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과 통합이 진행될 경우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했다. /국회=배정한 기자 |
'대안신당·민주평화당·미래세력 통합' 카드 꺼낸 손 대표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면 저는 그만두겠다" (2019.4.15. 최고위원회의 발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당으로 돌아오면 원하는대로 다 해주겠다" (2019.12.15 비례대표 의원 회동 당시 발언)
"제3지대 통합과 새로운 미래세대와의 통합이 끝나면 저의 정치적 역할이 거기까지라 생각하고 열심히 할 거다. 그 뒤에는 한 사람의 평당원으로서 저를 바칠 것을 말씀드린다" (2020.2.5 최고위원회의 발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거취와 관련한 '세 번째 약속'을 했다. '추석 지지율 10% 미달 시 사퇴', '안철수 전 대표 복귀 시 전권 준다'는 선언을 했지만 두 번 다 무효를 주장했던 손 대표는 새롭게 지명한 최고위원과 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이 있는 자리에서 이같이 공언했다.
최근 바른미래당은 다수 의원들이 손 대표 사퇴를 요구했고 실제 줄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가장 먼저 '손학규 오른팔'이었던 이찬열 의원이 탈당하면서 바른미래당은 당장 교섭단체 지위를 잃었다. 또한 5일 오후 김성식 의원도 탈당을 선언했다. 오는 6일엔 김관영 의원이 탈당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손 대표는 지난 4일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비서실장, 지명직 최고위원을 모두 해임하고 '새 사람'으로 교체했다.
5일 오전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당이 많이 혼란하다. 당의 대표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오늘 당 대표로서 당 정상화를 위해 주요 당직자를 교체 임명한다"고 했다.
손 대표는 이날 이례적으로 '조건부 사퇴'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제3지대 통합과 새로운 미래세대와의 통합이 끝나면 저의 정치적 역할이 거기까지라 생각하고 열심히 할 것"이라며 "그 뒤에는 한 사람의 평당원으로서,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거대 양당의 극한투쟁을 지양하고 다당제 연합정치가 이뤄져 민생중심의 실용적 중도개혁정치의 발전을 위해 저를 바칠 것을 말씀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사퇴의 구체적 시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평당원으로 돌아가겠다'는 회의 발언에 관한 물음에 "전체적인 통합이 이뤄지면 제 역할은 거기서 끝"이라며 '총선 이후냐'는 질문엔 "총선까지 가겠나. 총선까지 가면 어떡하나. 그 전에 통합돼야한다"고 답했다.
손 대표는 거취 결정의 구체적 시기와 관련해 "총선까지 가겠나"라고 반문했다. /배정한 기자 |
손 대표는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의 합당과 관련해 "그동안 접촉을 쭉 해왔고 진전이 있는데 알다시피 저는 그들과의 통합을 미래세대 새로운 정치세력 정당과의 통합을 먼저하고 할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시간이 걸리게 돼서 대안신당·민평당과의 통합의 속도를 내 빠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통합이 가능하면 이번 주 내로 상당히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교섭단체 지위 상실에 대해서도 "이찬열 의원의 탈당은 가슴아프게 생각한다. 그러나 의원이 하겠다고 움직이는 건 막을길이 없다"면서도 "교섭단체가 무너진 상황은 통합 작업이 진행되면 회복될 수 있고 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호남계 의원들은 오는 10일 전까지 손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경우 14일 전까지 탈당을 예고하고 있다. 손 대표의 세 번째 약속에 대해 '호남계 의원들과 이야기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그는 "이 입장을 오래전부터 말했다. 그런데 저를 '나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날짜를 정해놓고 나가라는 거다.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가 사실상 '3지대통합' 카드를 꺼내면서 호남 기반 정당 통합과 향후 거취가 결정될지 주목된다. 다만 당내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면서 총선을 위한 당 재정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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