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 강연 진중권 "아빠찬스·문서위조·부정입학…조국 트라우마"
입력: 2020.02.09 17:55 / 수정: 2020.02.09 17:55
9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이끄는 국민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강연에 나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책임정치를 강조하며 현 정권을 격렬히 비판했다. /영등포=이새롬 기자
9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이끄는 '국민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강연에 나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책임정치'를 강조하며 현 정권을 격렬히 비판했다. /영등포=이새롬 기자

"정치권 혐오·선동 막고 공정 세워야"

[더팩트|영등포=문혜현 기자] 9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이끄는 '국민당' 발기인대회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사회를 배려하고 자신을 배려해야 한다. 이념과 정당이 다르더라도 그 게임이 가능하도록 우리가 합의해야할 것은 공정·정의"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모든 시민은 태어날때부터 로고스와 에토스의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그 능력을 발전시켜주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며 "에토스와 로고스를 다시 세우는 방법은 정의를 세우는 과정에서 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오후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발기인대회엔 얼마 전 정의당을 탈당한 진 전 교수가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에 나섰다. 진 전 교수는 최근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 및 전 청와대 인사들을 향한 비판 발언을 꾸준히 해온 바 있다.

그는 강연 내내 '공정과 정의'를 언급하며 현 정치권을 향한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정부여당의 대응을 두고 "에토스(윤리)와 로고스(논리)를 무너뜨렸다"고 일갈했다. 국민당이 추구하고 있는 '중도실용정당' 가치와 관련해선 "최소한의 정치는 정직"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들과 관련해 법을 무시하고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일침했다. /이새롬 기자
진 전 교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들과 관련해 "법을 무시하고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일침했다. /이새롬 기자

◆ 선명한 '정권 비판'…"윤리·도덕 기준 바꿔 선동"

이날 진 전 교수는 현 정권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조국 사태는 제게 트라우마였다"며 "지금 정권은 기준 자체를 바꿔버린다. 정의의 기준, 법의 기준, 도덕의 기준을 바꿔서 잘못 안 한 걸로 한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먼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언급하며 "저는 이 말을 정말 믿었다. 기회의 평등은 아빠찬스, 과정의 공정은 문서위조, 결과의 정의는 부정입학이 됐다. 조국 사태는 저한테 트라우마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인사청문회 당시 '나는 사회주의자'라고 말한 것을 두고 울컥한듯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하나의 세계가 무너진 느낌이었다. 사회주의는 아주 강력한 평등주의 사상이다. 과정이 평등하면 결과까지 평등해야 한다. 어떻게 그렇게 살아놓고 사회주의를 말할 수 있나. 모독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살아온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다. 이건 자기모순이다. 말도 안 된다"며 "정치인은 자기 이야기뿐만 아니라 유권자를 대변해야하기에 말을 바꾸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잘못했으면 머리 숙여 사과부터 했다. 그런데 지금 정권은 기준 자체를 바꿔버린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현 정권이) 정의의 기준, 법의 기준, 도덕의 기준을 바꿔서 잘못 안한 걸로 한다"며 "그러다보니 이 사회 로고스와 에토스를 바꿔버린다. 정치가 사람들을 이성이 없는 좀비로 만들어버린다. 윤리를 완전 잃어버리는 깡패로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명백한 범죄인데 범죄가 아니라고 한다"며 "윤리 이후의 현상이라고 한다. 선악의 기준 자체가 헷갈린다. 문서 위조한 게 잘한 건가? 이제 그게 왜 잘못인지 논증해야 한다. 논리와 윤리의 세계가 공유하는 그 기준 자체를 무너뜨려 버렸다"고 했다.

이날 진 전 교수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언급하며 '운동권 세력'에 일갈하기도 했다. 그는 "조국은 아직도 자기가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종로에 전셋집을 얻었다가 나간 사람 있지 않나"라며 "그 분이 그일 그만두고 통일에 앞장서겠다고 한다. 그분들은 자기가 아직 운동하고 있는 줄 안다. 그분들은 아직 운동가고 혁명가다. 그러니 잘못한 게 아니다. 내 자신을 지키는 게 개혁·혁명·운동을 지키는 거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과 관련한 '입시부정·사모펀드·차명투자 의혹'을 두고 "법을 무시하고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강남에 건물 사는 것, 딸은 의전원, 아들은 법전원. 이게 자본주의적 욕망이다. 천민자본주의·속물자본주의"라고 비난했다.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서도 "정경심 변호인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대학 표창장이 어디 쓸모가 있느냐고 하더라. 그럼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대학 자리 왜 안 내놓느냐"며 "그 사람들은 지방대학이 수치스러운 거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대학 이런 식으로 지방 차별하고. 이게 개혁정권인가. 저들이야말로 철저한 학벌주의"라고 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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