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높아진 문턱에 복잡해진 與 총선 인재 활용법
입력: 2020.02.14 05:00 / 수정: 2020.02.14 05:00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확보할 수 있는 비례 의석 수가 줄어들면서 민주당이 춍선 영입인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달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영입인재 1~10호가 모인 가운데 당원들과 토크 콘서트를 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제공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확보할 수 있는 비례 의석 수가 줄어들면서 민주당이 춍선 영입인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달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영입인재 1~10호가 모인 가운데 당원들과 '토크 콘서트'를 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제공

하위 20% 현역·단수신청 지역구에 투입…비례 순번 배치는 고심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인재영입을 마무리한 가운데, 높아진 비례 공천 문턱으로 영입인사들 진로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영입인재 19·20호 발표를 끝으로, 이번 주부터 이들의 총선 출마 방식을 검토 중이다. 영입인재들 사이에서도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당이 출마 진로를 조속히 정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한다.

당은 아직 영입인재의 출마 지역 발표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영입인재 당사자의 희망과 해당 지역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여건이 된 곳부터 순차적으로 밝힌다는 방침이다.

영입인재 출마 경우의 수는 비례대표 전략공천, 비례대표 경선, 지역구 전략공천, 지역구 경선 등 4가지로 나뉜다.

과거에는 영입인재가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치돼 안정적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21대 총선에선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당이 확보할 수 있는 비례대표 의석수가 7석 안팎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영입인재들도 공천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선권 비례대표 순번을 받을 이들로는 당의 '여성공천 30%' 방침에 따라 여성 인재들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최혜영 강동대 교수와 임오경 전 서울시청 핸드볼팀 감독, 원옥금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이사 등이다.

비례대표 경선도 치열할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직자들도 (비례대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 당직자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지도부에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이번에는 선거법 개정으로 비례대표 전략공천이 한층 까다로워진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기존에는 당 대표가 순위 20% 내에서 순번 후보자를 정해 당의 사당화 지적이 끊임없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비례대표를 공천할 때 대의원대회 등 반드시 당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이 신설됐다.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과정을 기록한 회의록 등 자료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후보자의 최대 20%까지 당 대표가 전략공천을 할 수 있도록 한 현행 당규 조항 삭제까지 검토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당에서 영입인재들의 비례대표 순위를 배치할 때 정무적 판단도 더 어려워졌다. 당이 영입인재들의 당선권 순번 배치를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다만 당이 선관위가 요구하는 절차만 준수한다면 '비례 전략공천'이 이전과 크게 달라질 건 없다는 의견도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당이 대의원대회든 경선이든 공개된 방법으로 비례대표 명부를 만드는 절차를 당헌당규에 담아 제출만 하면 된다"며 명부를 마련하는 방식에 대해선 "당마다 어떻게 정하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어떤 당은 1번부터 순번을 다 쓰고 OX 투표로 정할 수 있고, 아니면 1번에 특정인을 넣을지 말지를 각각의 번호마다 투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례대표 명부를 공개적으로 마련하는 절차는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위원장 우상호)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경남 양산갑 출마가,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증권 사장은 세종시 출마가 유력하다. 6일 홍 전 사장(왼쪽)과 이 전 원장(오른쪽). /국회=배정한 기자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경남 양산갑 출마가,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증권 사장은 세종시 출마가 유력하다. 6일 홍 전 사장(왼쪽)과 이 전 원장(오른쪽). /국회=배정한 기자

20여명의 영입인재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지역구 출마가 확정적이다. 당은 영입인재의 연고지 등을 놓고 이들의 최종 지역구를 어디로 할지 고심 중이다. 현재는 소병철 전 고검장은 전남 순천에,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경기도 고양, 이재영 전 대외정책연구원장은 경남 양산갑 출마,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증권 사장은 분구 가능성이 높은 세종시 출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역구 전략공천을 받을 영입인재도 2~5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위 20% 현역 의원이 있는 단수 신청지역에 영입인재를 투입해 경선 시키는 방식이 관측된다. 당초 공관위는 복수 공천 신청 지역에 대해서만 적합도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단수 공천 지역 현역 의원들에 대한 경쟁력 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비례대표에 들어가지 못한 영입인재에게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를 보장해주는 동시에 불출마하지 않고 버티는 하위 20% 현역 의원을 물갈이하는 효과를 얻으려는 전략이다.

영입인재들이 출마하지 않고 당직이나 전문위원 등의 직책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은 현재까진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불가피하게 출마를 못하게 되면 다른 경우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13일 총선 예비후보 신청자에 대한 1차 면접을 마친 뒤 단수 후보자가 등록한 지역구를 대상으로 2차 후보자 공모를 진행한다. 이때 지역구에 출마할 영입인재·입당인사들도 공천을 신청하거나 이들의 전략공천 지역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영입인재들은 활동을 완료한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 대신 최고위원회의에서 1차 검증을 받고 공관위에서 총선 후보자로서의 경쟁력 등 2차 검증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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