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국민의당' 출범…"'최순실·조국'의 나라 안 돼"
입력: 2020.02.23 19:07 / 수정: 2020.02.23 19:07
23일 국민의당이 2020 국민의당 e-창당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날 안철수 창준위원장이 당 대표로 추대됐다. /뉴시스
23일 국민의당이 '2020 국민의당 e-창당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날 안철수 창준위원장이 당 대표로 추대됐다. /뉴시스

안철수, 황교안·이해찬에 "정당대표 간 릴레이 공개통론하자"

[더팩트|삼성동=문혜현 기자] "어린 저도 상식이 비상식을 이기는 정치를 보고 싶었다. 공익과 미래를 생각하는 게 진정한 정치가라고 생각했다. 모든 국민이 이런 공정한 기회를얻고, 저와 같은 학생들도 차별과 특권 없이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

김민 선린인터넷고등학교 학생은 직접 국민의당 로고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당은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18세 디자이너 학생의 제안을 따라 '행복'을 뜻하는 세잎클로버 모양을 형상화한 오렌지색 로고를 채택했다.

국민의당은 23일 오후 서울종합예술학교 SAC아트홀에서 창당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날 창당대회는 최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전염 상황을 고려해 최소한의 인원으로 진행하되 온라인 화상 채널을 통해 각 시도당을 연결하는 등 방식을 취했다. 행사장엔 사전 접수한 당원만 들어갈 수 있었고, 입장 전 마스크 착용과 체열 측정, 손 소독제 사용 등 절차가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안철수 창준위원장을 비롯해 이태규·김삼화·권은희·김수민·신용현 의원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애국가를 부르는 등 감염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본 행사 시작 전엔 안 위원장의 정치 행적을 되짚어본 내용의 영상 상영과 로고 채택에 대한 설명, '모바일 플랫폼 정당'을 지향하는 국민의당의 '커리어 크라시', '이슈 크라시'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로고(CI)를 직접 제작한 김민 학생은 "18세 디자이너한테 제안 받는 건 처음일 것"이라며 "저처럼 많은 사람들이 차별없는 기회를 국민의당에서 얻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작지만 더 큰 공유정당, 혁신정당을 추구한다. 저는 그 해답이 연결의 혁신에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 점 하나가 있다. 점은 시민을 뜻한다. 시민과 시민을 연결해서 사회를 만들고 사회를 연결해서 국가를 이루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며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에서 창의적인 솔루션을 제안하는 국민의당, 저는 소통·공유·혁신을 녹여냈다"고 밝혔다.

이어 "세잎클로버와 네잎클로버의 의미 차이를 아시는가. 네잎클로버는 행운, 세잎클로버는 '행복'"이라며 "저는 국민의당이 희망·믿음·사랑을 의미하는 세잎클로버와 유사해서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정치를 위해 이 로고를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창당대회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따라 모든 참석 인사가 마스크를 쓴 채 진행됐다. /뉴시스
이날 창당대회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따라 모든 참석 인사가 마스크를 쓴 채 진행됐다. /뉴시스

