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논란의 해리스 대사…외신 "콧수염 때문?" vs 국내 "전임자와 비교"
입력: 2020.01.21 05:00 / 수정: 2020.01.21 05:00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외교부청사에서 해리스 대사(왼쪽)와 존 볼턴 미 백악관 전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이 대화하는 모습. /이덕인 기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외교부청사에서 해리스 대사(왼쪽)와 존 볼턴 미 백악관 전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이 대화하는 모습. /이덕인 기자

미국 국무부 "해리스 남북협력 발언은 미국의 입장"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전임자와 비교되는 행보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외신들은 다른 시각에서 보도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앞서 지난 16일 해리스 대사는 외신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북한 개별관광 허용 추진에 대해 "미국과 반드시 협의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해리스 대사는 취임 이후 발언, 행동 때문에 여러 차례 논란이 일었다. 일례로 "문 대통령이 종북 좌파에 둘러싸여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냐"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국내 비판이 쏟아지자, 외신에선 '콧수염'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해리스 대사는 일본에서 미군이었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이를 두고 한국인들의 인종차별을 엿볼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해 4월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해 4월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보도한 '심기 건드리는 미 대사의 콧수염'이라는 기사에서 "한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계 미국인인 해리스 대사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한 것에 대해 모욕으로 간주했다"며 "부임 당시 일부 한국인들은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을 연상시키는 대사의 콧수염이 계산된 것인지 의문을 갖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CNN은 17일(현지시간) "한국 내에 해리스 대사가 일본계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점을 문제 삼는 여론이 있다"면서 "이상한 비난이며, 한국인의 인종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는 미국 시민으로, 그를 '일본 혈통'으로 치는 것은 미국에선 인종차별"이라며 "인종적 다양성이 없는 균질한 사회인 한국에선 혼혈 가정이 드물고 외국인 혐오는 놀라울 정도로 일반적"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보도가 나오는 배경은 해리스 대사의 인터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코리아타임스는 "한국인들이 그의 콧수염에서 일본 총독을 연상한다, 콧수염을 밀 생각이 없느냐"고 질문했고, 해리스 대사는 "독립운동가들 중에서도 콧수염 기르신 분들 많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해리스 대사가 일본계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오히려 그의 행보가 전임자들과 비교된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전임자인 마크 내퍼 전 주한 미국대사는 한국에서 두 아이를 낳고 세준, 세희라는 한국식 중간 이름(Middle Name)을 지어주기도 했다.

또한 홍보대사로 위촉될 만큼 한국 프로야구에 애정을 보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공공외교'에 힘쓰는 모습도 보였다.

아울러 한국계 미국인인 성 김 전 대사, 1970년대 한국에서 봉사활동을 한 캐서린 스티븐스 전 대사 등 친한파 미국인들이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돼 왔다. 이들은 위기마다 적극적으로 나서 한미동맹 강화에 힘썼으며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데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 출신 A 전 영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주재국 대사는 원래 그런 식으로 잘 얘기하지 않는다며 뒷말이 계속 나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2018년 취임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처음 만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모습. /청와대 제공
외교관 출신 A 전 영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주재국 대사는 원래 그런 식으로 잘 얘기하지 않는다"며 "뒷말이 계속 나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2018년 취임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처음 만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모습. /청와대 제공

외교부 동북아과에서 오래 근무했던 외교관 출신 A 전 영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주재국 대사는 원래 그런 식으로 잘 얘기하지 않는다"며 "뒷말이 계속 나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A 전 영사는 전통 외교관이 아니고 군인 출신이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계속되느냐 묻자 "그럴 가능성도 있다"며 "대사관에서 의견을 주겠지만, 본인이 직접 발언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이어 "관행상 주재국 국가원수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극단적으로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PNG·Persona Non Grata)' 즉 '기피 인물'로 분류, 배척돼 우리가 자국으로 보낼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2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해리스 대사가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분류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남북협력은 워킹그룹을 통해 실행하는 것이 낫다는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미국의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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