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vs 황교안, 종로 빅매치 성사…미리보는 대선
입력: 2020.02.07 17:39 / 수정: 2020.02.07 17:39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서울 종로 빅매치가 성사됐다. 이들은 현재 차기 대선주자 1,2위를 나란히 달리고 있는 만큼 21대 총선은 미리보는 대선격이 됐다. 지난달 6일 2020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이 전 총리와 황 대표. /남용희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서울 종로 '빅매치'가 성사됐다. 이들은 현재 차기 대선주자 1,2위를 나란히 달리고 있는 만큼 21대 총선은 '미리보는 대선'격이 됐다. 지난달 6일 '2020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이 전 총리와 황 대표. /남용희 기자

차기 주자 선호도 1·2위…'정권 심판론' 먹힐지 관건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월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정치권에선 이들이 전직 총리이자 차기주자 선호도 1,2위인 만큼 종로 대결이 '미리보는 대선'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황 대표는 7일 장고 끝에 "문재인 정권심판의 최선봉에 서겠다"며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는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며 짧은 입장문을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일찌감치 서울 종로 출마 의사를 밝히며 황 대표와의 '빅매치'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일부러 반길 것도 없지만 피할 재간도 없다", "선의와의 경쟁을 하겠다"라고 답하는 등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를 두고 황 대표를 차기 대선 링 위에 끌어올리려는 의도라는 말도 나왔다. 이들이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나란히 1, 2위를 달려온 만큼 이번 총선에서 맞붙으면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격전지로 떠오르고, 살아남을 경우 당에서의 위상도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셈법이다.

특히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의 상징성은 크다.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가 위치해 있고, 보수색을 띄는 서부지역과 진보색이 있는 동부지역의 유권자 수가 엇비슷해 '이곳에서 민심을 얻으면 크게 된다'는 말이 있다. 이에 여러 대권 잠룡들이 종로에 도전장을 내밀어왔고, 이명박·노무현 전 대통령 등 3명의 역대 대통령을 배출한 바 있다. 이들은 이곳에서 몸집을 키워 대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1월 2020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던 이낙연 전 총리와 악수하는 황교안 대표. /남윤호 기자
지난 1월 2020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던 이낙연 전 총리와 악수하는 황교안 대표. /남윤호 기자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종로 판세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판세는 이 전 총리가 황 대표에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SBS 여론조사(입소스에 의뢰, 지난달 28~30일 조사기간, 종로구 유권자 5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에 따르면 이 전 총리가 53.2%로, 황 대표(26%)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지지도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오세훈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후보가 초반에 정세균 당시 민주당 후보에 비해 여론조사가 크게 앞섰다가 역전당해 낙선한 적도 있다.

지역구가 우세한 특정 성향이 없다는 점도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종로는 15~18대 때까지 한국당 진영이 당선됐던 곳이지만 19·20대 총선 때 민주당의 현 정세균 총리가 연승했다.

판세는 후보의 개인적 돌파력, 선거 구도 등 복잡한 요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기를 보자면 이 전 총리는 문재인 정권 첫 총리로 취임해 역대 최장수 재임 총리 기록을 세우고 물러났다.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들을 향한 '사이다 발언'과 민생을 챙기는 현장 행보를 보이며 정치 성향을 떠나 대중 인지도가 높다. 황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총리를 역임해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 대행까지 지냈다. '공안검사 출신', '황제 의전' 논란 등으로 진보 진영에선 크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황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서 전국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공동 선대위원장인 이 전 총리에 비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가 내건 '정권 심판론'이 대중에 전달될지도 관건이다. 최근 총선 변수가 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 관리와 경제상황, 현 정권과 검찰과의 충돌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여론이 이들 빅매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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