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文대통령 탄핵 청원 145만…현실 가능성은?
입력: 2020.03.04 11:45 / 수정: 2020.03.04 11:45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청원이 3일 기준 145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반대로 문 대통령을 응원한다는 청원에는 123만여 명이 참여해 세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청원이 3일 기준 145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반대로 문 대통령을 응원한다는 청원에는 123만여 명이 참여해 세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제공

코로나 대응 불만 표출…탄핵 가능성 희박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있다. 3일 오후 기준 145만여 명의 국민이 동의했다. 답변 충족 기준(20만 명)보다 약 7배가 넘는 수치다.

청원인은 "국내에서는 마스크가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하고 품절 상태가 지속되어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국민이 마스크를 구입하기도 어려운 데 문 대통령은 300만 개의 마스크를 중국에 지원했다"면서 "마스크 가격 폭등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내놓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을 문제 삼으며 "문 대통령의 대처를 보면 볼수록,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닌 중국의 대통령을 보는 듯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우리나라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탄핵을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지난달 4일 등록됐다. 한 달 전 작성된 청원이지만, 참여 인원은 최근 들어 급증했다. 답변 충족 기준을 채운 시기는 지난달 25일이다. 청원이 게시된 지 22일이 지난 뒤다. 이후 하루에 10만 명 이상이 증가하는 등 빠른 속도로 참여 인원이 늘어 지금에 이르렀다.

청원 동의가 갑자기 는 것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감염자 수가 연일 급증하면서 걱정과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마스크 품귀 현상마저 해소되지 않아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서 "마스크를 신속하고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치고 있는 점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지난달 28일에 이어 나흘 만에 거듭 국민에 사과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대구 서구 대구의료원을 찾아 유완식 대구의료원장으로부터 코로나19 현황을 보고받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대구 서구 대구의료원을 찾아 유완식 대구의료원장으로부터 코로나19 현황을 보고받는 모습. /청와대 제공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과 휴원·휴교 연장으로 보육의 어려움을 겪는 맞벌이 부부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지역 사회의 전파로 감염 우려가 커졌다는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정부에 책임을 묻는 여론도 적잖다.

보수 진영을 비롯해 코로나19 대응에 허점을 노출하는 정부에 실망한 시민들이 해당 청원에 다수 참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을 탄핵해 달라는 청원은 분열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실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한 법조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정치적으로는 비판 받을 수 있겠으나, 법률상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등 반헌법적 법률 위반 등의 소지는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헌법 제65조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무위원, 헌법재판소 재판관, 법관 등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20대 국회 여당 의석수는 129석에 달한다. 전체 국회의석수(295석)의 43%에 해당하는 만큼 문 대통령 탄핵에 대한 현실 가능성은 더 떨어진다.

문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청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청와대는 지난해 6월 '문 대통령 탄핵' 청원에 대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의 탄핵은 국회의 소추 의결로 헌법재판소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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