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손학규·박지원·정동영, '올드보이 연합' 재기할까
입력: 2020.02.10 05:00 / 수정: 2020.02.10 05:00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의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총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정한 기자·남윤호 기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의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총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정한 기자·남윤호 기자

"도로 TK당도 있는데 도로 호남당이 왜 나쁜가"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총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에서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손학규·정동영·박지원 대표와 같은 호남 지역의 '터줏대감'격인 올드보이들이 연합을 꾀하면서 재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대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박주선 의원을 임명했다. 그는 "비공개 회의에서 통합을 위해 통추위를 설치했다"며 "당헌 개정, 당명을 바꿔야하는 문제도 함께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미래세대와의 정치적 연합을 1차적 과제로 생각하고 조직적으로 바른미래당에 합류한 이후 기존 정당들과 통합을 추진하려 했지만 정치 상황이 급변해 기존 정당과의 통합이 급선무가 됐다"면서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작업을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표직을 둘러싼 당내 갈등으로 이찬열·김관영·김성식 의원의 탈당에도 손 대표는 큰 타격 없이 호남정당과의 통합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도로호남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도로호남당이 왜 나쁘냐"고 반박하며 통합 의지를 굳혔다.

그는 이날 통합신당 논의와 관련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총선 이후 진보 정권의 재창출이 목표"라면서 "(3당이) 통추위를 구성하자고 했고 박주선 바른미래당·유성엽 대안신당·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이 모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세 당의 통합 논의에 도로호남당이라는 지적을 두고 호남을 차별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월 열린 대안신당 창당대회에서 발언하는 박 의원. /남윤호 기자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세 당의 통합 논의에 '도로호남당'이라는 지적을 두고 "호남을 차별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월 열린 대안신당 창당대회에서 발언하는 박 의원. /남윤호 기자

박 의원은 "박근혜 국정 농단을 정당화하는 도로 TK(대구·경북)당은 있으면서 도로호남당을 나쁘다고 하는 건 자꾸 호남을 차별화하는 것"이라면서 "호남을 기축으로 전국정당을 지향해 민주당과 함께 공동 전선으로 진보정권 재창출에 노력하자는 게 왜 나쁘다고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이 기득권자라면 호남은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정당"이라며 "호남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우리는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호남 3당의 통합이 급속도로 추진될 전망인 가운데 손 대표는 "늦어도 12일까지는 창당을 해 13일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15일 중앙선관위에서 지급될 각 정당 의석수에 따른 국고보조금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통합 논의와 관련해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진전이 있다. 구체적인 안이 있지만 지금 말씀드릴 것은 아니"라고 했다.

통합당의 당명과 관련해선 "간부회의에서 제안도 있었지만 검토하자고 이야기했다"며 "국민에게 좋은 안을 알려달라고 했으니 당명 공모 추천도 하든지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총선 전 새로운 호남 기반 정당이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들이 밝힌 '미래세력과의 통합' 내용에도 일부 기대감이 포착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통합신당을 오는 12일까지 창당할 계획을 밝혔다. 7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원들과 주먹 인사하는 손 대표. /배정한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통합신당을 오는 12일까지 창당할 계획을 밝혔다. 7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원들과 주먹 인사하는 손 대표. /배정한 기자

다만 '도로호남당'이라는 일각의 비판이 적지 않은 만큼 얼마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 지난 총선 국민의당으로 시작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의 분당,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의 분당 과정을 겪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현출 건국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호남에서 신당이 자리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통합신당이)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가 포지셔닝했던 그런 위치하고는 상당히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땐 호남을 대표할 정당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이 지리멸렬했고, 안 대표가 구심점이 됐다. 지금은 민주당이 상당히 위상이 있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호남 국민들이 안 대표에 대해서도 비전을 갖고 있는지, 아닌지 보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선거에선) 유권자들이 새로운 비전 가능성을 보는 것"이라며 "'저 사람이 호남의 미래가 될 것인가'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기대가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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