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환의 '靑.春'일기] 금요일 점심값 더 들지만 행복한 이유
입력: 2020.02.16 00:00 / 수정: 2020.02.16 00:00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12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악수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12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악수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위기에 소비 촉진 나선 문 대통령…의연한 대처 필요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코로나19가 안정화될 때까지 14일부터 3개월간 구내식당 금요일 중식을 미제공할 계획입니다. 평일이나 휴일에도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주변 식당을 많이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12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이러한 공지 메시지가 왔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들을 돕자는 취지다. 춘추관 구내식당의 한 끼 밥값은 3000원이다. 요즘 어지간한 식당 물가보다 훨씬 싼 값이다.

불만이 있을 법도 하지만 만나 얘기해 본 기자들은 청와대의 '금요일 중식 휴업' 취지에 동감했다. 한 기자는 "어려운 때 다같이 먹고 살아야지"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반응을 보였다. 개인적으로도 기쁘게 받아들였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300여 명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상인들이 울상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물론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실제 최근 쇼핑몰이나 마트 등을 다녀 보면 썰렁하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시민들이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영세상인들의 시름이 깊을 수밖에 없겠다. 가뜩이나 경영난을 호소했던 상인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어서다. 그들의 사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겠지만 여러모로 안타깝다. 여러 피해를 주는 전염병이 참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깜짝 방문한 문 대통령이 어묵을 사고 있다. 환하게 웃는 상인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위축된 소비가 다시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와대 제공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깜짝 방문'한 문 대통령이 어묵을 사고 있다. 환하게 웃는 상인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위축된 소비가 다시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와대 제공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소비 촉진을 독려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12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깜짝 방문'했다. 애초 청와대가 공지한 문 대통령의 주간 일정 중 이날 공식 일정은 없었다. 지난 9일 충남 아산의 온양온천 전통시장을 방문한 지 사흘 만에 또다시 시장은 찾았다. 그만큼 위축된 소비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연일 국민을 향해 과도한 불안감과 공포감을 떨쳐내고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상 생활'을 당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전과 같은 '평범한 생활'로 국민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불투명하다. 한번 품은 불안감은 쉽게 떨쳐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점을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다행스럽게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 기준 확진 환자는 사흘째 나오지 않았다. 증상이 호전된 환자는 7명이다. 사망자는 아직 한 명도 없다.

"사태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지만 실제보다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제는 우리 사회를 침체하게 한 공포와 불안감은 조금 덜어낼 필요가 있다. 정부와 방역망, 의료체계를 믿고 예방수칙을 지키며 차분하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14일 금요일 점심은 춘추관 밖에서 해결해야 했다. 맛있게 음식을 먹고 난 뒤 사장님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건넸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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