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심각'] 강경화의 유럽출장…비판 이유는?
입력: 2020.02.27 17:47 / 수정: 2020.02.27 17:47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부터 27일까지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외교부 장관이 엄중한 시국에 자리를 비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부터 27일까지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외교부 장관이 엄중한 시국에 자리를 비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시스

외교부 모든 사항 지휘했다지만…가능했을지 의문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부터 27일까지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강 장관은 22일 출국해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유엔 인권이사회와 제네바 군축회의에 참석하고,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스톡홀름 이니셔티브 장관 회의'와 한·독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했다.

이어서 26일 영국 런던에서 한·영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의 개인사정으로 인해 취소됐다. 외교부 장관이 엄중한 시국에 자리를 비웠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취소까지 당했다며 일각에서는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강 장관이 출장을 떠난 22일부터 27일 오후 4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433명에서 1595명으로 늘며 상황이 악화됐다. 이로 인해 한국발 외국인에 대한 여행금지국가는 21개국가이고 입국절차를 강화한 국가도 21개국에 달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3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총장과 만나 코로나19 확산 대응 및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3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총장과 만나 코로나19 확산 대응 및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뉴시스

먼저, 강 장관이 유럽으로 출발한 22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 2단계를 발령했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주의를 기울이라는 차원에서 취한 차원. 여행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CDC와 미국 국무부는 24일과 27일 '여행재고'단계인 여행경보 3단계를 발령했다.

23일에는 이스라엘에서 한국인 또는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모든 외국인에 대한 입국금지방침을 발표했다. 아울러 한국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한 나라가 6개국으로 늘어났다. 이를 의식했는지 강 장관의 첫 일정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의 면담이었다. 이날 강 장관은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총장과 만나 코로나19 확산 대응 및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강 장관이 스위스에서 유엔 인권이사회와 제네바 군축회의에 참석한 24일에는 베트남에서 대구 경북에소 온 입국자들을 2주간 격리한다고 하면서 사실상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들은 결국 26일 귀국했다. 이날 모리셔스에 도착한 한국인 신혼부부 18쌍도 전원 입국 보류당하고 인근 병원으로 격리됐다. 천국의 섬으로 알려진 곳에서 신혼부부는 바깥구경을 하지 못하고 26일 귀국했다.

24일에는 이스라엘 방문한 우리 국민 400여명이 이스라엘 여객기를 통해 귀국했다. 중국도 25일 산둥성 웨이하이시 웨이하이 공항 당국이 한국인 승객 전원을 격리 조치하면서 논란이 됐다. 우리는 중국 입국금지를 시행하지 않았는데 '적반하장'이라는 국내여론도 나왔다.

강경화 장관이 국제 행사에 참석하는 가운데 실제로 모든 업무를 파악하고 지휘했을지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객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 /남용희 기자
강경화 장관이 국제 행사에 참석하는 가운데 실제로 모든 업무를 파악하고 지휘했을지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객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 /남용희 기자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베트남·중국·모리셔스 정부는 우리 정부에 통보하지 않고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져 외교부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외교부는 이에 이들 국가에 강력 항의했다.

외교부는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모든 사항에 대해 강 장관이 보고를 받았다면서 "정해진 일정을 수행하면서 외교부 모든 사항을 지휘했다"고 말했지만, 국제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실제로 모든 업무를 파악하고 지휘했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강 장관은 상황과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26일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격리조치에 대해 "과도하다"고 메시지를 던졌다. 같은 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한국인 입국자 격리조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급박한 국내 현안이 생겼을 때 외교부 수장이 해외 방문 일정을 연기한 사례도 있다. 북핵위기 당시 반기문·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해외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했다. 일정을 마치고 온 강 장관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계속된 이유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자들과 만나 "세계 각국의 입국 제한이나 금지 조치에 대해서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사전통보 없이 그런 조치를 취한 국가에는 강력히 항의했고, 우리 국민들이 당황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 각 공관에서 적극 교섭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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