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전진당과 통합한 새로운보수당의 실질적 리더였던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신설 통합당 출범식(17일), 첫 의원총회(18일) 등에 공식행사에 불참하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유 의원이 통합당 공관위 측에 형평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일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 후 유 의원(가운데), 이 의원(왼쪽), 하태경·지상욱 의원. /국회=남윤호 기자 |
'불출마' 유승민, 형평성 문제 제기
[더팩트ㅣ국회=허주열·문혜현 기자]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 보수정당이 4·15 총선 승리를 위해 통합한 미래통합당이 출범 직후부터 공천 관련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당(옛 새누리당)에서 갈라섰다가 이번에 다시 돌아온 새보수당 출신 의원들과 새롭게 합류한 이언주 전 전진당 대표에 대한 '차별 공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내부에서 거론되는 게 확인됐다.
19일 임시국회가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팩트>가 단독 포착한 새보수당 출신 유승민 의원과 이혜훈 의원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유 의원은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측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혜훈 미래통합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유승민 의원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4·15 총선 공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유승민 "이언주 단수공천, 이혜훈 컷오프…형평성 어긋나"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이 의원에게 "이언주나 새보수당이나 통합은 마찬가지인데, 이언주는 험지인 경기 광명을 피해서 부산으로 단수공천 받고, 이혜훈은 컷오프, 지상욱·민현주는 수도권 경선, 하태경은 경선…. 이런 결과가 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김형오 의장님(통합당 공관위원장)의 공천에 원칙이 뭐냐는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며 "어제 김무성 (전) 대표의 지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중략) 김 의장이 갈수록 이상해지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김무성 전 대표는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언주 의원이 부산 중구영도에 전략공천 된다면 지역이 분열될 것이 뻔하다"며 "이 의원이 중구영도 출마를 사실상 확정했고, 공관위원장은 이 의원에 대한 경선은 안 된다고 했는데,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방침이 정해지길 바란다"라고 했다.
어렵게 통합했지만, 공천 형평성 문제 제기가 내부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보수당 출신 인사들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새보수당 출신 한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공관위가 주변 이야기를 종합해서 잘할 것이라 믿는다. 공관위 결정을 따를 것"이라며 "공관위에 대한 불만은 항상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보수당 출신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유 의원 메시지는) 새보수당 입장에서 개혁공천이 되고 있는지 따져 물은 것"이라며 "대세(공관위 결정)를 거스를 순 없고, 결정을 받아들일 것이다. 다만 새보수당 의원이 한 명도 공천이 안 된다고 하면 대체 한국당이 뭐가 변했나 싶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합당 한 최고위원은 "당 대 당 통합의 과정을 거쳤으니 (유 의원) 문자에 나타난 대로 불필요한 우려를 사지 않도록 최소한 경선이라도 공정하게 하자는 취지로 의견을 전달한 것 같다"라며 "누구를 단수공천 줘야 한다는 걸 요구한 게 아니라 원칙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는 우려를 전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9일 '이혜훈 컷오프설'에 대해 "어제부로 통합당의 당원이 됐는데, 어떻게 컷오프를 하겠는가'라고 부인했다. /남윤호 기자 |
◆김형오 "어제 입당한 의원을 어떻게 컷오프 하나" 부인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새보수당 출신과 전진당 출신 의원 간 공천 차별 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혜훈 의원 컷오프 이야기가 나온다'고 묻자 "이 의원은 어제(17일)부로 신설된 통합당의 당원이 됐는데, 어떻게 컷오프를 하겠는가"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유 의원이 이 의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면 이언주 의원 단수공천, 이혜훈 의원 컷오프, 지상욱·민현주·하태경 의원 경선 등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거론되는데 맞는 이야기인가'라는 기자 질문에는 "유 의원과 직접 접촉을 안 해봐서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공관위원 누구하나 사심을 갖고 하는 사람이 없다. 엄격한 기준에 입각해서 하다 보니 당사자들에게는 좀 불리할 수도, 유리할 수도 있다"라며 "공정히 심사해 불평 안 해도 어떤 불이익도 어떤 유리한 점도 없을 것이다. 어떤 영향이나 바람도 타지 않고 엄정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새보수당·전진당 통합 이후 새보수당의 실질적 리더인 유승민 의원은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반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당무와 21대 총선 서울 종로 출마 준비를 병행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남윤호 기자·임세준 기자 |
◆신율 "유승민 의견 반영 안 되면 선거운동 타격"
신율 명지대 교수는 "공천에 잡음이 없을 수는 없다. 역대 선거에 모두 다 잡음이 있었고, 이번 일도 하나의 과정"이라면서도 "유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에서 본인은 버리면서, 다른 사람은 살리라는 그런 메시지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메시지를 (공관위에서) 살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선거운동 과정에서 통합당이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며 "통합당에선 유 의원만 중도적 이미지고 나머지는 사실상 보수적 색채가 강한데, 선거는 중도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의 의중이 공관위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유 의원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선거운동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더군다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쪽에서도 선거연대 등에 대한 얘기가 전혀 나오지 않는 상태에선 유 의원의 도움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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