낙천에 민주당 당내에선 친문 영향이 컸다는 반응이다. 소신 발언을 하기 어려워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더팩트 DB, 강선우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21대 총선에서 서울 강서갑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강선우(오른쪽)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확정됐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현역 금태섭 의원의 낙천에 민주당 당내에선 "친문 영향이 컸다"는 반응이다. 소신 발언을 하기 어려워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더팩트 DB, 강선우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지역 정가 "일반인 투표마저 졌다니 의외의 결과"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조국 대전' 직전까지 번지며 과열 양상을 보여왔던 서울 강서갑 경선 결과를 두고 당 내부가 시끄럽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당원들의 친문 의원 지지 성향이 강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의 폐쇄적인 모습에 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한 중진 의원은 13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금 의원 낙천은) 친문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며 "그렇다면 예상할 수도 있었던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또 "당원들 사이에서 친문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반면 한 초선 의원은 "경선이 예상하던 결과만 나오는 건 아니다. 지역에서 얼만큼 지역민들과 당원들과 소통이 됐는지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의외의 결과들도 나올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언론과 지역구에서 보는 금 의원을 향한 시선에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공개적으로 금 의원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거나 겨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 의원과 함께 이른바 '조국 사태' 관련해 당내 쓴소리를 내온 조응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금 의원 낙천 결과에 대해 "금 의원의 경선 패배 소식을 듣고 너무 놀라 한동안 머리가 하얗게 됐다"며 의외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이 결과가 우리 당의 소신 있는 목소리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보여질까 두렵다"며 "민주정당이라면, 그리고 대중정당이라면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 위해 당 내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때로는 소수파의 의견도 채택될 수 있는 건강함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김경협 의원은 페이스북에 '소신과 배신의 차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민주적 의사결정 이전에 소수의견이라도 당당히 주장하면 '소신', 민주적 결정 이후에도 계속 같은 주장 하면 '배신'"이라고 적었다. 금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금 의원 경선 패배와 관련 너무 놀라 한동안 머리가 하얗게 되었습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응천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금 의원 경선 패배와 관련 "너무 놀라 한동안 머리가 하얗게 되었습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응천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일각에선 중도층 민심을 반영해선 금 의원 탈락이 총선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저는 다르게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윤 전 실장은 또 "경선 결과 자체를 보면 당원과 일반 조사로 이뤄졌다"며 "일부 몇몇 분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는 결과가 아니다"라며 "일부 매체에서 지적을 했던데 지역구 구민들의 판단을 밖에 있는 사람들의 잣대기준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고 했다.

또, '친문 진영이 본보기를 보여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만약 권리당원 투표로만 100% 이뤄졌으면 그런 지적이 맞을 수도 있지만 일반 여론조사 50%, 즉 강서구 지역에 있는 일반 여론조사에서조차도 금 의원이 안타깝게 진 것"이라고 답했다.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금 의원이 패했기 때문에 친문 세력 영향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강서갑 지역 B구의원은 '금 의원과 지역민 사이에 소통이 부족했나'라는 물음에 "그 분(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여기에 오신 지 얼마나 됐다고 뭘 할 수 있었겠나"라며 "여하튼 친문, 문팬들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강 후보는 여기 지역 정서도 잘 모른다. 문팬들이 금 의원이 바른 말 하니 보내버리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하지만 지역 정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강서갑 지역 A구의원은 "의외의 결과였다"라며 "권리당원이 65%대 35%로 나왔고 일반 국민 경선도 이와 비슷하게 나왔다. 당원투표야 문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 그럴 수 있을텐데 국민 경선도 어떻게 그렇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일반 국민 중에는 금 의원을 좋게 보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또 "경선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추가 모집도 하고, 몇 번에 걸쳐 (출마할) 사람을 바꾸는 건 비합리적이고 공정성이 결여된 면도 있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가 (금 의원을) 쳐내려고 했다는 분위기도 풍겼다"고 했다.

C 구의원 역시 "그래도 4년간 의정활동을 했는데 현역이 그렇게 큰 차이로 경선에서 질 수 있나 해서 의외였다. 좀 씁쓸한 결과였다"고 했다.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 내 당원들의 친문화 성향이 이전보다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금 의원이 질의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 내 당원들의 친문화 성향이 이전보다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금 의원이 질의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금 의원은 조국 사태에서 일관되게 쓴소리를 내고, 당론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투표 때도 기권표를 던지며 튀는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자 친문들로부터는 문자 폭탄을 받는 등 공격 대상이 됐다. 이 때문에 이번 경선이 관리당원과 일반시민 여론조사를 50%씩 하는 절차로 진행됐찌만 문재인 대통령 극렬 지지층인 이른바 '문빠'들의 영향력이 컸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여기에 당 지도부가 '조국 백서 필진'인 김남국 변호사 논란이 커지자 추가 공모해 강 전 부대변인을 받아들인 것도 공천 과정이 깔끔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당 바깥에서도 금 의원 탈락은 친문 영향이 컸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국 수호'를 하지 않을 사람이면 민주당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는 친문(친문재인)의 경고"라며 "더불어조국당으로 개명하라"고 비꼬듯 말했다.

이와 관련,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일반인 대상 여론조사지만, 참여하는 이들은 사실상 민주당 적극 지지층인 일반인들"이라며 "이미 당내는 친문(親文)화가 됐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당원들 자체가 친문 성향이 강하다. 특히 문 대통령이 당 대표가 된 후 당원들이 전반적으로 물갈이가 됐다. 친문 순혈주의가 당을 지배하고 있다고 본다"며 "역대 어느 정권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당청 관계가 밀착돼 있고 공천도 큰 잡음 없이 친문 일색으로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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