2부 본식에선 국민의당의 당헌, 강령 및 기본정책에 대한 제안설명이 이어졌다. 발표를 맡은 송영훈 당원은 내용을 설명하면서 현 상황을 "최순실의 나라에 이어 우리나라는 조국의 나라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최순실의 나라와 조국의 나라가 되풀이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한쪽은 국정, 한쪽은 공정을 농락하는 나라, 메르스와 코로나에 대처하지 못하는 나라, 이런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최순실의 나라고 조국의 나라"라며 "우리는 지금 이 순간부터 두 나라를 끝내겠다. 국민의 나라로 되돌려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오늘 우리는 국민의당을 다시 시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안 위원장을 당 대표로 추대하고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안 대표는 대표 수락 연설에서 "꽃가마 비단길이 아니라 어려운 가시밭길 함께 가자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어 마음이 무겁다"며 "어쩌면 이것이 저에게는 숙명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기득권 양당들에게 지금도 계속 표를 주겠다는 분들께 묻고 싶다. 그래서 지금 나라가 잘 돌아가고 있습니까? 지난 정부에 만족하셨습니까? 그럼 지금 정부에는 만족하십니까?"라며 "너무나 많은 분들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만나서 그리고 또 화상 통신 통해서 이렇게 만나 다시 담대한 도전의 길에 나선 것 아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지난 정부는 국민께 위임받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정을 농단해 헌정사상 첫 탄핵정권이 되었다. 촛불정신을 운운하는 지금 정부도 똑 같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며 "사회 곳곳에 극단적인 증오와 불신을 심어놓고 있다. 누굴 만나면 요즘은 어느 편인지를 먼저 물어보고 그게 확인돼야 대화가 시작된다. 누가 이런 숨 막히는 대한민국, 증오와 불신의 이분법 사회를 만들고 있나"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담화를 요구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이 나서서 특별담화를 통해 초기 대응에서 미흡했던 점, 현재 상황에 대한 판단, 방역 대책, 민생 대책 등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고, 국민에게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시진핑 방한을 국민 안전과 생명보다 우선순위로 놓지 마시길 바란다. 방역 전문가들이 온전히 전문가적 판단으로 현장에 임할 수 있도록 정부는 도와달라. 이를 위해 관료중심의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폐지하고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새로운 대책본부를 만들어 전권을 부여해야 한다. 이젠 장기전을 준비하면서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전문가 판단'을 따를 때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했다.

이날 당 대표로 추대된 안철수 창준위원장은 당대표 릴레이 토론 등을 제안하며 굳건하고 결연한 각오로 함께 오렌지 혁명을 일으켜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뉴시스
이날 당 대표로 추대된 안철수 창준위원장은 당대표 릴레이 토론 등을 제안하며 "굳건하고 결연한 각오로 함께 오렌지 혁명을 일으켜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뉴시스

안 대표는 이날 "이번 총선이 너무 중요하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내지 못하면 우리는 이대로 주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제게는 있다"며 "거대 양당의 입장에서 이번 총선은 무능한 정권에 대한 심판이냐,아니면 반사이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야당에 대한 심판이냐 밖에는 안보이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대한민국이 어떤 길을 가야할지에 대한 국민의 선택과 판단을 이번 총선에서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당 대표와의 '릴레이 토론'을 제안했다. 안 대표는 "이 자리를 빌려 이해찬 대표, 황교안 대표에게 제안한다. 정당대표 간 국가개혁과제와 미래비전에 대한 릴레이 공개토론을 제안한다"며 "당 대표들이 직접 나와서 국민 앞에서 개혁비전과 해법을 제시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는다면 이번 총선이 진정한 미래지향적 정책대결의 장이 될 수 있을 거다. 두분 대표님의 흔쾌한 수락을 요청하고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끝으로 당원들을 향해 "굳건하고 결연한 각오로 함께 오렌지 혁명을 일으켜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자. 당당하게 개혁의 길을 가고 역사에 우리의 발자취를 선명하게 기록하자"며 "폭정을 저지하고 무능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그리고 꿈꾸며 그 길을 굳건하게 걸어가자. 우리는 이길 거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총선 전략과 관련해 창당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공천을 통해 3월 정도 목표 의석을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아직 호남 3당도 통합 전이고, 이제부터 여러 공모 과정 통해서 좋은 분들 영입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진용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아마 두 거대정당과 비슷한 시기에 저희 목표나 전략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제안한 '각당 대표 릴레이 토론'과 관련해선 "이번 총선이 단순히 정권심판, 야당심판 구도가 아니라 위기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미래 먹거리를 만드려면 가진 생각은 무엇인가, 장기전이 예상되는 코로나19대책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이런 것들을 통해 국민께서 각 정당이 가고자 하는 일을 비교하고 보다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총선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을 떠나온 무소속 의원들의 입당이 이뤄진 뒤에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호 5번 정당'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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