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외교부-통일부 '개별관광'두고 삐걱
입력: 2020.02.13 05:00 / 수정: 2020.02.13 05:00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에 언급한 개별관광 등 남북경협 사업 추진을 놓고 외교부와 통일부가 삐걱거리는 모습이다.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에 언급한 '개별관광' 등 남북경협 사업 추진을 놓고 외교부와 통일부가 삐걱거리는 모습이다.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미국과의 협의 두고 이견 보여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에 언급한 '개별관광' 등 남북경협 사업 추진을 놓고 외교부와 통일부가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과 '협의'부문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는 '한미워킹그룹'을 통한 협의를 통일부는 '독자적인 추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에 발표한 내용은 접경지역 협력,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DMZ 평화지대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협력이었다. 정부의 구상 중에는 북한 '개별관광'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인 만큼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사업검토에 돌입했다. 또한, 통일부는 해당 부서인 교류협력국을 지난 2일 교류협력실로 확대 개편하면서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사진은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하던 당시. / 청와대 제공
사진은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하던 당시. / 청와대 제공

하지만 이 과정에서 통일부는 대북제재 소관 부처인 외교부와 이견을 보이는 모습이다. 정부는 '개별관광' 등에 대해서는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다만, 대북 독자적 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과의 협의를 해야 할 지에 두 부처의 의견이 엇갈린다.

통일부는 개별관광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사안은 한미 간의 협력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열린 한미워킹그룹에서 개별관광을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동안 정부가 일관되게 밝혀온 것처럼 한미 간의 협력 사항은 아니"라고 답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6일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이 개별관광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정리를 한 다음 미국과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며 "북미대화에 관련한 것, 또 남북협력사업에 관한 모든 것을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외교부는 알렉스 웡 대북정책특별부대표의 방한 계기로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별관광 등 남북경협과 관련 미국과의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모양새를 보였다. 한미워킹그룹 회의 참석차 방한한 알렉스 웡 대표가 10일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만났다./뉴시스
최근 외교부는 알렉스 웡 대북정책특별부대표의 방한 계기로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별관광 등 남북경협과 관련 미국과의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모양새를 보였다. 한미워킹그룹 회의 참석차 방한한 알렉스 웡 대표가 10일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만났다./뉴시스

최근 외교부는 알렉스 웡 대북정책특별부대표의 방한 계기로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별관광 등 남북경협과 관련 미국과의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모양새를 보였다.

전직 통일부 관계자들은 외교부의 한미워킹그룹 회의가 '미국 눈치보기'라면서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달 16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남북협력은 워킹그룹을 통해 실행하는 것이 낫다"고 발언했고, 미 국무부도 이에 힘을 보태면서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남북경협 추진에 내심 불편함을 드러낸 바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당시 통일부는 해리스 대사의 '워킹그룹' 발언에 대해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전문가들의 미국과의 협의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먼저,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개별 관광은 주권문제와 관련된 대북 정책"이라며 "남북 협력 사업을 모두 워킹그룹 협의 대상이라는 것은 미국의 일방적인 해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교부도 한미워킹그룹에 의제화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대북정책은 주권사항으로 한미동맹 안에서 소통해야 한다는 차원일 듯"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개별)관광을 추진하는 단계에서 유엔 제재 뿐 아니라 미국 국내 제재에 저촉될 여지가 있다"며 "북미대화를 같이 추진할 수 있는 전체적인 프레임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jaewoopark@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