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측근 '줄이탈' 안철수, 마이웨이냐 선거연대냐 딜레마
입력: 2020.02.27 05:00 / 수정: 2020.02.27 05:00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측근 인사들이 속속 미래통합당행을 결정하면서 총선 전 두 당의 선거연대·통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안 대표가 기자회견 하고 있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측근 인사들이 속속 미래통합당행을 결정하면서 총선 전 두 당의 선거연대·통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안 대표가 기자회견 하고 있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이동섭 이어 장환진까지 핵심 측근 미래통합당行…"예상된 수순"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최근 안철수계 인사들이 잇따라 미래통합당행을 결정하면서 국민의당이 결국 선거연대 내지 통합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들 거취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당장 안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던 이동섭 무소속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떠나 미래통합당에 합류했다. 이에 통합당과의 연대에 "관심 없다"고 선을 긋던 안 대표의 입장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안 대표는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을 통해 (김 위위원장의 제안을) 봤다"며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만나자는 이유는 자명하다'는 사회자의 물음에 안 대표는 "그거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냐"라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와 직접 접촉을 해보겠다. 안철수계인 인사들의 입당도 환영하고 공천 불이익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 대표는 통합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두고 "황교안 대표나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연대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이미 밝혔기 때문에 따로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저한테 물어보지 말고 이제 그쪽으로 물어보라"며 선을 그었다.

장환진 교수에 이어 안 대표의 측근이었던 김철근 창준위원장 공보단장도 미래통합당 합류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졋다. 지난 16일 열린 국민의당 서울특별시당 창당대회. /배정한 기자
장환진 교수에 이어 안 대표의 측근이었던 김철근 창준위원장 공보단장도 미래통합당 합류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졋다. 지난 16일 열린 국민의당 서울특별시당 창당대회. /배정한 기자

이에 따라 안 대표의 입장이 다소 유연해지면서 내·외부적으로 통합의 목소리가 나올 전망이다. 이날 안 대표의 측근인 장환진 전 연세대학교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는 미래통합당 입당을 선언하면서 "(안 대표와 연대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래통합당 입당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의 가치가 중도층에게 어필하고 있다. 그러면 안 대표가 몸소 체험한 그동안의 가치와 비전을 여러 사람이 공감하면서 실현하는 게 훨씬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여전히 안 대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입당 이유를 놓고 "안 대표의 철학은 중장기과제다. 단기적으로 할 수 없는데 4·15 총선은 단기 과제다. 힘을 확보한 다음에 중장기과제를 실천하는 거지, 힘이 없는 상태에선 아무리 좋은 구호도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소리밖에 안 될 거라고 생각해 과감히 결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와 통합당의 연대 중간다리 역할을 하겠느냐'는 물음에 "제 역할이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며 의지를 보였다.

장 교수 외에도 안 대표의 측근으로 국민의당 대변인 시절부터 함께해 온 김철근 국민의당 창당준비위 공보단장도 미래통합당 합류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 대표 측에서 추가적인 이탈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장고에 들어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의 결단이 있을 것 같다"며 "연락을 취해봤지만, 모두 어려웠다. 정치는 실리 위주인데 국민의당이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이니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통합당과 통합연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는 예정된 수순이라며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지난 16일 국민의당 경기도당 창당대회. /배정한 기자
미래통합당과 통합연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는 "예정된 수순"이라며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지난 16일 국민의당 경기도당 창당대회. /배정한 기자

바른미래당 '셀프 제명'을 통해 무소속 신분이 된 비례대표 의원들(김수민·이태규·신용현·김삼화)은 아직까지 국민의당 입당 절차를 밟지 않았다.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바른미래당이 셀프 제명과 관련한 유권해석을 중앙 선거관리위원회에 의뢰해 둔 상황으로 섣불리 입당을 결정하지 못하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만약 미래통합당으로 통합이나 연대가 이뤄질 경우 당적을 두 번 바꿔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더욱 고심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미래통합당과의 연대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인 가운데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예정된 수순"이 라고 진단했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안철수계 인사들의 이탈은)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며 "안 대표가 제 3지대 정당인 바른미래당을 탈당해서 새로 당을 만든다는 취지부터가 통합당과의 연대·통합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평론가는 안 대표 측의 추가 이탈 가능성을 두고서도 "끝까지 버티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에 비례대표 의원을 할 수는 있겠으나 안 대표 측에선 승산이 이미 없다. 총선에서 바른미래당(민생당)과 싸울 건가"라며 "결국 안 대표가 김 위원장을 만나서 통합은 어렵더라도 최소 선거연대 정도까지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안 대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다 통합·연대를 말했던 사람들"이라며 "안 대표는 원래 보수 쪽이다. 이제는 사실상 코너에 몰려서 방법이 없다. 결국 통합이나 연대를 해야할 비극을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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