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마음 급한 민주당, '코로나 특위' 제안…실효성 있을까
입력: 2020.02.05 05:00 / 수정: 2020.02.05 05:00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초당적 협력을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지만, 관련 논의는 답보 상태다. 지난달 23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초당적 협력을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지만, 관련 논의는 답보 상태다. 지난달 23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말뿐인 특위 되지 않도록 실질적 지원 힘 실어줘야"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정치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기 위해 특위 설치를 추진 중이지만, 답보 상태다. 국회 신종 코로나 특위 설치 논의는 4일 현재까지 구체적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에선) 선거구 획정과 함께 (2월 임시국회를) 이달 말에 열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하는데 우리는 다음주에 빨리 하자고 하는 상황"이라며 "특위에 대한 (여야) 합의가 되면 먼저 시작할 순 있겠지만, 국회법적으로 효력을 갖고 사람들(참고인)을 부르려면 2월 임시국회를 빨리 열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회법상 국회는 둘 이상의 상임위원회와 관련된 안건이거나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안건을 효율적으로 심사하기 위해 본회의 의결로 특위를 둘 수 있다. 이에 현재 여야3당 원내수석부대표급에서 논의 중이지만,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협의와 맞물려 특위 명단 구성이나 활동 기간, 범위도 아직 논의하지 않은 단계로 알려졌다.

이번 신종 코로나 특위는 여당에서 먼저 꺼내든 점이 눈에 띈다. 앞서 지난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때는 당시 야당이었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국내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5월 20일) 16일 만에 먼저 특위를 제안했었고, 이틀 뒤 여당이 받아들여 성사됐다.

야당은 민주당이 제안한 특위가 자칫 정쟁의 장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자유한국당 코로나대책 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게 중국 전역의 입국자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건데 지금 여당의 태도로선 그렇게 돼 있지 않다"며 "야당이 얘기하는 것을 '중국 혐오'로 몰아간다면 국회 특위가 잘못하면 정쟁의 장이 된다"고 했다.

국회 특위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벌써부터 나온다. 지난달 30일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답변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국회 특위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벌써부터 나온다. 지난달 30일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답변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이 같은 표면적 이유 외에 야당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잡기 위해 부정 여론이 커질 때까지 특위 가동을 미루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전염병 등 국가 재난급 사태를 다루는 특위는 정부와 집권 여당에 대한 문책성 '국정감사' 성격이 강하다. 메르스 특위도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정부의 부실한 초동대응과 정보 비공개 결정 과정 등 원인 규명을 위한 '감사원 감사 요구 결의안'과 정부의 이행을 촉구하는 '국가 감염병 관리체계 개선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었다. 통상 야당에서 특위를 먼저 제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 특위가 가동된다 하더라도 실효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메르스 특위 당시 국회는 현장에서 뛰어야 할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 등 담당 공무원과 삼성서울병원 의료진들을 불러 추궁하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정부여당은 5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신종 코로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3일 경복궁을 찾은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이동률 기자
정부여당은 5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신종 코로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3일 경복궁을 찾은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이동률 기자

하지만 역시 신속하고 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위해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특위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가적 차원의 방역 역량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검역법과 감염병 대응 필수 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공공의대법의 본회의 통과를 위해 여야의 합의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일각에선 자칫 실효성 없는 말뿐인 특위가 될 수 있다는 데 대해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관심에 환영한다"며 "다만 정부가 범정부적이고 실질적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외교문제나 교육, 예산 투입, 행정적·법적 지원에 힘을 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여야 의견차가 있는 '중국 체류자 입국 제한 확대 조치'에 대해 "공중보건위기관리 측면에선 너무 당연한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실효성이 있느냐 없느냐, 외교적 문제가 있다 없다 이야기하는 순간 늦어진다. 국민의 생명권을 우선시해 방역에 초당적인 지원을 부탁한다"고 했다.

한편 당·정·청은 오는 5일 국회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 대책과 예산 조기 투입 등 경제적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인 입국 제한조치 확대에 대한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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